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해준 "착한 영화, 세상에 선한 영향력 끼친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열연
박해준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로 코미디 연기에 처음 도전한 박해준(43)은 이렇게 말했다.
아이 같은 형 '철수'(차승원)를 걱정하는 동생 '영수'를 연기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영수가 굉장히 착한 인물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피를 나눈 형제다. 형을 너무 좋아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결혼한 남자가 형을 챙기는 일이 버겁다. 아내의 든든한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항상 머릿 속에 형 걱정이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에는 형을 엄청 존경했고, 지금 해야 하는 것은 형을 사랑하는 일이다.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다. 영수는 철이 없고 허세를 부리기도 한다. 그런 면은 의상에 표현이 되지 않았나 싶다. 감독이 의상이 굉장히 좋다고 했다."
근래 보기 드문 '착한' 영화다.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이 관객을 웃기고 울리기를 반복한다. 복잡한 세상사를 잠시 잊고 희망과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박해준은 "중요한 사건이 생겼을 때 국민 감정이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다. 알고보면 아름다운 일도 많이 일어난다.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자주 했다"고 돌아봤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인간애와 희생정신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이나겸 미술감독은 촬영 준비 당시 대구 중앙로역을 여러 번 방문했다. 사건 기록들을 살펴보는 등 세심하게 작업했다. "가족 중에 씻을 수 없는 장애를 입으면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나에게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었다. 내가 인간으로 살고 있지 않았다는 느낌이었다. '왜 이렇게 무신경하게 살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의 아픔을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을 반성했다."
드라마 '닥터 이방인'(2014) '미생'(2014) '아름다운 나의 신부'(2015) '원티드'(2016) '나의 아저씨'(2018) '아스달 연대기'(2019), 영화 '명왕성'(2013) '무명인'(2014) '탐정: 더 비기닝'(2015) '순정'(2016) '4등'(2016) '대립군'(2017) '독전'(2018) '악질경찰'(2019) '유열의 음악앨범'(2019) 등에 출연했다.
주로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악역 연기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악역 연기를 할 때는 촬영이 끝나고 나서 뒷맛이 좋지 않다. 내가 꼭 이렇게까지 표현했어야 했나 하면서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이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준 것으로 생각하면 배우로서 기분 좋은 일이다."
대중에게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싶다. "예전에는 리얼한 연기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좀 달라졌다. 작품의 스타일에 맞게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책임감있게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밀도있게 연기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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