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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첫 핵발전船 23일 출항…극동지역으로 이동

등록 2019.08.22 10:19:17수정 2019.08.22 11: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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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해상 체르노빌" 우려 불구 러시아 "안전" 주장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AP/뉴시스】2017년 4월2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발틱조선소 부두에 해상 원자력발전소 아카데믹 로모노소프호가 계류돼 있다. 러시아의 첫 해상 원자력발전소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호는 23일 무르만스크를 출항해 극동 추코트가로 향할 예정이다. 2019.8.22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AP/뉴시스】2017년 4월2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발틱조선소 부두에 해상 원자력발전소 아카데믹 로모노소프호가 계류돼 있다. 러시아의 첫 해상 원자력발전소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호는 23일 무르만스크를 출항해 극동 추코트가로 향할 예정이다. 2019.8.22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러시아 해상 원자력발전소를 실은 바지선 아카데믹 로모노소프호가 3척의 예인선에 끌려 23일 무르만스크를 출항, 북극해에 가까운 러시아 극동 지역 추코트가로 향할 예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카데믹 로모노소프 호의 출항을 계기로 핵 에너지 분야에 새로운 기원이 열리게 된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동이 가능한 이 발전소는 현재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북극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회사 로스아톰(Rosatom)은 앞으로 이 같은 소형 원자력발전소들을 만들어 개발도상국가들에 수출할 계획이다.

아카데믹 로마노소프호에 실린 2개의 원자로는 디자인과 제작에 10년이 소요됐지만 여전히 안전 문제 및 사고 발생시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무르만스크 인근의 러시아 군사기지에서 핵미사일 실험 중 발생한 폭발로 인근 지역의 방사능 수치가 치솟은 사고 이후 우려는 더 커졌다.

로스아톰은 그러나 이 원자로가 안전하며 자연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침몰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러시아군이 이 해상발전소를 지킬 것이라고 로스아톰측은 말하고 있다.

원자로 제작 책임자인 로스아톰의 드미트리 알렉센코는 "이 원자로들은 원자로이자 동시에 선박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2가지의 안전 기준이 모두 적용됐다"고 말했다.

아카데믹 로마노소프호가 향하는 추코트카는 금과 구리가 풍부하게 매장된 곳이지만, 너무 많은 비용이 소요돼 전통적인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수 없는 오지이다. 로마노소프호의 해상 원자력발전소는 이런 오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첫 시도이다.

알렉센코는 산맥과 화산, 툰드라가 이어져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을 통한 전기 공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상 원자력발전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 단체들은 1986년 옛 소련(현재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 2017년 이 해상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실험이 이뤄지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해상 체르노빌 결사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러시아는 무르만스크로 실험 장소를 옮겼다.

그린피스 러시아 지부의 콘스탄틴 포민은 "해상 원자력발전소는 특히 적도 인근 국가들에 팔릴 경우 해적이나 자연재난과 같은 외부의 위협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아카데믹 로마노소프호의 출항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에너지 기업들이 소형 원자로 개발에 뛰어든 상황에서 이뤄진다.

로스아톰은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의 잠재적 고객들과 구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상 원자력발전 기술에 대한 안전 실험이 완료된 후 최종 가격이 결정될 것이고 계약도 기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로스아톰은 덧붙였다.

러시아의 민간 에너지안보연구소의 안톤 클로프코프는 "해상 원자력발전소 건설 비용이 육지에 전통적인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비용보다는 적게 들겠지만 전력량당 단위 비용은 더 높을 것"이라며 오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해상 원자력발전이 경제성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로스아톰측은 그러나 해상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경제성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아카데믹 로마노소프호는 길이 140m에 높이 30m 크기이며 2개의 KLT40 원자로에서 70㎿/h의 전력을 생산한다. 342명의 직원들을 위해 체육관과 수영장, 바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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