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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하선 "'불륜, 상담 시스템 필요···해결 못해 견디는 것"

등록 2019.08.30 09: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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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열연

[인터뷰]박하선 "'불륜, 상담 시스템 필요···해결 못해 견디는 것"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출산 후 첫 복귀작은 평생 연기하고픈 박하선(32)에게 활력소였다.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을 마친 박하선은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어도, 연기력 칭찬 덕에 힘이 넘쳐 보였다.

"이 작품은 앞으로 연기하는 데 많은 힘이 될 것"이라며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에너지로 연기할 수 있게 한 작품이고 마치 시청률이 5% 이상 나온 것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시청자들로부터 '내 모습이 예쁘다' '연기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라는 이유를 댄 박하선은 "나이들어서 이 작품을 다시 보면 '내가 이렇게 예뻤었지, 연기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지,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연기하자'라는 생각이 들 것 같은 평생작"이라고 꼽았다.

[인터뷰]박하선 "'불륜, 상담 시스템 필요···해결 못해 견디는 것"


24일 막을 내린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일본 드라마 '메꽃, 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의 리메이크판이다. 금기된 사랑으로 혹독한 홍역을 치르는 어른들의 성장 드라마를 표방했다. "처음에 작가가 인간 품격에 대한 드라마라고 한 말이 의아했다"던 박하선이지만 "등장인물들이 고뇌하고 도덕적인 선을 안 넘으려고 하고, 나를 찾아가는 혹독한 성장기이고, 결국 주인공은 온전히 나로 돌아가면서 끝난 드라마"로 봤다.

채널A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시청률 2%를 넘겼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7월5일 첫 회는 전국시청률 0.9%였다. 중반부에 1%대를 기록하더니 11회에 2.0%로 올라섰고고 15회에서는 자체 최고인 2.1%를 찍었다.

"시청률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는 박하선은 "사실 이전에 출연했던 작품들은 보통 10% 나왔고, 제일 안 나왔던 작품의 시청률이 5~6%였기 때문에 0%는 처음 봤다. 0%를 보는 순간 굉장히 당황했다"고 털어놓았다.

[인터뷰]박하선 "'불륜, 상담 시스템 필요···해결 못해 견디는 것"


 "지하철에서 이 드라마를 보지 않고 집에 가서 본방송만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감동"한 까닭이다. "시청률에 대한 책임감이 솔직히 없었고 10% 시청률은 당연한 줄로만 알았"던 박하선은 이 작품을 "시청자의 감사함을 알게 해준 작품"이라고 했다.

초반에 불륜 미화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불륜으로 망가지는 건 당사자들이 아닌 주변 가족들임을 보여줘 박하선의 말대로 "시청차들도 자신의 사랑을 돌아보게 하고 가정적인 시청자들은 '역시 불륜은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자기를 되돌아 보게 하는,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인터뷰]박하선 "'불륜, 상담 시스템 필요···해결 못해 견디는 것"

촬영 당시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가정적인 사람들만 모였는데 이 작품을 정말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실제라면 이렇게 두 주인공이 아파하고 죄책감에 미안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 (실제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스릴이 있고 재미있다고 느끼지 않겠냐는 생각에 이 이야기가 매우 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박하선이 연기한 '손지은'은 마트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며 평범하고 무료한 삶을 살던 30대 주부다. 수수한 외모에 조용한 성격이다. 공무원 남편 '진창국'(정상훈)과 결혼 5년째인 손지은은 옆집으로 이사 온 주부 '최수아'(예지원)의 불륜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대안학교 생물교사 '윤정우'(이상엽)에게 눈길을 주게 되면서 혼란을 겪는다.

[인터뷰]박하선 "'불륜, 상담 시스템 필요···해결 못해 견디는 것"


 작품 선택 기준은 소재보다 등장인물이다. "소재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면서 "시놉시스를 읽으면서 장면들을 머리에 그렸다. 집에서 쉬다 보니 화장도 안 한 후줄근한 내 모습을 그냥 보여주면 어떨까 궁금했다. 집에만 있다가 머리를 질끈 묶고 장 보러 다니는 본래 내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해서 하게 됐다"라고 한다.

'손지은'에 대한 애착이 컸다. 박하선은 "이전 작품들에서는 등장인물 둘이 어디서든 잘 살리라 생각해서 내가 연기한 등장인물과 잘 분리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둘이 어디에선가 잘 살길 빌면 안 될 것 같고, 정우는 소멸했다고 생각했더니 후유증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인터뷰]박하선 "'불륜, 상담 시스템 필요···해결 못해 견디는 것"


박하선은 "이 작품을 끝내고 느낀 것이 많은데, 상담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할 정도다. "혼자서 해결이 안 돼 견디는 것"이라며 "책을 읽거나 계속 집안 청소를 하고 있다. 제도적으로 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원작 팬들의 비판도 힘들었다. "초반에는 원작 팬들로부터 (손지은이) 원작보다 더 우울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원작과 다른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등장인물 성격도 우울했으면 좋겠다는 제작진의 주문이 있었다. 답답하다는 분들도 있었다. 나중에는 호불호가 갈려서 원작을 씹어먹었다는 댓글도 있어 다행"이라고 느꼈다.

[인터뷰]박하선 "'불륜, 상담 시스템 필요···해결 못해 견디는 것"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2016) 이후 "3년 만의 복귀여서 열심히 했다"는 박하선은 이제 "한 작품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역이면 한다"는 각오다. 2005년 SBS TV수목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드라마에 데뷔한 박하선은 2006년 영화 '아파트'로 영화에도 진출했다. 2017년 1월 탤런트 류수영(40)과 결혼, 그해 8월 딸을 낳았다.  

 출산 전 20대 때는 "작가가 써준대로만 하는 연기가 옳다고 생각했고 매너리즘에 빠져서 뻔한 연기를 해왔음을 쉬는 동안 깨달았다"며 "자신이 만들 수 있는 등장인물이 있는 작품이면 뭐든 하고 싶다"는 새로운 경지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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