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축구

김판곤 위원장 "최인철 감독 강성 이미지 사전 파악, 검증 미숙 사과"(종합)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9-09-10 11:55:35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최인철 여자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자진사퇴 및 향후 감독 선임 절차 관련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최 감독은 9일 과거 선수를 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시인하며 자진으로 물러났다. 2019.09.10.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김판곤 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최인철 전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의 폭행 전력을 파악하고도 임명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대표팀 감독이 계약 기간도 시작하지 못한 채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10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위원회에서는 감독의 강성 이미지가 약점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지난달 29일 윤덕여 전 감독의 후임으로 여자대표팀 사령탑에 임명됐다.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3전 전패로 참패를 경험한 대한축구협회는 인천현대제철의 WK리그 6연패를 지휘하며 지도력을 입증한 최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8년 만의 A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온 최 감독은 2주도 안 돼 중도 하차했다. 인천현대제철 시절 선수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학원축구 지도자로 몸담으면서 미성년 선수들에게 폭력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먼저 "여자국가대표 감독 선임 결과로 축구팬과 대한축구협회에 많은 실망을 안겨드려 위원장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감독 선임 전권을 부여받고 모든 과정을 주도한 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윤 전 감독의 사퇴와 함께 후보자 꾸리기에 나섰다. 후보군을 최초 13명에서 7명으로 압축했고, 인터뷰를 거쳐 3명의 최종 협상 대상자를 꾸렸다. 직접 만난 외국인 감독도 2명 있었지만 강화위원회는 WK리그 감독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국내 감독으로 범위를 좁혔다. 이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이가 최 감독이다.

김 위원장은 "열약한 축구 환경에서 종사하는 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다 싶어서 국내 감독을 우선순위로 뒀다. 우리가 설정한 기준이 높았기에 부합하는 후보가 몇 명 되지 않았다"면서 "최 감독은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현재 국가대표를 평가하고 목표 지점까지 잘 설정했다. 현재 세계 축구 트렌드가 어떤지 가장 잘 파악하고 있었다. 감독의 기술적 역량은 상당히 월등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검증 과정에서 최 감독의 과오를 파악했다. WK리그 감독 중 한 명으로부터 "최 감독이 부임하면 현대제철을 제외한 선수들이 대표팀에 갈 때 편안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도 접수했다.

면접 중 최 감독으로부터 과거 선수 폭행 사실을 직접 듣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최 감독이 '예전엔 어렸고 미숙했다, 여러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면서 하나의 사례를 말했다. '파일로 어떤 선수의 머리를 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잘못했구나 싶어서 반성하고 선수에게도 사과했다'고 했다. 그 이후 선수를 많이 도와줬고, 이적할 때도 도와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수와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는 최 감독의 말만 믿고 해당 사건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직접 만난 인천현대제철 선수들이 최 감독의 장점을 늘어놓으면서 확신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다. 선임이 발표된 후 최 감독을 둘러싼 의혹이 곧장 불거졌다. 최초 해당 내용을 부인했던 최 감독은 이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실제 최 감독과 마찰을 빚은 선수는 여전히 그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여자축구대표팀 신임 최인철 감독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9.03. myjs@newsis.com
김 위원장은 "최 감독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표팀에서는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도 염려가 됐기에 계약서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면 곧바로 해지한다는 장치를 뒀다"면서 "그 이후 나온 내용은 (처음 들은 것과) 상당히 차이가 난다. 당황스럽다. 감독도 처음에는 부인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하더라. 시간을 끌수록 좋지 않으니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감독께서는 진솔하게 사과했고 선수를 많이 도와주면서 지금도 관계가 좋다고 했지만, 본인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접 해당 선수와 접촉했느냐'는 질문에는 "만나서 말할 상황이 아니었다. 꼭 확인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지 않았다. 예전에 어렸다고 말하면서 최 감독은 본인이 그 케이스를 말한 것이다. '반성을 많이 했구나'라고 생각했다. 많이 추적했으면 좋았을텐데 안 됐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보다 섬세하게 들여다보지 못한 점을 거듭 사과하면서도 현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를 찾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털어놨다.

"그동안 감독 후보들이 다 루머 하나씩은 다 있었다. 그렇다고 경찰에 가서 범죄 사실을 증명할 수도 없다. 주변에 물어보는 정도"라는 김 위원장은 "(최 감독의 경우) 한 해도 쉬지 않고 커리어가 이어졌다. 큰 문제가 있었다면 한 번 끊어졌을 것인데 이어졌기에 우리가 빈틈을 가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더 의심하고 더 파고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런 부분이 소홀했다면 사과를 드리겠다"면서 "요즘은 기준이 많이 변했고 높아졌다. 도덕적인 부분을 따라가지 못했다면 그 부분도 더 보완하겠다"고 보탰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지도자들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10~20년 전 일을 파면 누구든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속도에 맞출 수 있도록 계몽하고, 개선하고, 반성해야 한다"면서 "솔직히 '앞으로 어떤 국내 지도자를 뽑을 수 있을까'라는 염려도 든다. 막막하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지금부터 우리가 바뀌고, 지금보다 더 성숙해야 한다. 이번 일을 통해 지도자들이 많이 생각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여자축구는 다음달 4일과 7일 세계 최강 미국과 원정 경기를 갖는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강호들과의 실전이지만 이 경기 전까지 새 감독을 뽑는다는 보장은 없다. 최 감독 사태로 크게 데인 김 위원장은 보다 신중하게 여자축구를 이끌 적합한 인물을 뽑겠다는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1번 협상 대상자가 실패로 돌아갔으니 2번 협상 대상자와 협상을 하겠다"면서도 "아예 풀을 확 넓혀서 다시 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시간을 갖고 아예 넓혀서 하는 것도 생각해보갰다"고 했다.

다만 전날 프랑스 매체 레퀴프가 제기한 레날 페드로스 올림피크 리옹 감독과의 접촉설을 두고는 "(최 감독을 선임하기 전) 현지에 가서 만난 적이 있다. 그때 내용이 이번에 나온 것 같다"고 최 감독 사태가 불거진 뒤 만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hjkwon@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헤드라인

스포츠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