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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궁금하네, 영화제 상 25개 받은 김보라 감독 영화 '벌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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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14 19: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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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 배우 박지후, 김새벽(왼쪽부터)이 14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벌새'는 전세계 영화제에서 25관왕을 석권한 영화로 1994년 가장 보편적인 소녀 은희의 이야기다. 29일 개봉한다. 2019.08.13.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1994년 10월21일 오전 7시40분, 다리 하나가 무너져 내린다. 출근길 직장인과 등굣길 여고생 등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했다. 이 여파로 서울시장이 사임하고, 전국 교량과 고가도로 등을 긴급 점검했다. 성장과 외형에만 치우친 우리 사회의 빨리빨리, 대충대충 주의를 반성케 하는 계기가 됐다. 성수대교 붕괴 참사다.

성수대교 사건을 전후로 한 아이가 겪는 내적 갈등과 여러 형태의 사랑, 사회적 부조리를 조명하는 영화가 나왔다. 김보라(38) 감독의 신작 '벌새'다.

김 감독은 "1994년 성수대교 붕괴라는 사건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어떤 것들을 간과하고, 어떤 사회로 향하고 있는지를 '은희'라는 아이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 1994년 당시 우리나라는 88올림픽 이후 서구로부터 인정받는 선진국이 되고자 하는 열망이 컸다. 이러한 거대한 공기 속에서 다리가 무너졌다. 그 물리적 붕괴는 이 영화에서 은희가 만나는 인물들과의 관계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시놉시스를 2014년에 썼다. 그런데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 기시감이 들었다. 1994년 은희를 향한 당시의 사회적 억압은 여전히 한국 사회에 있는 공기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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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벌새'는 전세계 영화제에서 25관왕을 석권한 영화로 1994년 가장 보편적인 소녀 은희의 이야기다. 29일 개봉한다. 2019.08.13. chocrystal@newsis.com

이 작품은 개봉 전 이미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25관왕에 올랐다. 김 감독은 "시상식에 가서 나도 관계자들에게 어느 부분에 제일 공감이 갔는지 물어봤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대로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어 한다. 영화가 한국적 배경을 다루면서도,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건드려서 좋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무너진 1994년, 거대한 세계 앞에서 방황하는 중학생 '은희'(박지후)가 한문 선생님 '영지'(김새벽)를 만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제목 '벌새'는 주인공 '은희'를 상징한다. 김 감독은 "벌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다. 1초에 날갯짓을 80번 이상을 한다. 그러면서 꿀을 찾아 먼 거리를 날아다니는 새다. 동물사전을 보니 희망, 포기하지 않는 것, 사랑, 생명력 등 좋은 상징을 가지고 있더라. 그래서 나는 은희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제대로 사랑받고자 하는 여정을 가는데, 그것이 벌새의 여정과 닮았다고 생각해 '벌새'라고 제목을 지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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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영화 '벌새' 박지후가 14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벌새'는 전세계 영화제에서 25관왕을 석권한 영화로 1994년 가장 보편적인 소녀 은희의 이야기다. 29일 개봉한다. 2019.08.13. chocrystal@newsis.com

 박지후(16)는 주인공인 14세 소녀 '은희'다. 박지후는 "내가 생각한 은희는 내 또래 평범한 학생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친구한테는 잘 보이고 싶고, 후배 앞에서는 센 척도 하고 싶고, 친구랑 놀기를 즐기는 아이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쓸쓸함이 마음 한구석에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고 배역을 이해했다.

 김 감독은 박지후 캐스팅 당시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지후를 처음 만났을 때, 지후의 오디션이 끝나고 배웅을 하는데 지후가 뒤를 딱 돌아보며, '감독님 저는 볼매(볼수록 매력)예요. 꼭 다음 오디션에 불러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이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우리 모두 욕망이 있는데 그걸 숨기는 게 아니라 맑고 투명하게 보이는 걸 보고 이 아이가 정말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잘 이해했다. 행간을 읽어서 리딩을 하는 게 신기했다"고 박지후를 추어올렸다.

 박지후는 "당시에 나는 은희가 선물 받은 스케치북처럼 연기가 백지인 상태였다. 주연이란 것도 걱정이 많이 되고,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다. 감독님이 항상 좋은 디렉션을 줬다. 마지막 테이크는 내 마음대로 해보라고 기회를 주기도 했다. 감정을 표현하거나 집에서 소리를 지르는 장면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는데, 그럴 때마다 믿고 기다려줬다"고 김 감독에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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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영화 '벌새' 배우 김새벽이 14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벌새'는 전세계 영화제에서 25관왕을 석권한 영화로 1994년 가장 보편적인 소녀 은희의 이야기다. 29일 개봉한다. 2019.08.13. chocrystal@newsis.com

김새벽(33)은 자신이 맡은 '영지' 캐릭터에 대해 "영지 선생님은 사람에 대해서 서툴고 상처도 있지만, 그래도 관계를 연결해 보려는 마음을 놓지 않는 사람이다. 사람을 대할 때, 은희를 대할 때 소녀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대하려고 생각을 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새벽씨는 다른 영화에서 보고 참 매력이 있다고 느껴 좋아했다. 새벽씨가 영지 선생님을 하면 정답 같지 않을까 생각했다. 둘의 첫 리딩을 보고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새벽씨를 보고 있으면 그 매력이, 향기가 나는 사람 같다. 예전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시나리오 작가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배우 캐스팅에 관한 팁을 물으니, 너무 정상적인 사람 말고 약간 핀트가 나간 듯한 사람을 뽑으라 했다. 그리고 실제 생활에서도 매력이 있는 사람을 뽑으라 했다. 새벽 씨가 딱 그렇다"고 묘사했다.

'영지' 캐릭터는 김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됐다. 김 감독은 "실제로 어렸을 떄 쌩뚱맞게 한문학원을 다녔다. 실제로 나랑 친구 한 명밖에 없는 허름한 학원이었다. 당시에 영지 선생님 같은 사람이 있었다. 머리도 짧고 보이시했다.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친절하지도 않았다. 대신 우리를 한 사람의 인간 대하듯이 대해줬다. 시크하고 친절하진 않지만 괜히 좋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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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영화 '벌새' 김보라 감독, 배우 박지후, 김새벽(왼쪽부터)이 14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벌새'는 전세계 영화제에서 25관왕을 석권한 영화로 1994년 가장 보편적인 소녀 은희의 이야기다. 29일 개봉한다. 2019.08.13. chocrystal@newsis.com

한편, 김보라 감독은 여러 수상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평으로 '시적이다'라는 어구를 꼽았다. 이스탄불 국제영화제는 영화 '벌새'를 '한 편의 시처럼 섬세한 영화! 일상으로 시대를 경험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심사평에서 기억에 남는 단어는 '시적이고, 우아하다'란 표현이다. 영화가 한 편의 시처럼 보이길 바랐기 때문에 '시적이다'는 형용사가 좋았다"고 답했다.

 "심사평도 좋았지만, 이스탄불국제영화제에서 '케빈에 대하여'를 만든 린 램지(50)감독이 심사위원으로서 내게 상을 수여했다. 성공한 덕후처럼 너무 좋았다. 사진 촬영 때 정면을 봐야하는데, 내가 린 램지 감독을 계속 보고 있더라"며 뿌듯해 했다.

 '벌새'는 김 감독의 2011년 단편 영화 '리코더 시험'에서 아홉살이던 '은희'의 5년 후를 그린다. '리코더 시험'이 끝난 후 '은희'는 어떻게 됐을까하는 생각해서 이 영화는 시작됐다. 김 감독은 벌써 '벌새'의 속편 제작을 고민하고 있다. "박찬욱 감독이 추천사에서 속히 속편을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속편을 만들어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지금 같아선 '은희'가 아닌 다른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촬영 전부터 평단과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영화 '벌새', 29일 개봉.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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