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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갈수록 극심해지는 취업난, 어떡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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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8-28 18: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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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잠도 안 온다. 올해는 꼭 들어가서 더 이상 손 벌리지 말아야 하는데..."

햇수로 3년째 대기업 입사를 준비 중인 지인이 최근 식사자리에서 이렇게 푸념했다. 이 말에 "다 잘 될 거야"라고 쉽게 위로하지 못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로 넘길 수 있는 가벼운 고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빌 언덕' 없는 평범한 청년들에게 취업은 생존의 문제다. 그리고 생존의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 취업난은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대졸 신입직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하반기 '대졸 신입직을 채용한다'는 곳은 45.6%에 그쳤다.'대졸 신입직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은 34.2%였다. 기업 세 곳 중 한 곳은 아예 대졸 신입사원을 뽑지 않기로 한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같은 조사대상 기업 중 66.5%가 신입공채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매년 심화하고 있는 취업난이 올 하반기 더욱 심각할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그러다보니 올 하반기 대기업 대졸 신입공채 채용규모는 총 3만841명 선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도 역시 지난해 하반기 동일기업의 채용규모(3만2060명) 대비 3.8%(1219명) 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내외적인 기업 환경의 어려움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예고했던 대로 28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한일 관계 악화가 장기전에 빠지며 우리의 대일(對日) 수출·수입 격감은 불가피해졌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을 사용하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 일본 노선이 주력이었던 저비용항공사, 일본 기업 이미지가 부각되는 일부 유통 기업 등 관련 업체들은 죽을 맛이다. 해당 기업의 직원들은 "인력 감축 대상이 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한다.
 
또 미중 간 무역전쟁도 현재 진행형이다. 양국이 치킨게임을 벌이면 그 피해는 우리나라와 같은 주변국에 고스란히 전파되고 있다. 대중 수출은 줄어들고 있고, 미국은 보호관세 적용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리 기업에겐 최악의 상황이다. 신규 채용 문제를 언급하기도 민망해졌다.

대내외적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나 정치권이 취업난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는 흔적은 별반 보이지 않는다. 기업의 직원 채용을 독려하는 것 외에, 외교적으로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질적인 도움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어두운 취업 시장에 한일 갈등에 따른 불똥마저 튄 모양새다.

양국 감정전의 최전선에서 타격을 입은 산업계는 현상 유지도 벅차다. 결국, '어디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청년들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지게 됐다. 한일 관계의 갈등골이 깊어질수록 그 대가는 기업과 청년들이 치른다.

그런데도 정부나 정치권에선 취업난 해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남북문제, 한일관계, 한미·한중 외교 문제에다 최근에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논란까지 겹치며 청년들 삶의 최우선 문제가 위정자에게는 관심권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극심해지는 취업난을 언제까지 두고볼 것인지, 취준생 등 청년층의 미래 불확실성을 어떻게 해소시킬 생각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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