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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호의 경청] 이수정 교수 "조현병 강력범죄, 10대 성매매 더 방치 안 돼"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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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17 09:30:00
강남역 살인 때 여혐 범죄 주장 측에 욕 많이 먹어
조현병 환자 관리 그때 얘기…이후 또 안인득 사건
강력범죄 정신질환자 비율 갈수록 느는데 무대책
스스로 관리 안 돼 어떻게든 치료할 제도 만들어야
인권보호냐, 침해냐 지나치게 단순화 한 흑백논리
고유정 사건 경찰 초동수사 문제…몰이해 따른 허점
‘여자가, 엄마가 어떻게 그렇게’ 상상도 안 했을 것
그런 돌발적 사고와 행태 보이는 사회 구성원 증가
무법 천지 온라인상 치안 활동 원칙 세워야 할 때
외국처럼 함정수사 허용하는 가이드라인 좋은 선례
아이들 성매매 시장 내몰면 안 된다는 게 가장 중요
우리는 국회가 어떻게 된 건지, 하나도 입법을 안 해
‘그것이 알고 싶다’ 자문 20년…교정학과 경기대 유일
나는 굉장히 운 좋아…제자들이 제 몫 하는 게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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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승호 인터뷰 전문 작가가 진행했다. 2019.08.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지승호 인터뷰 전문 작가 = 지승호(이하 지) – 연구하는 분들은 많을지라도 소명의식이라고 표현을 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사회를 향해 발언을 하는 분들은 드문 것 같습니다.
이수정(이하 이) – 그렇죠. 그건 저를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에요. 저와 제 가족, 딸을 위해서 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저 같은 입장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많을테니까요. 저까지 입을 다물고 있기 어려운 거죠. 유성호 선생님도 마찬가지겠지만, 너무 끔찍한 것을 자꾸 보니까, 이런 것이 일어나게 하면 안 되겠다고 하는 정도의 상식적 마인드, 우리가 무슨 정치적 입장이나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구요. 억울한 사람은 죽어서 말이 없잖아요. 그러면 누군가가 대신 이야기를 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요? 그런 입장이죠.

지 –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동력이 기본적으로 휴머니즘….
이 – 그런 것 같아요. 휴머니즘 더하기, 성당을 열심히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종교도 있기 때문에요.

지 – 강남역 살인사건에 대해서는 조현병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 그래서 여혐 범죄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죠. 하지만 욕을 좀 먹으면 어때요. 저는 욕을 먹어도 돼요. 저는 제가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거구요. 한편으로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 이후에 저의 추종자들이 많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웃음) 무슨 상관인가요? 제가 정치를 할 것도 아닌데요. 누가 지지를 하든 말든, 욕을 하든 말든. 조현병 환자를 관리하라고 그때 이미 얘기를 했는데, 안 하고 있다가 안인득 사건이 났잖아요. 저는 보건복지부가 굉장히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보건복지부에 들어가 있는 의사들이 해야 하는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얘기를 하니까 의사들이 별로 날 안 좋아하죠.(웃음)

지 – 조현병 관련해서 요즘 보도가 많이 나오잖아요. 자기를 보살피던 노모를 칼로 찔러 죽인다거나.
이 – 그러니까 그 사람들을 그렇게 내팽개쳐둬야 되냐고요. 이 사람들이 자기 관리 능력이 없는데요. 어떻게 해서라도 치료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거잖아요. 인권위원회에서는 계속 인권 침해다,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치료를 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데요. 외국의 경우에는 치료를 어떻게 하냐, 외국도 자기 의사에 반해서 치료를 하기는 어려워요. 이 사람들이 집안에 가만히 있으면 상관이 없어요. 그러나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다 신고를 시키죠. 그래서 결국에는 멘탈 헬스 포트에서 전부 무거운 치료 명령, 가벼운 치료 명령을 받습니다. 치료를 안 받으면 안 되게 법원에서 선고를 하죠. 집안에서 가족을 팬다, 그러면 가정폭력으로 신고를 하면 처벌을 받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식의 접근을 하면 부모를 패면 가정폭력으로 신고를 하면 되구요. 가서 보니까 조현병 환자면 치료 명령을 주면 되는 것이고, 길에서 옷을 벗고 난동을 피운다면 경범죄 위반으로 보니까 조현병이라고 하면 그것도 치료 명령을 주면 되는 것입니다. 안인득처럼 여자 애들을 쫓아다닌다고 하면 스토킹 방지법이 있으면 ‘스토킹을 반복해서 한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하고 살펴봐서 치료감호소 출신일 경우 치료를 받나 안 받나 보고 치료를 안 받으면 치료 명령을 주면 됩니다. 그렇게 해가지고 사소한 것들을 열심히 구멍을 메꾸면 댐이 한 번에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구요. 그런데 그것을 안 하고 한 번에 댐이 무너지기만 하면, 당사자만 사형을 시킨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흑백논리, 예컨대 인권보호적이냐, 인권침해적이냐, 저는 그것도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그렇게 OX로 풀 수 있는 문제는 세상에 단 한 문제도 없다는 겁니다. 너무 복잡하고 유기적으로 연관성이 많은데, 그것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데요. 강남역 사건도 웃기는 얘기죠. 여혐 범죄냐, 아니냐, 그게 뭐 중요해요. 그 정의가 중요합니까? 그런 사건이 안 일어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여러가지로 머리를 맞대야 되는데요. 그걸 안 하고 있다가 안인득이 등장해요. 저는 안인득 사건 같은 것이 계속 일어날 거라고 봐요. 왜냐하면 지금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를 안 받아도 되게 한 이후로 강력범죄자 중에 정신질환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늘어나는 추세를 돌이키기 위해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또 일어난다고 봐야죠.  

지 – 말씀하신 대로 주취폭력 같은 것도 있구요. 우리가 술에도 관대하지만, 그동안 폭력에도 너무 관대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 – 그렇죠. 단순 폭력이면 다 무마되잖아요. 합의하면. 반의사 불벌죄라서. 가정폭력도 폭력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피해자한테 가서 물어보잖아요. 남편을 처벌하시겠습니까, 하고 물어보는데요. 그걸 대놓고 ‘처벌하세요’ 할 수 있는 부인이 얼마나 되겠어요. 덮어놓고, 덮어놓고 그래서 마누라가 죽으면 살인이 아니고, 치사죄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는 나라라는 거죠.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어떻게 입을 다물고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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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강남역 인근 공용화장실 '묻지마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34)씨가 살인사건 현장 검증을 마치고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에 위치한 공용화장실에서 밖으로 나서고 있다. 2016.05.24. 20hwan@newsis.com
지 – 최근에 <어린 의뢰인>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요. 실제로 많이 벌어지는 일이 아이가 부모에게 맞다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 ‘쯧쯧. 어떻게 부모가 좀 때렸다고 신고를 하니?’ 하고 부모한테 다시 돌려보내잖아요. 그게 다 맞물려있는 거라, 첫단추를 잘 꿰어서 풀어가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 일단 가정폭력처벌법의 반의사 불벌죄를 없애야 합니다. 

지 – 1990년대 말부터 그런 얘기들이 치열하게 논의가 됐었는데요.(물론 그전에도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도 해결이 안 되는 이유가 뭔가요?
이 – 아직도 그런 주장을 하는 자들이 힘이 없는 거죠. 아까도 얘기했잖아요. 그렇게 함으로 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자들이 정치적으로 힘센 세력이 결코 될 수가 없다는 거죠. 그렇게 해가지고 지출되는 예산이 사실은 어떤 지역의 다리 하나 놓는 예산만큼도 안 들어요. 그런데 다리 하나 놓는 것이 더 중요한 예산이라고 국회에서는 예산 배정을 그렇게 하잖아요. 

지 – 그때만 해도 지속적으로 매맞는 아내가 남편을 죽였을 때 정당방위로 봐야된다는 논의들이 있었구요. 성폭행 피해 30년 후에 가해자를 죽였을 때도 사회적으로 ‘이건 무죄로 해야 된다’는 주장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이슈에 대해서 치열하게 싸우지 않고 다른 이슈로 넘어가지 않았나 싶은데요.
이 – 안타까운 일이죠. 사람들에게 오히려 관심이 없어졌다니까요. 식상한 이슈, 해봤자 안 되는 이슈가 된 거죠. 왜냐하면 여러가지에 밀리죠. 안보에도 밀리고, 정치적인 이슈에도 밀리고, 심지어는 추신수 아들이 국적을 변경한 것도 사건사고보다 더 중요하게 다루는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요새는 인기 없는 것은 다루고 싶어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는 거죠. 그런 것은 사람들이 듣기도 싫어하니까요. 어차피 안 되는 거라서. 패배주의 이런 것도 있을 거구요. 그런데 문제는 암만 그래봤자, 사람의 삶이라는 것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옛날에 중요했던 것이 지금도 중요하고, 앞으로도 중요할 거구요. 그러니까 원론과 원칙을 생각 안 하면 안 되는 거죠. 이럴 때일수록. 

지 – 고유정 사건 같은 경우에는 범행 자체도 그렇지만, 경찰의 대응에 관해서 얘기가 많이 나왔잖아요. 초동수사의 문제도 있었던 것 같구요.
이 – 그것도 어떻게 보면 이해도가 떨어지는 문제에 기인한, 몰이해에 기인한 허점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자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상상도 안 했겠죠. 그러다가 시간이 소요되면서 전 남편의 식구들이 제기했던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서 대응을 제대로 못했던 것으로 보이구요. 그런 여성들에 대한 몰이해는 가부장적 사고에서 유발됐다고 볼 수 있는 거구요. 아까 말씀하신 양성평등 의식이 없어서 일 수도 있을 거구요. 

지 – 동전의 양면처럼 가부장적인 사고가 그 부분에서는 고유정씨한테 유리하게 작용한 것 뿐인 건가요? 결국은 범행이 드러났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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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역 10번출구에 '묻지마 살인' 사건 피해자 여성 추모글이 남겨져 있다. 피해자 20대 여성은 지난 17일 강남역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본인이 평소에 여자들에게 무시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용의자 김모씨에게 흉기에 찔려 숨졌다. 2016.05.18. mangusta@newsis.com
이 – 그렇죠. 근본적으로 몰이해가 문제인 거에요. 고려할 필요도 없던 존재들이었던 거죠. 지금까지. 그것들이 감히 엽기적인 사건을 벌일 줄은 생각도 못했겠죠.

지 – 청주경찰서에서 15분간 조사했다고 하던데요. 경찰 조사를 받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게 거의 인적사항 확인하는 시간 정도잖아요.
이 – 그렇죠. 여자가 그럴리가 있나, 이런 거잖아요. ‘엄만데’ 이런 얘기죠. 제주도에서 벌어진 사건도 역시 마찬가진 거구요. 

지 – 가냘픈 여자가 큰 남자를 죽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사건이 이를테면 OJ 심슨 사건에서 비싼 변호인단이 인종차별이라는 약한 고리를 건드려서 무죄 판결을 받아냈는데요. 그게 흑인인권운동을 발전시킨 것이 아니고,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는 부분이 된 것 같은데요. 이런 사건들이 여성인권 운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까요?
이 – 제가 느낄 때는 별로 관계없는 사건으로 보입니다. 저는 일단 여성학자는 아니구요. 강남역 사건 때도 원론대로 얘기했다가 포화를 맞으리라고 생각을 못했는데요. 고유정 사건도 역시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원론대로 따지면 성격 장애자가 잔혹한 살인을 벌이는 것은 너무 당연한 얘기구요. 그래서 성격 장애에 주목을 빨리 했어야 되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은 그 사람들이 성차별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몰이해가 있었던 것 뿐이구요. 그런 종류의 돌발적인 사고와 행태를 보이는 구성원들의 숫자는 늘어날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무슨 빈부격차로 인한, 빈곤층만의, 비행력의 반복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성인 범죄자가 되는 이런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게 될 가능성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영향을 주는 것은 온라인도 상당 부분 일조를 하는 거구요. 모든 검색을 온라인을 통해서 할 수 있고, 구매도 할 수 있고, 판매도 할 수 있고, 익명으로 무차별적으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지식을 나누고 거래를 하기 때문에 조금만 이용을 하면 너무 쉽게 이런 식의 정보를 얻을 수가 있는 거죠. 제가 볼 때는 당분간은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이 늘어날 것 같아요.

지 - 인터넷 등을 통해 범행 방법을 학습할 수가 있고, 이런 사건을 보면서 ‘와, 충분히 가능한 거구나’ 하는 사람들이 있겠네요.
이 - 배우죠. 그러니까 양형 기준을 시신을 훼손하면 아주 엄벌에 처하는 법, 무기징역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양형 기준을 바꾸지 않는 한, 시신에 손대는 사건이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 – 이건 실종에 대한 수사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단순 실종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성인인데, 가출한 것 아니냐?’ 하는 식으로요. 시체도 없고 하니 완전 범죄가 되는 걸텐데요.
이 – 미제 사건 데이터베이스 뿐만 아니라 실종 사건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해야 될 일들은. FBI에 보면 살인사건 DB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종사건 DB도 함께 연계를 할 수 있게 만들어놨거든요. 우리 경우에는 실종 DB는 없어요. 여청과(여성청소년과) 담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처음에 고유정 사건도 여청과에서 이틀인가 시간을 끌었던 거잖아요. 그동안 배타고 나간 거죠. 가족들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애초에 범죄의 피해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했으면 사건이 여청과로 넘어가지는 않았겠죠. 자살 사건으로 취급을 안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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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남역 살인사건을 ‘묻지마 범죄’로 규정한 것에 대해 분노한 20대 여성들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앞에서 '여성혐오가 죽였다!'라는 내용으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묻지마 범죄'로 규정한 서울지방경찰청을 규탄하고 '여성혐오 범죄'와 관련한 수사분야 신설을 촉구했다.(사진=독자제공)  photo@newsis.com
지 – 아까 도박 중독이 많이 늘어났다고 하셨는데요.
이 – 마약 중독도 늘어났죠.

지 - 게임이나 인터넷 중독으로 인한 범죄도 늘어나는 추세잖아요. 그것 때문에 돈을 많이 써서 유흥비를 얻기 위해서 하는 범죄도 있지만, 아이를 방치한다든지 하는 사건들도 있잖아요. 이런 것에 대한 대책도 지금은 거의 없는 것 같은데요.
이 - 대책도 없고, 온라인이 무법 천지잖아요. 그걸 진짜 어떻게해서든 입법을 해서 함정수사 같은 것을 하도록 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구요. 사이버 수사대에서 상시 감시한다, 이러고 있지만, 이것이 개인정보 보호법하고 충돌을 하는 부분이 있어가지고요. 그래서 저는 뭐 개인의 자유권도 중요하고,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고, 개인 정보의 보호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온라인 세상에서의 치안 활동을 대체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을 좀 세워야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외국의 경우에 랜덤채팅앱에서 아동 성매매 하는 것을 휴먼 트래피킹으로 함정 수사한다는 선례가 좋은 사례가 되는 거죠. 저희가 그런 프로젝트를 하기 때문에 찾아보니까 함정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내가 경찰인데, ‘12살 먹은 가출 청소년입니다’ 하는 글을 올리는 것까지 허용을 합니다. 그 밑에 댓글이 달리면 그 댓글을 통해 아이들을 유인하는 행위 자체가 범죄입니다. 외국은. 우리의 경우 그런 행위는 범죄가 아니고, 유인해서 모텔을 가서 성범죄가 일어나야 처벌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러지 않고, 아동유인을 하면 그것 자체가 범죄이고, 그런 함정 수사를 허용하는데요. 그럴 때 ‘내가 12살 먹은 가출 청소년입니다’ 하면 아저씨들이 믿지를 않을 거잖아요.(웃음) 그러면 사진을 하나 올립니다. 경찰이 함정 수사에서 쓸 수 있는 사진 풀도 있습니다. 그 풀에 있는 사진만 써야 합니다. 아무 사진을 쓰면 안 되는 거죠. 그 사진은 이미 어른이 된 사람들이 기부한 사진을 가지고 씁니다. 그러니까 그런 애는 현존하지 않는 거죠. 그렇게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서 함정 수사를 제약하긴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면 좋은 것이 온라인을 이용한 범죄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런 방법이 최선의 방법으로 보이는데요. 그것을 대한민국의 수많은 에이전트들이 과연 허용을 할 것인가. 일단은 정보통신부에서 반대를 할 거구요.

지 - 규제다, 뭐다 하겠죠.
이 - 정보통신부의 배후에는 전부 IT 업자들이 있을 거구요. 그런 배후에는 정부지원금이 나가기 때문에 실적이 중요할 거구요. 짜고 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요. 그런데 원칙이 너무 분명하잖아요. 아이들을 성매매 시장으로 내몰면 안 된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원칙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아까도 여러번 얘기했지만, 원칙대로 안 된다니까요. 

지 – 일단 외국 같은 경우에는 함정 수사를 통해서 아동포르노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처벌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이 – 아동포르노도 처벌하고, 유인하는 행위만 해도 처벌을 하고,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범죄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법을 만들고 있는데요. 우리는 국회가 어떻게 된 건지, 하나도 안 하는데요. 그래도 국회의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웃음) 그래서 온라인 관련, 성폭력 관련 법률을 만들어야 됩니다. 국제기구에서 만들라고 했는데요. 한 25개국인가, 쫙 리스트가 있는 표를 우리가 찾아냈습니다. 함정수사나 유인방지법이나 이런 것이 아무 것도 입법 안 된 나라가 두 나라가 있는데, 일본이랑 한국입니다. 일본이랑 한국은 유례 없이 의제강간 연령도 낮구요. 참 독특해요. 그래도 사람들이 그게 잘못됐다고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청소년들은 성폭력에 쉽게 노출이 되는 거죠. 더군다나 IT 법률 관련된 성보호법 같은 것도 없구요. 함정 수사도 없구요. 

지 – 연쇄살인범이나 강력 범죄자들을 면담을 하실 때는 처음에 라포(rapport·상담이나 교육을 위한 전제로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루어진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되잖습니까? 어떤 방법을 쓰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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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호송차에 오르는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아 당기고 있다.  2019.08.12. woo1223@newsis.com
이 - 신뢰감을 주려고 노력하죠.  속에 있는 얘기를 하기 쉽게. 그게 중요합니다. 보통은 사람들이 경계심을 많이 가지고, 자기한테 얼마나 유리할까 불리할까를 따지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저와 면담하는 것이 당신한테 하나도 손해가 날 것이 없다는 것을 설득을 하는 거죠. 그리고는 사람들이 칭찬에 약하기 때문에, 그런 여러 가지 기술들을 많이 쓰죠.

지 – 잘생겼다는 말씀도 하신다구요.(웃음)
이 – 진짜 잘생긴 사람도 많으니까요.(웃음) 좋은 구석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죠. 그런데 그렇게 해서 시작을 하면 대부분 대화가 잘 됩니다. 범죄만 물어보는 것은 아니니까, 어린 시절 얘기는 누구나 비교적 어려움 없이 하구요. 고충을 들으러 왔다고 언제나 얘기를 하니까 고충을 털어놓죠. 그랬을때 알게 된 것이 어린 시절에 대부분 가정 폭력이 있었고, 결손 가정에서 성장을 한 경우가 많은 거죠. 

지 – 가장 인상적인 사람을 연쇄살인범 정남규로 꼽았었는데요.
이 – 정남규는 워낙 멘탈이 불안정했었어요. 정남규는 좀 특이했었어요. 역시 그런 특이점, 불안정성 이런 것이 교도소 안에서 자살로 나타난 거구요. 

지 – 교수님도 그렇고, 해석하기를 살인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서 결국 자기를 죽인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 그렇게 볼 수 있는데요. 보통 사람들이 인생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 사람은 전혀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완전 외톨이였구요. 엄마랑 같은 집에서 사는데, 엄마를 본 적 없는 사람. 특이하죠. 식구들끼리 얼굴 안 보고 살기 쉽지 않잖아요. 

지 – 초기에 여성을 따라가서 범행을 할 때도 뒤에서 공격하지 않고, 돌려세워서 공격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피해자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면 쾌감을 느낀다면서.
이 – 꼭 그런 것은 아닌데, 여성들의 뒤를 쫓았죠. 이 사람은 대면할 용기가 없어요. 사람들과 아이 콘택트가 안 됩니다. 그런 것이 굉장히 괴이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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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단지 QR코드와 연결된 성매매 인터넷사이트. 2019.06.24. (사진=서울시 제공)
지 – ‘그것이 알고 싶다’ 자문을 20년간 하셨잖아요. 요즘은 자문료를 받으신다구요.(웃음)
이 - 부정기적으로 보내줘요. 자기네 마음대로.(웃음)

지 - 그 프로그램이 사회적으로 가장 기여한 부분은 어떤 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 일단은 우리가 했던 것은 사건사고잖아요. 결국은. 옛날에 모든 사람들이 범죄 사건이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던 시절부터 했던 거거든요.

지 – 그래서 전설이 되었죠.
이 – 물론 범죄 사건이 아니고도 하긴 했지만요. 억울한 사람들이 어디 가서 호소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어요. 예전에는. 유일하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만 그런 피해자들이 호소를 할 수 있는 사건들을 다뤘구요. 그 중에 우리가 했던 사건 중에 삼례슈퍼 사건 등의 재심 사건들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그것이 알고 싶다’가 맥이 되어서 피해자와 전문가들을 연결해주고, 변호사도 연결해주고, 그 중에 알려진 사람이 박준영 변호사였구요. 그 분이랑 저랑도 재심 사건에서 같이 일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유성호 선생님도 참여를 하게 됐구요. 그런 젊은 혈기가 지금까지 유지가 된 거죠. 20년쯤 되니까 다 40~50대가 되어서 각 영역에서 인지도가 생긴 것이지, 처음에 시작할 때는 다들 직장을 처음 시작하던 사람들이었어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젊은 혈기도 있었고, 학교 연구실에 있다 보면 공익을 위해서 일할 기회도 많지 않잖아요. ‘이건 돈을 안 받더라도 해야되겠다’는 생각도 있었구요. 저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가지고 오는 자료들이 너무 밸류가 높았어요. 일반 수사기관에서 가져오는 자료보다 훨씬 풍부했었습니다. 세 배 정도는 풍부했어요.

지 - 항간에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 수사를 맡기라고 하는 얘기가 허튼 소리는 아니군요.(웃음)
이 - 거기에는 전담 작가들도 있고, 전담 피디도 있고, 현장에 실무자 팀이 있어서요. 그냥 무성의한 수사 기관보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가지고 오는 자료가 훨씬 깊이가 있고요. 사람들도 웃기는 것이 수사기관에 가서는 목격자 진술을 안 해요. 신고를 안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제보를 해요.(웃음) 그러니까 그게 증인 진술이잖아요. 참고인 진술을 마구마구 받아오고 그러니까요. 제일 좋은 것은 미제 사건 같은 경우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서 해결된 사건도 있고, 유죄를 받았다가 무죄가 된 사건도 있었구요. 사건을 파헤치는데 도움이 된 일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있었죠. 피디들도 많이 있었고, 사회자들도 여러번 바뀌었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지 – 교수님이 연구하시는 데 많이 도움이 된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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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경환 학생기자 =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김기덕 감독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7.08.08.photo7@newsis.com
이 – 도움이 됐죠. 그래서 보통 자문료는 다 받는 것이 아니지만, 시디는 보내줘요. 정성껏 만든 시디를 방송이 끝나면 저한테 보내주거든요. 어떨 때는 수업 시간에 활용을 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죠. 

지 – 아직은 범죄 심리학자가 부족한 편이죠.
이 – 많지는 않죠.

지 - 조금 더 많아져야 될 것 같은데요. 범죄심리학자들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들이 필요한가요?
이 - 일단 연구의 기회가 많아야되겠죠. 저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운이 좋았던 거예요. 경기대학교에 유일하게 교정학과라는 것이 있어서요. 법무부를 거의 물고 있다시피하니까요. 교정 관련해서 여러 가지 자문을 하니까 연구하기가 훨씬 편안한 환경이었구요. 그게 지금 저에게는 제일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런 종류의 기회를 좀 더 많은 연구자들이 공유할 수 있으면 많은 전문가들이 육성이 되겠죠. 지금은 현장에 진출한 심리학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프로파일러들이나 보호관찰관들도 임상심리 특채를 하는데요. 그 사람들이 그 다음 세대라고 봐야되겠죠. 학교 파트에만 있는 것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에요. 

지 – 제자 분들에게는 어떤 부분을 제일 강조하시나요?
이 – 우리는 일단 실증주의 위주로 훈련을 하니까요. 그 얘기는 과학적인 실증주의, 과학적인 접근 이런 것들을 굉장히 중요하게 강조하면서 훈련을 받기 때문에 개인의 직관이나 이런 것보다는 아무래도 정보나 자료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게 하구요. 그리고는 강조하는 것이 팀으로서 일을 하니까, 혼자 하기는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팀 프로젝트로 아이들을 훈련시키기 때문에 그런 것이 중요하죠. 협력. 그리고는 돈이 안 돼도 우리는 헌신을 해서 얻는 소득이 많다, 성과가 많다는 것을 강조하죠. 그래서 적은 금액의 프로젝트들도 많이 해요. 현장과 연결되는 기회가 더 중요한 거니까요.  

지 –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유를 알면 범죄가 왜 일어나는지 더 또렷이 알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이 - 왜 범죄를 안 저지르는지도 중요하죠. 많은 사람들이 범죄를 왜 저질렀을까 하는 것만 생각하는데요. 저는 범죄자들이랑 면담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이랑 면담하다보면 그 사람이나 저나 생각하는 것이 비슷해요. 자기도 애들 걱정을 하고, 가족 걱정을 하고, 그 사람도 그런 걱정이 없지는 않은데, 그 사람은 거기 들어가 있고, 나는 안 들어가 있나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요. 딱 하나 차이가 나는 것이, 마지막 순간까지 몰려가는 것은 그 사람이나 나나 하나도 다를 것이 없죠. 장애물이 생기면 사람이라는 것이 마지막까지 몰려갈 수 밖에 없습니다. 스트레스를 느끼면, 그런데 그 마지막 순간에 그 사람은 그런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거구요. 저는 그 순간에도 욕망 통제를 해서, 억울하지만 이를 꽉 깨무는 그 차이인 거구요. 과학적으로도 그런 것이 입증이 되는 거니까요. 뇌기능이나 이런 것들로 입증이 되기 때문에. 그러니까 결국은 연구를 하면 할수록 결국은 보호 기능의 차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죠. 그래서 기초 과목을 굉장히 많이 가르칩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신경심리학도 가르치고, 뇌에 대한 여러가지 지식, 뇌파를 찍는 것들을 애들한테 다 가르치죠. 굉장히 힘들어해요. 그런데 그것을 다 가르쳐 놓으면, 통계랑 그런 과학적인 사실들을 가르쳐놓으면, 사건을 보는 중심이 달라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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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안전대책 당정 간담회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2016.05.26. mania@newsis.com
지 – 아무래도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아주 특이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특이한 유형의 사람이 일반인들보다는 많을 수 밖에 없을 것 같구요. 그런 분들이 많으면 인간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실 것 같은데요. 범죄소설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같은 것을 읽어보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데,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분들과 면담을 하고 하면 훨씬 더 사람이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 네. 뭐 아무래도 그렇죠. 어떤 사람은 문학적인 피규어를 통해서 인간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는 사람들도 있구요. 저는 대상자가 다를 뿐이죠. 의사는 환자를 보면서 넓히겠지만, 저야 범죄심리학자니까 범죄자를 보면서 넓히는 거구요. 그러나 기본적인 인간관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는 데는 어느 필드에서 어떤 접근을 하느냐랑 관계없이 많이 보고 느끼고 그것이 결국은 도움이 되죠. 

지 – 인간 심리라는 것은 갑자기 변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범죄라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범죄를 통해서 보여지면서 ‘이런 사람이 있네’ 하면서 다른 심리학의 영역에 비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빨리 팔로우해야 되고, 진폭이 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 그래서 이걸 했는지도 몰라요. 재미없는 것을 싫어하거든요. 제가 처음에는 연구에 흥미를 느끼는 대상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었구요. 그래서 처음에 조현병 환자 연구를 했었습니다. 박사 논문을 그걸 가지고 썼었는데요. 해보니까 내가 원하던 연구의 대상은 조현병 환자처럼 모든 기능이 다 쇠퇴하는 파퓰레이션이 아니고, 그 중 일부만 어떤 질병의 상태가 아닌 사람을 찾았었는데, 그게 사이코패스였던 거에요. 겉으로 보면 허우대는 멀쩡하고, 지능 상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극도로 합리적인 사람들이고, 그런데 왜 그런 이해하지 못할 잔혹 행위를 하는가, 그게 제 궁금증이었구요. 그래서 점점 빠져 들어가서 이렇게 된 거죠. 그래서 스키죠 프레니아에서 사이코패스로 연구 대상이 변화했다, 이 정도. 

지 – 사람들이 인터넷에 댓글을 쓰는 것을 보면 피해자 인권에 대해서 관심이 많지 않습니까? ‘가해자 인권이 중요하냐? 피해자의 인권이 중요하냐?’라는 말은 많은데, 피해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나 시스템을 만드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거든요.
이 – 진짜 어려워요.

지 - 어떤 것이 걸림돌이 되나요?
이 - 피해자에게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범죄 피해는 그냥 교통사고처럼 생각해요. 예측할 수 없는 일, 재수 없는 일. 

지 - 나한테는 안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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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그것이 알고싶다(사진=SBS 제공)
이 – 나랑 관계없는 일, 본인이 감수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범죄 피해에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사회 속에는 나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더더욱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 – 개인이 가난한 것이 본인이 게을러서 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네요.
이 – 그렇게도 볼 수 있죠. 그런데 사실은 그게 나의 안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는 생각이 바뀌는데요. 최근에는 그런 생각이 바뀌는 것 같은 느낌을 제가 받는것이요. 10년 전보다는 피해자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늘어났고, 댓글 중에도 과거에는, 그때는 댓글이 많았다기보다는 전자발찌 얘기를 할 때도 다 인권침해라고 얘기했었거든요. 너무나 많은 인권단체에서 전자발찌를 반대했던 것이 너무 명확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데요. 이제는 어디서도 그런 이슈는 제기하지 않는다는 거죠. 놀라운 변화죠. 범죄 피해자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예산 배정과 책무가 있다는 인정하는 시대가 곧 올 수도 있겠죠. 외국도 그런 것을 인정하는데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지 – 앞으로 학자로서의 목표나 연구하고 싶은 부분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이 – 그냥 연구는 해오던 것이 재밌기 때문에 계속 할 것 같구요. 다만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은 아까 이야기했던 제도 상의 변화는 아직도 숙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서요. 그 부분은 정부 기관이나 시민단체와 협력해서 노력할 것 같구요. 그리고는 학생들 키우고, 연구를 열심히 하고, 교육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책을 쓰라는 출판사들이 쫓아다녀서요.

지 - 책 제안은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요.
이 - 지금 한 권은 쓸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부족해서요. 

지 – 어떤 내용인가요? 이번에 쓰시는 책이.
이 – 그것도 지금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피해자 중심의 책을 써달라고 계속 요청이 오는데요. 그렇기 하기에는, 이상하게 피해자와 연관된 일을 하면 제가 마음이 무거워요.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가해자와 연관된 책을 쓰거나, 가해자를 평가하거나 감정서를 쓰거나 이건 마음이 안 아픈데요. 피해자 쪽을 하려고 하면 정신건강 상의 어려움이 발생해요. 2012년도에 그러한 일들이 있어서 내가 그런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 성폭력 피해자를 만나는 것은 내 정신건강에 너무 나쁜 일이다, 라는 것을 느껴서 안 쓰고 싶은데요. 그걸 자꾸 쓰라고 해서 피하고 있는 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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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승호 인터뷰 전문 작가가 진행했다. 2019.08.09. park7691@newsis.com
지 – 일을 하시면서 보람 있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나요.
이 – 보람이요? 연구물, 우리 제자들, 아까 정책에 반영되었다는 것은 말씀드렸구요. 그런 것들인 것 같아요. 저는 제자들이 잘 되는 것을 보는 것도 큰 기쁨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명문대에서 느끼는 감동하고는 또 다른 감동이 있습니다. 우리 프로그램에 올 때는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오는 아이들은 많은데요. 열심히, 열심히 해서 현장에서 제 몫을 해내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있죠. 

지 – 제자 분들 입장에서는 교수님이 다방면에 활동을 하시고 존경을 받는 것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끼겠네요.
이 – 그럴 수도 있을 거구요. 그러나 동료라는 생각을 저는 훨씬 더 많이 합니다. 연구는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도 우리 연구팀이 돌아가고 있거든요. 세 팀이. 그러니까 계속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죠. 카톡방이 있고, SNS를 통해서 거의 매일 매일 제가 시간날 때마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죠. 

지 – 후회하신 적은 없으신가요?
이 – 후회는 잘 안 하는 것이 그냥 제가 보는 인생관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보면 완전히 다 제 선택도 아니었던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제 선택이었어야 후회를 해도 하죠.(웃음) 반쯤은 운이었던 같구요. 3분의1쯤은 운명이었던 것 같구요. 나머지 부분에서 노력을 나태하게 하지 않았던 것, 뭐 그 정도. 크게 저의 선택이었던 것 같지는 않아요. 애당초에 경기대학교에 올 계획도 딱히 없었으니까요. 교정학과가 있는 학교에 온 것이 어떻게 보면 제일 큰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학교를 갔으면 이런 일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구요. 심지어는 모교를 갔어도 안 했을 것 같습니다. 이런 필드에서 일을 안 했으면 계속 헤매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한국 사회에서 뭘 할 수 있을지를 계속 찾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심리학이라는 것이 현실에서 빨리 빨리 회전이 되는 학문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아마도 지금도 뭔가 성과가 눈에 잘 안 보이는 것을 목말라하면서 지냈을 수도 있겠죠. 그런 차원에서 보면 굉장히 운이 좋았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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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승호 인터뷰 전문 작가가 진행했다. 2019.08.09. park7691@newsis.com

□ 지승호 작가는
1966년 부산 출생. 월간 <인물과 사상>에서 인터뷰 코너를 오래 담당했으며, 월간 <전원생활>의 인터뷰를 맡고 있다. 인터뷰 단행본 저서로 <마주치다 눈뜨다> <7인 7색> <만화, 세상을 그리다> <영화, 감독을 말하다> <감독, 열정을 말하다> <우석훈,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신해철의 쾌변독설> <공지영의 괜찮다, 다 괜찮다> <박원순, 희망을 심다> <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 <강신주, 맨 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이석연의 페어플레이는 아직, 늦지 않았다>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바이러스가 지나간 자리> <김의성, 악당 7년>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등 50여권이 있다. 인터뷰론을 정리한 책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인터뷰 특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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