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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중학교서 장애 학생 왕따에 집단 폭행까지

등록 2019.09.11 16: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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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학생 학부모 "아이는 고통 속에 극단적 생각까지"

【뉴시스】그래픽 전진우 기자 (뉴시스DB)

【뉴시스】그래픽 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청주=뉴시스】인진연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몸이 불편한 학생이 같은 반 학생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것도 모자라 지속적으로 왕따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피해 학생이 담임교사 등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등 학교 측의 대처에도 일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피해 학생 학부모와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지속적으로 왕따를 당하던 한 청각장애 학생이 같은 학교 6명의 학생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이후 최근까지도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던 이 학생은 집단 폭행에 가담했던 학생 중 일부와 학년이 바뀌어서도 같은 반으로 배정되는 등 집단 따돌림이 계속될 수 있는 빌미를 학교 측이 제공하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학년이 바뀌거나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 피해학생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도록 일선 학교에 권고하고 있다.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은 지난 6일에도 발생해 장애학생의 실내화를 3~4명의 학생이 빼앗아 서로 돌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 학생은 매일 학교로 향하는 길에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할 만큼 힘든 시간이 계속된 셈이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지난해부터 많을 때는 하루에 다섯 번까지 셀 수 없을 만큼 수시로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우리 아이가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은 학생들 잘못이라는 투로 말을 해 피가 거꾸로 솟는다"라며 "학교 교사들은 우리 아이가 괴롭힘을 당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힘들어하는지는 몰랐다는 말뿐"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심지어 지난해 우리 아이가 집단 폭행을 당할 때 지켜보던 다른 아이들이 다 웃고 있었다고 학폭위 문건에 기록돼 있었다"라며 "학교의 교육이 제대로 됐다면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말렸을 건데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라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묵인하고 방조하는 사이 아이는 매 순간마다 극단적인 생각을 할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오죽하면 아이 동생이 일기장에 '형 때문에 내가 괴롭다. 형이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써 놓은 것은 보는 부모 심정이 어떻겠느냐"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피해 학부모에게 "더 신경 썼어야 하는데 비슷한 문제 계속 생겨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며 "피해 학생이 많은 괴롭힘을 당한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힘들어 하는 것은 몰랐다"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안을 인지해 장애인 인권단체 전문가들과 특수교육팀 등이 이날 학교를 찾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라며 "경찰에도 사안이 정식으로 접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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