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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된 여인숙 새벽 화재… '달방'살며 폐지 줍던 노인들 3명 참변(종합)

등록 2019.08.19 16: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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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진 지 48년된 건물서 화재 대피 어려워

사망자 3명, 한달 12만원 주고 '달방' 생활하며 생계 이어가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19일 새벽 4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3명이 숨지자 출동한 소방관계자들이 추가 인명 수색을 위해 잔불을 제거하고 있다. 2019.08.19.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19일 새벽 4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3명이 숨지자 출동한 소방관계자들이 추가 인명 수색을 위해 잔불을 제거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19일 오전 4시 3명의 노인이 숨진 참사가 벌어진 전북 전주의 한 여인숙은 장기투숙객이 많이 이용하는 노후 건물이었다.

참사가 발생한 여인숙은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있는 '목조-슬라브' 구조의 낡은 건물로 1972년에 사용 승인됐다.

이 곳의 전체면적은 72.94㎡로 방 한 개에 6.6㎡(약 2평) 남짓. 모두 11개의 객실이 오밀조밀 박혀있다.
 
갑작스런 화재로 여인숙 3번째 방 김모(83·여)씨와 7번째 방 태모(76)씨, 8번째 방 신원 미상의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른바 '달방' 생활을 하던 이들이 잠을 자다 숨진 여인숙 방 한칸의 가격은 한달에 12만원 수준. 막다른 인생에서 서로 의지하며 하루하루 힘들게 벌어 먹고사는 보금자리였다. 

달방은 보증금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허름한 여관에서 선불로 일정 금액을 내고 장기투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19일 오전 4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있는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난 가운데 소방당국이 파악한 구조도 모습.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19일 오전 4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에 있는 한 여인숙에서 불이 난 가운데 소방당국이 파악한 구조도 모습.

태씨 등은 폐지나 고물을 수거하며 장기투숙했고, 김씨는 이 곳에서 숙식하면서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름은 여인숙이지만, 사실상 '쪽방촌'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비좁은 공간에서 고령의 노인들이 불길을 피해 탈출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여인숙에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고를 한 주민은 "새벽에 갑자기 '펑'하는 폭발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신고가 접수된 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화마의 기세가 강한 상황이었다.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불길이 문이나 창문 바깥으로 뻗어 나올 정도로 거세게 일었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19일 새벽 4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3명이 숨지자 출동한 소방관계자들이 잔불 제거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19.08.19.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19일 새벽 4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3명이 숨지자 출동한 소방관계자들이 잔불 제거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펌프차 등 장비 30대와 인력 86명을 동원해 2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으며, 이 불로 여인숙 건물이 모두 타 무너져내렸다.
 
소방 관계자는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해 사망자들의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새벽에 갑자기 불이 난 데다 건물이 노후화돼 안에 있는 사람들이 탈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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