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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대외 악재…결국 기재부 1차관에 금융通 김용범

등록 2019.08.14 17: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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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공직생활…거시·미시금융 양쪽 능통하다는 평가

7년간 금융위서 요직 두루 거쳐…"인맥 넓은 천재였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진행된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공청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19.05.2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진행된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공청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19.05.2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14일 약 두 달여 만에 기획재정부 내에서 거시경제, 국제금융, 세제 등 정책을 총괄하는 1차관 자리가 채워졌다. 주인공은 최근 수출입은행장, 기업은행장 등 후보군에 여러 차례 오르내리며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렸던 김용범(57세·행시 30회) 전 부위원장.

김 신임 차관은 32년간 공직 생활을 해 온 대표적인 금융통(通)이다. 미·중 무역 갈등과 더불어 최근 일본과의 무역 갈등까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대외 경제 관리에 능숙할 것으로 기대되는 김 차관이 최종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날 김 전 부위원장을 기재부 1차관에 임명하면서 "축적된 전문성과 업무 추진력을 바탕으로 국내외의 복잡한 경제 이슈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우리 경제의 활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부위원장이 기재부 1차관으로 임명된 전례는 없다.

지난 6월21일 당시 1차관이었던 이호승(54세·행시 32회) 청와대 경제수석이 기재부를 떠나고 후임 인사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여러 명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기재부 정책 라인을 거친 차영환(55세·행시 32회) 국무조정실 제2차장이 유력하다고 알려졌지만 막판에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 처리에 다소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는 차 차장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는 후문도 들린다.

김 신임 차관은 1986년 행시 합격 후 1987년부터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 수석보다 행시 기수가 높다.

1992년까지 사무관으로 일하다 1994년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경제기획원(EPB)과 함께 재무부가 재정경제원에 통합된 후 1998년 재정경제부로 명칭이 변경되는 동안 증권제도과 등에서 서기관을 지냈다.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등 업무를 담당했고 코스닥 시장을 설계해 출범시키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혁신금융 확산을 위한 연대보증 폐지 진행상황 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4.24.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혁신금융 확산을 위한 연대보증 폐지 진행상황 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4.24. [email protected]

2000년엔 세계은행(WB)으로 파견됐다. 금융발전국, 아시아태평양실 등에서 선임재무전문가로 지낸 그는 상당한 영어 실력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5년간 해외 경험을 쌓은 후 2005년 국내로 돌아와 재정경제부에서 은행제도과장을 지냈다. 신용 불량자 관련 대책 등을 만드는 데 기여했는데 이로써 거시 금융과 미시 금융을 모두 경험한 흔치 않은 전문가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대통령비서실에 과장급으로 파견됐다. 이후 2008년엔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위원회에 국장급으로 파견됐다.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엔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에서 보험사업단장에 올라 자본시장, 연금시장 등을 관리했다.

이후 2010년 대통령 직속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으로 참여했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과 금융사에 대한 규제, 국제통화기금(IMF) 지배 구조 개혁 등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당시 위원회 업무에 함께 했던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그를 두고 "천재적인 사람"이라며 "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업무에 빈틈이 없고 대외 관계나 국제 관계에서의 인맥도 넓어 국제 경제의 흐름이나 동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전했다.

같은 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후 2012년 금융위에 입성했다. 자본시장국장 직에 있을 당시 주가 조작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운용 모범 규준을 마련하는 등 성과를 나타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회계감리 제재양정기준 운영방안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9.03.25.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회계감리 제재양정기준 운영방안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9.03.25.  [email protected]

이밖에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 요직을 거쳐 2017년엔 차관급인 부위원장 겸 증선위 위원장에 올랐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가계 부채 대책 등 금융 분야 난제가 쏟아질 당시 실무의 최전선에 있었다. 지난해에는 가상 화폐 대책이나 9·13 부동산 대책, 신용카드 수수료 대책 등에 관여하며 위기관리에 앞장섰다.

2500명이 넘는 팔로워를 소유한 페이스북(facebook) 유저(user)다. 경제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책, 영화에 대한 감상과 일상적인 글을 주로 적는다.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그는 지난 5월 금융위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서울 종로구 부암동 소재 환기 미술관을 찾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남 무안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이 대구 출신인 점을 볼 때 지역 안배도 고려됐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 같은 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학 동기다. 경제학 박사 학위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취득했다.

김 차관의 임기는 오는 16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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