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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매매여성 생계대책 無…자활지원 프로그램 필요”

등록 2019.09.03 17: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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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성매매 집결지 실태와 여성친화적 공간 조성방안’ 발표

“산지천 인근 주민에 대한 인식개선 등 지역 환경정비 동반돼야”

【제주=뉴시스】제주시 일도1동 산지천 일대에서 한 중년 여성(가운데)이 남성인 불법 성매매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제주시 일도1동 산지천 일대에서 한 중년 여성(가운데)이 남성인 불법 성매매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배상철 기자 = 제주 탐라문화광장 일대에서 은밀하게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근절하기 위해선 생계대책이 없는 성매매 여성의 자활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화진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은 3일 ‘제주지역 성매매 집결지 실태와 여성친화적 공간조성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업소에서의 철저한 통제 아래 생활하는 성매매 여성들은 업소 주인 등의 경제적 착취로 대부분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탐라문화광장 인근 성매매 집결지에서 일한 여성 2명을 만나 면접조사 했다. 이들은 10대 어린 나이에 업소에 진입했다고 한다”면서 “성매매 일로 육체적, 정신적인 안전에 대한 위협도 많았다고 털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매매 여성들은 탐라문화광장을 조성하면서 건물주와 업주들만 보상을 받고 자신들은 보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전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2017년 탐라문화광장이 조성되면서 성매매 업소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성매매 업소는 남아있다”며 “여인숙 등 숙박업소를 임대하거나 심지어 가정집을 임대해 몰래 영업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제주=뉴시스】제주시 일도1동 산지천 일대에선 불법 성매매 호객행위를 하는 중년 여성들이 건너편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제주시 일도1동 산지천 일대에선 불법 성매매 호객행위를 하는 중년 여성들이 건너편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그러면서 “남아있는 업소의 성매매 여성들은 선불금이나 업소 생활에서 진 부채를 갚지 못해 갈 곳이나 생계대책이 없는 여성들”이라며 “성매매 여성의 경험을 반영한 자활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산지천 주변에 사는 지역주민은 오랫동안 성매매 집결지로 알려진 동네에서 산다는 사실을 창피하고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지역주민에 대한 인식개선 및 역량 강화 교육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 연구위원은 탐라문화광장 및 북수구광장 상설 프로그램 운영, 산지천 지역 여성 역사자원을 연계한 문화콘텐츠 개발, 젠더 거버넌스 허브 공간 구축, 주민참여형 공공시설 설치 등을 포함한 지역 환경정비를 제안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이은희 원장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성매매 근절을 위한 근본적 해결 의지와 모두가 행복하고 안전한 공간 조성 정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1년 제주도는 도심공원을 표방한 제주도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며 4만5845㎡에 이르는 산지천 일대에 예산 565억원이 투입해 탐라문화광장 조성 사업을 시작해 2017년 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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