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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전 대법관 "잘 사는 계층 판사 많아지는 현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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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17 15:06:21
'판결과 정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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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국사회 정의의 현주소를 짚는 신간 '판결과 정의'를 출간한 김영란 전 대법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19.09.1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우리나라가 굉장히 고학력의 사회다. 계층 이동에 대한 갈망이 크다. 그렇다보니 좌절감을 많이 느낀다. 좌절감을 완화시켜주고 그걸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입법으로 우리 사회의 오랜 청탁 관행을 뒤바꾼 김영란 전 대법관이 신간 '판결과 정의'를 출간했다.

김영란(63) 전 대법관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유한 판사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 약자 보호에 소홀한 판결이 많아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잘 사는 계층의 판사들이 많아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계층 사다리를 막아버리는 사회는 옳지 않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게 어려워지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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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국사회 정의의 현주소를 짚는 신간 '판결과 정의'를 출간한 김영란 전 대법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19.09.17. chocrystal@newsis.com
전작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에서 대법관으로 재임하며 참여했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돌아봤다면 이번 '판결과 정의'에선 대법관 퇴임 이후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되짚어보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현재진행형의 쟁점들을 분석한다.특히 대법관들이 자신에게 허용된 자유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냉철하게 비평한 게 저자의 논점이다.

김 전 대법관은 "사법부는 원칙적으로 주어진 법에 따라 판단하지만 같은 법에 대해서도 사회가 공유하는 통념의 변화, 민주주의의 성숙도 등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에 따라 판결도 달라지곤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통념이 변하면서 호주제와 같은 제도적 성차별이 사라지기도 했지만, 가부장제와 같은 성별 계층화는 여전히 남아 있다.가부장제의 본질은 단순히 성별의 차이로부터 나오는 현상이 아니다. 계층화에 의해 구축된 위계질서 문제다. 이분법적 논리에 기반을 둔 채 오랜 시간 동안 남성 우위의 질서를 구성해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확산되면서 사회가 변하고 가부장제가 점차 해체되어감에도 대법원은 그 변화를 다소 보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러 판결을 통해 대법원이 보여주는 변화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법원 선택이 사회를 더욱 정의롭게 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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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국사회 정의의 현주소를 짚는 신간 '판결과 정의'를 출간한 김영란 전 대법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17. chocrystal@newsis.com
김 전 대법관은 "2013년부터 로스쿨에서 대법원 판결들을 읽어보는 강의를 하면서 주로 전원합의체 판결을 대상으로 대법관들이 자신에게 허용된 자유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분석해봤다. 그 결과 내려진 판결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고유의 관점을 가지고 판결을 분석하지는 못했다. 외국 법률가나 학자들을 끌어와서 우리사회에 필요한 시각이 무엇인지 역으로 생각해봤다"고 소개했다.

"최근의 판사들 동향을 보면 어찌됐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주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판결은 마침표가 아니다. 판결을 통해 사건에 대한 시비는 일단락되지만, 그 판결 속 쟁점의 이유가 되었던 가치에 대한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쌓여가는 판결을 돌아보며 판결이 사회를 더욱 정의롭게 했는지 살펴보고, 사법부의 판단이 더 옳은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통념과 공감대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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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국사회 정의의 현주소를 짚는 신간 '판결과 정의'를 출간한 김영란 전 대법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17. chocrystal@newsis.com
"판사가 정치적 사안에 대해 판결하는 것도 일반사람들 이상으로 할 수 없다. 한계를 인식하고 판단하면 좀 더 좋은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보는 것과 해보지 않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정치적 관점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은 피했다. 능력의 한계를 느꼈다. 강의를 하면서 몇 년 모이면 좀 더 발전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사회 전체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나도 변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개인이 교감해나가는 것이다."

김 전 대법관은 지난 16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투명한 절차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을 내는 재판을 하는 것 말고는 국민 신뢰를 얻을 방법이 없다. 좋은 재판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좋은 재판이라는 것도 뭘 담을 수 있느냐에 따라 너무 다르다"고 짚었다.

"재판 경험을 생각해보면 당사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교감이 되면 재판 결과가 불리하더라도 이해를 많이 한다. 사법부는 판결하는 곳이다. 판결을 받으러 오는 당사자들에게 '당신을 이해한다. 하지만 제도가 이렇기에 도와줄 수 있는건 여기까지다'라는 걸 잘 이해시키는 것이 좋은 재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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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국사회 정의의 현주소를 짚는 신간 '판결과 정의'를 출간한 김영란 전 대법관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09.17.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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