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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겨냥 北 담화·미사일 잇단 시위…29일 최고인민회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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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24 10:44:13
6·30 판문점 회담 이후 두 달째 실무협상 안 열려
美,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셈법' 그대로
北 "제재로 맞서면 우리는 美의 가장 큰 위협일 것"
23일 리용호 외무상 담화 이어 24일 미사일 발사
실무협상 재개시 주도권 가져오기 위한 정지작업
김정은 1월 "새로운 길", 4월엔 "연말까지"…8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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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6월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회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07.01.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깜짝 회담을 하고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수일 내 실무협상이 재개될 거라고 장담했던 미국은 여전히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라는 기존의 셈법을 고수하고 있다. 그 사이 북한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를 잇따라 쏘아 올리며 한편으로는 미국이 대북제재라는 지렛대를 버리지 않으면 협상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달 말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23일 이례적으로 리용호 외무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 외무성의 공식 입장은 통상 대변인 명의의 담화나 문답을 통해 발표됐다. 미국과의 협상 국면에서 제1부상이나 미국담당국장 명의로 공식 입장 표명하기도 했으나, 외무상이 직접 나선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그만큼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물밑접촉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리 외무상 담화에 비춰볼 때 양측은 여전히 새로운 '셈법'을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담화에서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미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북조선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면서 비핵화가 옳은 길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망발을 줴쳐댔다"고 비난하며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리 외무상은 또한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개 꼬리 삼 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고 역시 폼페이오는 갈 데 올 데 없는 미국외교의 독초"라고 힐난하는가 하면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력이 결여되어 있고, 조미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 분명하다"라고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리 외무상은 다만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다"며 현재의 협상 판을 당장은 깨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도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이라고 전제하며 아직은 협상을 통한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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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면담을 위해 도착,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2019.08.22.myjs@newsis.com
북한은 그러면서도 연이은 담화에서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라거나,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가중되는 군사적 적대행위는 (중략)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인 억제력 강화에 더 큰 관심을 돌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도가 아니겠는가에 대하여 심고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며 대미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이어 24일 또다시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6시45분께, 7시2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상의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는 97㎞, 비행거리는 380여㎞,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5 이상으로 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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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AP/뉴시스】지난해 7월 평양 순안공항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영접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일련의 무력시위와 담화 발표는 결국 향후 재개될 실무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고 가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 개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나쁜 행위인 만큼 '포괄적 비핵화' 조치를 약속해야 상응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존의 셈법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맞서기 위해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안보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까지 부각하며 향후 협상에서 '포괄적 안전보장' 조치를 요구할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미훈련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반입 중단 등 군사 분야 조치를 본격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오는 29일로 예정된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향후 북한의 대미 협상 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로 우리(북한)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면서도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미국이 지금의 정치적 계산법을 고집한다면 문제해결의 전망은 어두울 것이며,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고집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배수진을 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나섰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4월 전체 인민에게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도록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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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새벽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하고 있다. 서부작전비행장에서 발사된 전술유도탄 2발은 수도권지역 상공과 우리 나라 중부내륙지대 상공을 비행하여 조선동해상의 설정된 목표섬을 정밀타격하였다고 보도했다. 2019.08.07.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그러나 올 연말까지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미국은 여전히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해야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존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맞서 북한은 담화와 미사일로 판을 흔들려는 시도를 지속하는 형국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도 시정연설을 하게 될 경우 현 상황에 관한 평가가 포함되지 않을 리 없다. 여전히 미국과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겠지만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며 '새로운 길'에 대한 윤곽을 더욱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외무성 등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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