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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재홍 “무대감독은, 엄마”···맘마미아 200만 산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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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26 06:02:00
2004년 초연부터 1670여회 공연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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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맘마미아' 김재홍 무대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저는 ‘맘마미아!’가 너무 좋아요. 기술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간 뮤지컬은 무대를 가리고, 어둡게 만들어야 하죠. 그런데 ‘맘마미아!’는 모든 것을 밝게 드러내고 편안하게 ‘배우들 보는 재미’ ‘음악을 듣는 재미’를 느끼게 하거든요.”

뮤지컬 ‘맘마미아!’가 국내 초연 15년7개월 만인 22일 오후 서울 LG아트센터 공연에서 1672회 공연으로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공연한 뮤지컬 중 ‘캣츠’에 이어 2번째로 200만명을 넘겼는데, ‘맘마미아!’가 최단 기록을 썼다. 국내에서 1994년 첫 선을 보인 '캣츠'는 23년 만인 2017년 말 200만 관객을 넘겼다.

200만 ‘맘마미아!’를 위해 박명성(56) 예술감독을 비롯한 신시컴퍼니 스태프, ‘도나’ 역의 터줏대감 최정원을 비롯한 배우 등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무대감독 김재홍(54)도 기억해야 한다. 초연 첫날부터 지금까지 무대를 지켜온 ‘맘마미아!’의 산증인이다. ‘맘마미아!’가 늘 현재형의 동사로 움직일 수 있는 까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덕이다.

매번 다양한 사람들이 합을 맞춰야 하는 라이브여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이 공연계지만 김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의 단단함 팀워크로 ‘맘마미아!’에서는 아찔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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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맘마미아' 김재홍 무대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 chocrystal@newsis.com
김 감독 덕분에 언제나 ‘맘마미아!’는 청춘이다. 스웨덴 팝 그룹 ‘아바’의 히트곡 22곡을 엮은 대표적인 주크박스 뮤지컬인데, ‘댄싱퀸’ ‘맘마미아!’ ‘생큐 포 더 뮤직’ ‘더 위너 테이크스 잇 올’ 등 아바의 오래된 히트곡은 언제 들어도 새롭다.

“좋은 작품을 만나서 행복해요. 무엇보다 ‘맘마미아!’의 인기 비결은 음악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드라마하고 절묘하게 섞었죠. 곡이 먼저 발표되고 이야기가 나왔는데도 기가 막히게 잘 어울러져요. 특히 도나가 슬퍼할 때 ‘치키티타’가 나오는 부분이 기가 막혀요.”

‘맘마미아!’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했을 당시 김 감독도 무대를 지켰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는 것만 기억난다”며 웃었다.

“라이선스 공연이 모두 그렇지만, 초연 때는 외국 창작진이 주문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러면 재미가 없죠. 무대 감독은 무대 디자이너, 조명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이너들과 기술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해당 분야에 알고 있어야 해요. 그래서 계속 공부를 하고, 라이선스라도 역으로 제안을 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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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 ⓒ신시컴퍼니
무대 감독은 공연의 모든 분야를 빠짐 없이 어느 정도는 꿰고 있어야 하는 역이다. 풀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연상하면 된다. 모든 분야를 두루두루 잘 버무려서 공연의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무대 감독의 역이다. 김 감독은 “오지랖이 넓어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비극적인 작품을 공연할 때는 배우들이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심리 상담사 역도 맡는다. 사이가 좋지 않은 배우, 스태프들 사이를 다독이는 것도 무대 감독의 몫이다.

공연 연출이 아빠라면, 무대감독은 엄마 같다. 평소에 티가 크게 나지 않지만, 챙기지 않으면 어느새 큰 구멍이 나는 안살림을 도맡고 있다. ‘안방마님’이다. “엄마 같은 롤이에요. 배우들 챙기고 컨디션 물어봐주고. 야단치는 것이 연출이 싫어도 해야 할 일이라면 무대 감독은 그들을 다독여야죠.”

김 감독은 무대 감독을 매니저 역에 비유하기도 했다. 연습시간, 큐 들어가는 시간 등 모든 배우, 스태프의 스케줄을 최종적으로 조율하는 것이 그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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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직한 태도와 미소가 인상적인 김 감독은 공연계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97년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를 시작으로 ‘아이다’ ‘에비타’ 등 뮤지컬뿐만 아니라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한 대극장 연극 ‘산불’ 등 대형 작품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대학교 때 사학을 전공한 김 감독은 연극반에서 살다시피했다. 연우무대에서 3년간 배우 생활을 하다가 독립프로덕션에서 일했다. 옮긴 또 다른 독립프로덕션에 공연부가 있었는데 1세대 무대감독으로 통하는 이종일씨가 김 감독의 사수가 되면서 본격적인 경력이 시작됐다. 공연의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종일 형을 쫓아다니면서 ‘이런 세계가 있구라’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재미가 있었죠.”
 
공연업에 종사하는 이들 중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김 감독 역시 이를 두고 고민하는 후배들을 여럿 봤다. 김 감독이 다른 무대감독들과 과거 유니온 결성을 시도했던 이유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유니온은 결성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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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맘마미아' 김재홍 무대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8. chocrystal@newsis.com
“지금 상황으로서는 각개 전투를 할 수밖에 없어요. 무대 감독이 어떤 역을 하고 있고 왜 필요한 직업이지 우선 각자가 잘 보여줘야죠.”

무대 감독이 맡고 있는 일의 질과 양은 어마어마하지만 공연계 외부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무엇을 하기보다, 음지를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속 여러 파트를 조율해야 하니, 인내심도 갖고 있어야 한다.

“공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깔려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에요. 성격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잘 소통도 해야죠. 외향적인 것도 중요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작은 스케줄까지 이견 없이 잘 조율해야 하니 꼼꼼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김 감독은 공연 당일 1초도 허투루 쓰면 안 된다. 인터뷰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얼마 안 되는 시간을 내어준 김 감독은 엄마처럼 잠시 의자에 붙인 엉덩이가 민망하듯 팔을 걷어붙이고 자리에서 얼른 일어났다. 엄마, 아니 무대감독은 소통을 낳고 교감을 키운다.

한편 3년 만에 돌아온 ‘맘마미아’의 이번 시즌 서울 공연은 9월14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이후 목포, 광주, 천안, 부산, 대전, 여수, 대구 등 지방 투어를 돈다. 최정원, 신영숙, 남경주, 루나, 이수빈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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