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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사실 공표금지' 논란…"사고 난다고 도로 없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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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17 05:30:00
법무부,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칙 추진
소환 조사 등 비공개 원칙…엄격 제한
'깜깜이' 수사 국민 알권리 침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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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19.09.16.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강진아 기자 = 검찰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법무부가 수사 내용 공개를 금지하는 규칙을 새로 추진하면서 법조계에서는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이번 기회에 그간 문제가 됐던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과, 수사 비공개로 국민 알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충돌하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재의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폐지하고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칙'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법무부 훈령으로, 형사사건에 관해 원칙적으로 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소 전후 모두 오보 등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 수사내용 공개를 금지하고, 소환 대상자 동의가 없는 한 소환 조사 관련 사항을 비공개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에는 공적 인물 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거나 외부에 알려져 확인을 구한 경우 인권 침해나 수사 지장이 없는 선에서 공개를 허용했지만, 이를 엄격히 제한했다. 구두브리핑 등도 예외로 뒀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폐쇄돼 있는 수사기관 특성상 '깜깜이' 수사가 될 수 있고 국민의 알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의 한 검사는 "검찰은 그 권한에 있어 견제를 받아야 하는 집단이 아닌가. 언론이 지켜보고 감시하면서 (수사를) 더 엄정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새 추진안처럼 바뀌면 오히려 검찰 입장에서는 수사하기 더 쉬울 수 있다. 자칫 특정 사건들은 묻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도 "피의사실 공표 문제가 늘 제기되고 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수사 관련 내용을 모두 통제하고 (공보를) 없애버리는 것은 또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교통사고 난다고 도로를 아예 없애버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이 조 장관 가족 관련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법무부 추진이 시기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간 주요 사건의 경우 피의사실 공표 문제가 지적돼 왔지만, 조 장관 수사에 착수하면서 여당의 검찰을 향한 피의사실 유출 공세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도 조 장관 가족 관련 수사에 함구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수사 때는 검찰 행보를 지지하다가 이제와 '적폐'로 몰아가고 있다"며 "피의사실 유출을 단정지으면서 검찰을 압박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도 법무부의 새 규칙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일가의 줄줄이 소환, 기소가 불가피해지니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공보지침을 변경하고 감찰을 통해 수사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라고 의심했고, 민주평화당도 "조국 일가를 위한 또 다른 특권과 특혜"라고 질타했다.

반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불거진 피의사실 공표 논란으로 현재의 수사공보준칙이 만들어졌고, 이후 사회적 변화를 반영해 다시금 손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깜깜이' 수사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오비이락'처럼 보이지만 이번 기회에 해결을 해야 한다. 조 장관으로 인해 우려들이 더 제기되는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기존에 검사들이 인권 침해를 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기 때문에 인권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afka@newsis.com,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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