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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혜원 "성폭행 여배우 아픔에 공감, 매일 일기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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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09 12:07:47  |  수정 2019-09-09 14:03:36
드라마 '저스티스'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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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수목드라마 '장영미' 역 배우 지혜원이 9일 오전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종방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탤런트 지혜원(21)은 '영미 노트'부터 만들었다. 성폭행을 당한 배우 지망생 '장영미'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그 아픔에 공감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스물네살까지 영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하나하나 분석했다. "가족·주변 관계는 물론, 영미가 돼 매일 일기를 쓰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고민했다"며 "거의 영미 일대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근 막을 내린 KBS 2TV 드라마 '저스티스'는 복수를 위해 악마와 거래한 변호사 '이태경'(최진혁)과 가족을 위해 스스로 악이 된 범중건설 회장 '송우용'(손현주)이 여배우 연쇄 실종 사건에서 부딪치며 벌어진 이야기다. 지혜원이 연기한 장엔터테인먼트의 신인 영미는 부모에게 버림 받아 상처로 가득했다. 홀로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에게 효도하고 싶어 오디션을 보며 배우의 꿈을 꿨지만, 대학에서 상류층 아이들과 어울리다가 성폭행을 당했다.
 
"영미와 닮은 부분이 많았다. 배우를 꿈꾸고 할머니를 좋아하는 게 비슷했다. 영미는 할머니를 위해 성공을 목표로 잡고 갖은 수모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난 가장 큰 목적이 성공은 아니다. 물론 유명해지면 좋겠지만, 연기하는 자체만으로 만족하고 행복하다. 영미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배우의 길을 가지만, 나와는 방법이 달라 이해되면서도 안타까웠다. 실제로 일어난 성폭행 사건의 기사, 영상, 사진 등을 찾아 보면서 캐릭터에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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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수목드라마 '장영미' 역 배우 지혜원이 9일 오전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종방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9. chocrystal@newsis.com
지혜원은 '저스티스'가 데뷔작이다. 첫 오디션에서 '영미' 역을 따낸 데는 신입답지 않은 성숙함이 한 몫했다. 조웅 PD가 오디션에서 '왜 이렇게 안 떠느냐'고 물었을 정도다. "PD님이 '내가 널 왜 뽑았을 것 같아?라고 물어 '밝은 에너지 때문 아니냐'고 했다. '잘못 알고 있다'며 '네 나이대와 다른 성숙하고 당찬 매력이 보였다'고 하더라"면서 좋아라했다.

첫 회부터 성폭행 피해자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어려운 역이어서 부담도 컸지만,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TV에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것만으로 신기했다며 "큰 화면에서 내 얼굴을 보는 게 처음이었다. 조금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녹아드는 모습이 보였다"고 귀띔했다. '자신감을 더 가지고 연기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연기적으로 보완할 점이 많아서 100점 만점에 50점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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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수목드라마 '장영미' 역 배우 지혜원이 9일 오전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종방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9. chocrystal@newsis.com
극 초반 타락한 변호사 '이태경'이 재판에서 왜곡된 주장을 하자 절망, 오열했다. 권력을 쥔 자들에게 성폭행, 납치, 감금되는 등 당하기만 해 지치지는 않았을까.

 "법정에서 나와 '나 아니'라고 열변을 토하는 장면이 있었다"며 "촬영한지 서네번 정도 밖에 안 됐을 때여서 영미에게 이입하기도 바쁜데, 현장에도 적응해야 했다. 영미에게 감정 이입을 완벽하게 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돌아봤다.

"마지막회에서 이태경 변호사가 '장영미씨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파렴치하게 꽃뱀이라고 만들었습니다'라고 자백하지 않았느냐. 극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슬퍼서 울었다. 요즘 이런 사건 관련 관심이 많아서 시청자들이 더 영미를 안쓰럽게 보고 공감한 것 같다. 연기하면서 안 지쳤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나보다 영미가 더 지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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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수목드라마 '장영미' 역 배우 지혜원이 9일 오전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종방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9. chocrystal@newsis.com
하지만 영미는 끝까지 사이코패스 재벌2세 '탁수호'(박성훈)에 대한 증언을 포기하지 않았다. "절실함에서 나온 것"이라며 "감금돼서도 할머니가 기다리니까 꼭 나가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박성훈 선배가 평소에는 다정한데 카메라만 돌면 싸늘해진다. 연기를 안 해도 소름이 돋아서 살짝 뒤로 가게 되더라"며 감탄했다.

소속사 키이스트 선배인 손현주(54)에게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붙는 신이 많지 않았지만 "같이 호흡할 때 연기, 기술적으로 약한 부분을 알려줬다"며 "현장에서 실수 아닌 실수를 많이 하곤 했는데 선배가 카메라 위치, 시선 처리 등과 관련해 조언을 많이 해줬다. 연기적으로나 평소 성품이나 배울 점이 정말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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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수목드라마 '장영미' 역 배우 지혜원이 9일 오전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종방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9. chocrystal@newsis.com
지혜원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자를 꿈꿨다. 우선 부모가 바라는대로 대학에 간 뒤 '연기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가족들이 반대할 것 같아서 3년 동안 가슴 속에만 품고 있었다"며 "고3 때 우연찮게 꿈을 말하니 다들 놀라면서도 '왜 이제야 말했느냐'고 하더라. 부모님이 쿨하게 허락해 줘 고3이 된 후 3~4월 연기과 입시를 준비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인들과 달리 연기 욕심으로 가득해 보인다. 롤모델로 김혜자(78)를 비롯해 전도연(46), 서현진(34)을 꼽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혜자 선생님의 작품을 보자마자 '나도 저런 배우가 돼야 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연기를 한다기보다, 진심이 다 느껴져서 그 자체로 보였다"며 "전도연, 서현진 선배도 자연스러운 연기는 물론, 일상도 따뜻하고 인간적인 모습이 많지 않느냐. 나도 대중들과 가까이 소통하는 따뜻한 매력을 갖고 싶다"고 바랐다.

"흔하지만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 수식어만큼 기분 좋은 말은 없으니까. '저스티스' 때 내 모든 걸 보여줬다. 첫 오디션이라서 '떨어져도 돼. 다 보여주고 놀고 오자'는 마음이 컸다. 촬영 중간에 다른 작품 오디션도 봤는데, 다 떨어졌다. 절실하지만 뭔가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해 다음에는 나의 매력을 더 잘 보여주고 싶다. '저스티스'가 끝나고 나니 연기를 더 잘하고 싶어졌다. 이 마인드 잊지 않을 수 있을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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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2TV 수목드라마 '장영미' 역 배우 지혜원이 9일 오전 서울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종방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09.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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