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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법원, "너무 서구적" 이혼한 美여성의 딸 양육권 박탈

등록 2019.08.18 14: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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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우디아라비아 법원으로부터 딸 양육권을 박탈당한 미국 여성 베타니 비에라(32)와 그녀의 딸 자이나(4). <사진 출처 : CNN> 2019.8.18

【서울=뉴시스】사우디아라비아 법원으로부터 딸 양육권을 박탈당한 미국 여성 베타니 비에라(32)와 그녀의 딸 자이나(4). <사진 출처 : CNN> 2019.8.18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당신은 너무 서구적이어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없다. 따라서 당신의 딸 양육을 허용할 수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지난달 베타니 비에라(32)라는 미국 여성에게 4살 된 딸 자이나의 양육권을 박탈하면서 내린 판결 내용이다.

17일(현지시간) 미 CNN 보도에 따르면 베타니는 지난 2011년 대학 강의를 위해 사우디로 갔다. 그녀는 사우디 남성과 결혼해 딸을 낳았지만 이혼에 이르렀다.

양육권을 주장하는 소송에서 사우디 법원은 "베타니는 이슬람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방인인데다 태어나서 자란 미국의 문화와 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린 자이나를 그녀에게 맡길 수 없다"며 그녀의 양육권을 부정했다.

이에 대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여권 조사가 로트나 베굼은 "어린아이의 이해보다는 샤리아에만 매달리는 남성 판사들의 판결"이라고 비난했다.

베타니의 전 남편 측은 법원에 베타니가 미국의 '버닝 맨' 축제에 참가했을 때의 사진을 증거물로 제시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기괴한 이 축제는 참가자들이 마약과 술에 취해 밤새 잠도 안 자면서 춤을 춘다"고 비난했다.

법원은 이러한 전 남편측 주장을 받아들여 자이나에 대한 양육권을 사우디의 친할머니에게 부여한다고 말했다.

베타니는 18일까지 항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이나를 전 남편 측에게 넘기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사우디 경찰에 체포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미국에 있는 베타니의 부모들은 "딸은 자이나 없이는 미국으로 돌아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경우 우리는 딸은 물론 손녀도 다시는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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