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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임창정 “내 노래, 비슷한 처지라고 위안삼는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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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06 08:00:00
정규 15집 ‘십삼월’
내년 스스로 TV드라마 제작,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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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앞으로도 정규 앨범을 1년에 한 번씩은 꼭 낼 거예요. 정말 할 이야기가 없을 때는 쉴 수 있겠지만, 최소 미니앨범이라도 내고 싶어요.”
 
가수 겸 배우 임창정(46)은 연예계에서 꾸준함의 상징이 됐다. 그처럼 꾸준히 신곡, 그것도 꽉 채운 앨범으로 내는 가수는 드물다. 농사짓듯, 1년 내내 곡을 만들고 추수하듯 노래를 발표하는 일을 반복한다. 6일 발표하는 정규 15집 ‘십삼월’이 증명이다.
 
“저는 앨범을 내왔던 세대잖아요. 그런데 지금 젊은 세대만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죠. 우리 또래도 계속 음악을 듣고 있어요. 정규앨범이 그 분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아닌가 싶어요.”

어느 순간부터 가요계에서 9월은 ‘임창정의 달’이 됐다. 작년 9월 발매한 정규 14집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의 동명 타이틀곡은 K팝 아이돌 그룹, 드라마 OST가 점령한 음원차트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앨범이 나오면, 10월부터 신곡 생각을 해요. 그때부터 멜로디를 다 쓰고 스마트폰에 저장을 해놓죠. 빠르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죠. 8월에 마무리를 하고 9월에 인사를 하는 루틴이 반복되고 있네요.”

이번 앨범 구성은 톡특하다. 첫 번째 트랙 ‘일월’을 시작으로 앨범의 끝을 장식하는 ‘십삼월’까지 모든 트랙 제목이 순차적 월명으로 돼 있다. 2번째 트랙은 ‘이월’, 3번째 트랙은 ‘3월’ 식이다. 

타이틀곡 ‘십삼월’이 만들어진 뒤 콘셉트를 구상했다. 임창정과 손잡고 그의 히트곡을 양산한 프로듀서 멧돼지와 다시 뭉친 발라드곡으로, 브리티시 팝 풍이다. 자신의 사랑을 모르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한결같이 바라보는 남자의 회한과 슬픔을 세상에 없는 ‘십삼월’에 비유했다.

“영원히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을, 존재하지 않은 달인 ‘13월’에 비유했어요. 사랑은 있지만, 그 사랑이 이뤄지는 날은 13월처럼 ‘오지 않겠구나’라는 심정을 담았죠. ‘십삼월’을 만들고 보니까 남아 있는 곡이 12곡인 거예요. ‘아하! 이거다’라는 생각에 곡마다 분위기에 맞게 열두달에 채웠죠.” ‘십이월’은 실제 크리스마스 캐럴 느낌을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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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한잔’을 비롯해 임창정표 발라드의 특징 중 하나는 고음 파트다. 특히 노래방에서 부를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이번 ‘십삼월’도 마찬가지다. “노래깨나 부르는 친구가 실수하지 않고 부를 수 있는만큼 된다”며 웃었다.

임창정의 발라드와 싱어송라이터 윤종신(50)의 발라드는 90년대부터 반복돼온 일정 패턴이 있는데 지금의 청자들에게도 먹힌다. “요즘에는 우리 같은 구성을 탈피하죠. 그런데 저까지 그러면 안 될 거 같은 거예요. 종신 형이 만나면 그래여. ‘너랑 나랑 뭔 복이야’라고요. 행복한 일이죠.”

자신과 윤종신의 발라드가 사랑을 받는 이유에 관해서는 “무엇을 노리고 만들지 않는, 진정성 때문인 것 같다”고 봤다. “듣는 분들이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느끼고, 노래로 위안을 받는 거 아닐까요.”

임창정은 여전히 가요시상식에 부름을 받으면서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는 전설로 조명된다. “복이 많은 가수죠. 제 큰아들 또래들도 저를 알고 있어요. 임창정의 멜로디와 리듬이 이들에게는 새로운 것이죠. 25년차 가수가 신인인 거예요. 늦게 데뷔한 아저씨 느낌? 하하.”

몇 년 전 제주에 새 삶의 터전을 꾸린 임창정의 얼굴은 갈수록 평안해 보인다. ‘웃으면서 잘 살아보자’라고 매일 생각하며 산다.

“모든 것에 집착하면서, 애걸복걸하며 사는 것보다 즐겁게 살자는 마음이 커요. 그런 마음도 앨범에 담고 싶어 만든 것이 이번 앨범 첫 번째 트랙 ‘일월’이에요. ‘네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느낌을 담았죠.”

임창정은 어느덧 연예계 데뷔 30년을 바라보고 있다. 1990년 영화 '남부군'을 통해 배우로 먼저 데뷔한 그는 1995년 1집 '이미 나에게로'를 발표하며 가수로 나섰다. ‘원조 만능엔터테이너’로 통한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슈퍼선데이’의 ‘금촌댁네 사람들’(1995~1997)로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영화 ‘비트’(1997)의 환규 역을 통해 배우로 크게 주목 받은 그는 멜로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98)에서 톱배우 고소영과 연인 연기를 하기도 했다. 대학로 스테디셀러 소극장 뮤지컬 ‘빨래’에도 나왔다.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설립했다. 예스아이엠(YES I AM) 컴퍼니로, 음반을 제작하는 것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도 만드는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다. 아이돌, 배우를 육성하는 아카데미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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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드라마, 영화 출연이 뜸했던 임창정은 내년에 자신의 회사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조연으로 출연한다. 이 작품 외에 드라마 두 편을 추가로 더 제작한다.

이 회사의 계열사를 통해 외식 사업도 한다. 요식업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돈을 버는 것도 분명 있겠지만, ‘문화를 알리고 있다’는 점을 더 강조했다.

“족발, 소주, 떡볶이를 먹으러 와서는 ‘임창정 가게’라고 하면 저를 더 한번쯤 생각해주실 거 아니에요? 그러다 저를 만나고 인사하면 나중에 한번쯤 제 노래 음원을 한번 더 클릭해주실 거란 생각이 있어요. 하하. 제가 많은 지원군이 생기는 거죠.”

공연문화 쪽에서는 더 큰 꿈을 꾸고 있기도 하다. 자신의 히트곡으로 ‘주크박스 뮤지컬’을 제작할 생각이 있는지 묻자 “안 그래도 구상하고 있다”며 망설임 없이 답했다.

“홀로그램 같은 최첨단 기술과 (주크박스 뮤지컬의 대표 격인) ‘맘마이아!’ 이야기가 만나는 거예요. 꼭 대극장이 아니더라도, 공연을 올리려고 기획하고 있어요. 작가들하고 함께 구상 중인데 적어도 3, 4년은 걸릴 거 같아요. 뻔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눈요기는 확실할 겁니다. 제가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데 그게 저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정말 새로울 겁니다.”

다섯 번째 아이 출산을 앞둔 ‘다둥이 아빠’이기도 한 임창정은 집에서나 집 밖에서나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아 지치지는 않을까.

‘예스아이엠’이라는 회사 이름에도 자신의 ‘긍정 철학’을 담았다는 임창정의 만능키는 “스트레스를 빨리 푸는 것”이다. “고민스러운 일들을 빨리 잊고, 빨리 풀어요. 그래야 회복이 빠르거든요. 그래서 혼자 있을 때도 무조건 웃으려고 노력해요. 그게 연습이 되면, 버릇이 되고, 그러면 웬만한 스트레스는 금방 잊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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