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여야, 예결위서 '조국 간담회 대관' 공방…딸 의혹도 지속(종합2보)

등록 2019.09.03 19:35:4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한국 "국회 내규 위반" vs 민주 "절차 문제 없어"

민주, 조국 딸 생활기록부 유출 질타…조사촉구

한국, 장학금 특혜 의혹 지속 제기…"선례 없어"

'조국 공방전'으로 변질된 예결위에 자성론도

"예결위서 하루 종일 조국 얘기, 생산적 회의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8 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 등을 안건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2019.09.0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18 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 승인의 건 등을 안건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지은 유자비 윤해리 문광호 기자 = 여야는 2018 회계연도 결산심사를 위해 3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또다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전날 조 후보자가 국회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것을 놓고 여야는 강하게 충돌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청 회의장을 대관해 조 후보자에게 내준 것이 국회 사무처 내규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맞섰다.

이현재 한국당 의원은 "어제 조 후보자가 국회에서 '기습'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딸과 아내, 모친 등 세 사람을 핵심 증인으로 제외해 청문회 가능성이 열렸으나 조 후보자와 민주당은 청문회가 무산됐다는 이유로 기자간담회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의 국회 본청 회의장 대관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전날 '의원총회' 명목으로 국회 사무처에 해당 장소를 대관 신청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간담회에 앞서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간담회 방식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곳에서 의총을 열었다.

논란은 그 이후에 불거졌다. 민주당이 의총을 마친 직후 회의장을 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 장소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국회 사무처의 시설대관 관련 내규 제7조를 보면 사용 신청인 외의 자에게 사용을 위임하는 경우 국회 사무총장이 행사 취소를 명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허가 받은 목적 외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행사 취소 사유가 된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전체회의에 출석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에게 "특정 정당이 의총을 명목으로 국회 회의장을 빌려서 검증해야 할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국회가 이를 돕는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냐"고 질타했다.

이어 "어제 기자간담회를 통해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무제한적으로 변명하는 기회를 국회가 나서서 제공한 선례를 만든 것 아니냐. 청와대와 여당도 아닌 국회가 사실상 동조했다는 측면에서 개탄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유 사무총장은 "(대관 절차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규정에 대해 보다 명백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여야가 합의를 못해 청문회가 무산됐다. 그런데 무산된 청문회의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할 자리가 없어서 국회에 와서 반론을 제기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느냐"며 "이렇게 국회를 무시해도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박완수 의원 역시 "조 후보자 '홍보간담회'를 보면서 국회가 존재할 의미가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했다"며 "특정 개인의 홍보장으로 국회를 제공해주고, 의원이 개인의 홍보 장소에서 시녀로 전락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회의 위상을 스스로 추락시키고 권능을 스스로 무력화시키며, 국민의 대표이길 거부하고 장관 후보자에게 멍석을 깔아준 민주당과 관계 의원들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인사청문회가 아닌 기자간담회가 열릴 수밖에 없었던 책임을 한국당에 물으며 반박에 나섰다.

심재권 의원은 "참으로 본말이 전도된 잘못된 비난들이 일부에서 가해지고 있다"며 "원인 제공을 해놓고 조 후보자를 탓하는 잘못된 작태에 대해 참으로 유감을 표한다. 그야말로 적반하장 태도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당 안호영 의원도 "정당이 국회 회의장을 빌려서 기자간담회나 초청강연 등 내부 행사를 여러 가지 형태로 진행하는 것은 이제까지 허용돼왔다"며 "문제된 적 없다. 그런 부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종성 의원 역시 "우리 당이 하루 종일 (해당 장소를) 예약한 상태였다"고 했고, 최인호 의원은 "일부에서 내규 위반 등으로 정치 공세를 하고 있지만, 한국당도 의총을 신청해놓고 회의장을 기자간담회로 활용한 바 있다"고 역공했다.

민주당은 이날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 '조 후보자 딸의 한영외고 재학 시절 영어 과목 성적이 4~7등급이었다'면서 영어논문 제1저자 등재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학교생활기록부 유출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질타했다.

심재권 의원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이거 전적으로 잘못된 거 아니냐. 초중등 교육법에 따르면 규정에 해당되지 않는 사유로 학교 생활과 건강 상태를 대외에 공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수사 지시 의향을 물었다.

이에 박 장관은 "그 내용은 사실 법무부와 관련 없는 내용으로 구체적인 경위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생활기록부 공개가 명백히 초중등 교육법에 위배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상헌 의원도 "조 후보자 딸의 생활기록부 유출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기동민 의원은 "생활기록부 내용이 공개돼 정쟁에 악용되고 있고, 이는 또 딸에 대한 무차별적 인권침해"라며 교육부와 인권위의 조사를 요구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이같은 비판에 조 후보자 딸의 '장학금 수수' 논란으로 맞섰다.

앞서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에 앞서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다니며 서울대 총동창회가 운영하는 재단에서 두 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은 것을 놓고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현재 의원은 "어제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면서 '저와 어떤 가족도 장학금을 신청하거나 전화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두 차례 유급에도 장학금을 받았다. 피터지는 경쟁을 해서 받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쑥쑥 줬다"고 비꼬았다.

성일종 의원도 박백범 교육부 차관에게 "지금껏 신청도 안 했는데 장학금을 준 선례가 있느냐"고 물었고, 박 차관은 "그런 종류의 장학금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천거한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장학금이 나오느냐"고 질타했다.

결산심사를 위해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가 또다시 '조국 공방전'으로 비화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맹성규 의원은 "이곳은 예결위다. '조국 특위'가 아니다"라며 "당사자도 없는 상황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계속되기보다 규정된 절차에 따라 상황이 정리돼야 한다"고 환기했다

이후삼 의원도 "하라는 인사청문회는 안하고 정부 예산과 정책을 다루는 예결위장에서 하루 종일 조 후보자 얘기만 나오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정부 예산을 꼼꼼히 살피는 생산적인 회의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