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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에 北 김정은도 참석할 가능성?…"현실적 제약"

등록 2019.09.16 16: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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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외무상 불참…김정은 참석 가능성 제기돼

강경화 "가능성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워"

실무회담 재개 움직임에 文 대통령 총회 참석

김정은, 국제무대서 비핵화 의지 천명시 '효과'

실무협상 재개 안 된 상황서 어렵다는 관측도

유엔총회서 '인권 문제' 부각 등 제약 요인 많아

【서울=뉴시스】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9.09.11. (사진=조선중앙TV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9.09.11. (사진=조선중앙TV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유엔총회가 열리는 이달 하순께 북미가 실무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매년 9월 하순께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그간 북한은 통상적으로 외무상이 참석해왔다.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2016년 5월 당 제7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으며, 그 다음달 북한 매체 보도에서 리수용의 뒤를 이어 외무상의 자리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유엔총회에 외무상으로서, 북한을 대표해 참석했다. 이어 2017년과 2018년에도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 유엔총회에 리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을 거라고 통보했다. 전례에 비춰볼 때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할 거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유엔총회에 정상이 참석하는 국가가 적지 않고, 우리나라의 경우 이낙연 국무총리 참석을 검토하다가 북한이 미국에 실무협상을 공개 제안한 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이라는 깜짝 이벤트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김 위원장 참석 준비) 조짐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는 정치적 파급력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하면서도 "미국이 우리에게 신뢰감을 갖게 해야 실현이 가능하다"며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유엔총회 무대를 핵 무력과 북미협상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 표명 기회로 삼은 것이다.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협상 재개, 그리고 협상 진전을 전제로 한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지도자들을 앞에 두고 비핵화 의지를 재차 천명한다면 그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고, 북한이 이러한 기회를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엔 =AP/뉴시스】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2018.09.30

【유엔 =AP/뉴시스】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2018.09.30

지난 6월30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당초 예상했던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가까이 회담을 진행하는 등 외교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을 북미 정상이 현실화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러한 예측에 무게를 더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악역을 담당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점도 영향을 미칠 거라는 관측이다.

다만 이러한 전망에 여러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재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에 대한 확신 없이 움직였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터라 북한 입장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관측이다.

그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하려면 자신의 전용기가 아닌 다른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전용기를 빌려 싱가포르를 방문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도 했으나, 이러한 방법을 또다시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상황에서 유엔총회에 간다고 해도 얻을 게 많지 않다"며 "북한은 비핵화를 약속했으나 행동으로 보여준 게 없고, 많은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여전히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어 비핵화 이외의 여러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딜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국제 외교무대에 등장해 자신들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을 거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리 외무상이 총회에 안 가겠다고 통보했으니, 이번에는 김성 대사가 연설을 할 것으로 본다. 예전에도 유엔 주재 대사가 연설한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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