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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스팅 "음악, 삶에서 포착"···대항해시대 강태공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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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18 09:50:15
2년4개월 만에 내한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9' 첫째날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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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활동하면서 사람들과 그 여정을 함께 해온 건 정말 멋진 일이예요."

영국 팝스타 스팅은 걸출한 뮤지션들에 의해 다양한 장르가 개척된 20세기 음악의 대항해시대(大航海時代)에 굵직한 항해사(航海史)를 쓴 대표적인 뮤지션이다.

2014년 영국 바닷가 마을의 조선소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자적적인 이야기를 녹여낸 뮤지컬 '더 라스트 십'을 브로드웨이에 올리기도 한 스팅만큼 ‘항해사(航海士)’라는 수식에 어울리는 뮤지션도 드물다. 자신의 항해를 따르는 선원들, 즉 청중을 존중하는 태도 덕이다.

스팅은 18일 e-메일 인터뷰에서 "저는 제 음악의 청중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아요. 그들은 정교하고 세련된 감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감각으로 제 음악을 듣죠"라고 흡족해했다.

"제 흥미를 자극하는 음악을 만들고, 저의 호기심을 따라가며 음악을 만들어요. 저의 팬들도 그와 같은 마음으로 제 음악을 대한다고 생각해요. 팬들 모두 정말 자연스럽고 유기적으로 성정하고 있어요. 저에겐 행운이고, 정말 감사해요."

스팅의 항해는 다시 한국으로 이어진다. 공연기획사 프라이빗커브가 10월 5, 6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펼치는 음악 축전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9'을 통해 한국 선원들을 다시 만난다. 그는 첫째 날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스팅이 내한공연하는 것은 약 2년4개월 만이다. 지난 2017년 5월31일 내한에서는 400석짜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무대에 올랐다. 갇힌 작은 공간에서 소수의 팬들과 교감했던 그는 이번에는 넓게 펼쳐진 잔디에서 더 많은 팬들을 만난다.

"한국에 많이 갔었죠. 몇 번 갔었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서울을 방문했던 기억이 나요. 상당히 흥미로운 문화를 가진 도시예요."

그러면서 스팅은 서울의 10월에 대해 궁금해했다. "어떤 계절인가요? 가을인가요? 좀 더 따뜻하고 편한 계절에 가게 돼서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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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즐기는 스팅은 서울에 오면, 시내에서 산책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그냥 걷는 거죠. 춥지 않다는 게 참 기쁘네요. 10월3일쯤 한국으로 가는데, 제 생일 바로 다음 날이에요. 10월2일이 생일이거든요. 제 나이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검색해보면 아실테니까요. 하하. 한국에 가는 것이, 제 생일을 기념하는 일이기도 하네요. 부디 제 공연에 오셔서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길 바랍니다!"

스팅은 서정적인 음악과 깊이 있고 철학적인 가사로 영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이다. 1977년 세계를 강타한 밴드 '더 폴리스(The Police)'의 메인 보컬이자 베이시스트로 데뷔한 스팅은 이후 영국 대중음악의 아이콘 역할을 해왔다.

1985년 앨범 '더 드림 오브 더 블루 터틀스(The Dream of the Blue Turles)'를 통해 솔로로 데뷔한 스팅은 1993년 발표한 '텐 섬원스 테일스(Ten Summoner's Tales)'에 수록된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가 영화 '레옹' OST로 큰 인기를 누리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 '머큐리 폴링'(1996)을 통해 아일랜드의 민족 정서를 표현하고, 미국의 유명 힙합 뮤지션인 퍼프 대디와 함께 '록산느 97'을 발표하는 등 팝과 재즈, 힙합, 월드뮤직 등 다양한 장르에서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17개 그래미상을 받았다. 지난 5월 새 앨범 '마이 송스'을 발매하고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번 내한은 ‘마이 송스’ 발매를 기념하는 투어다.

"새로운 앨범 덕에 투어를 하게 되니 참 기뻐요.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거든요. 참 기분이 좋습니다. 이 앨범의 곡들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정과 현대적인 에너지를 주고 있어요. 저의 이전 히트곡들을 2019년 버전으로 새롭게 해석해서 담은 앨범이죠. 최근 음악에 대한 팬들 또한 생겨나고 있어요. 그 팬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스팅은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제엠네스티의 '휴먼 라이츠 나우' 투어에 참가하고, 아마존 열대림 보존 기금인 '더 레인포레스트 파운데이션'을 설립하기도 했다. 또 호주에서 쓰나미 피해자들을 위한 자선공연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는 뮤지션의 길을 걸어왔다.

최근에는 브라질 아마존 화재를 주목했다. 아마존 화재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고, 브라질 정부의 아마존 개발 방침에 변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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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환경, 인권 등의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어요. 최근에는 브라질의 숲이 화재로 일그러진 문제 때문에 정말 속이 상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라도 해야해요. 계속 싸워 나가야 하죠."

스팅은 다양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영국 왕실로부터 CBE(Commander of Order of the British Empire) 작위를 받았다. 2004년에는 미국 음반예술 관련 재단인 뮤지케어스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팅이 경계를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듣고 만드는 음악에 역시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저는 클래식 음악도 듣고, 케이팝, 재즈, 블루스 음악도 듣습니다. 모두 같은 언어라고 느껴요. 편견이 없거든요. 음악이 만들어진 구조와 조각들을 살펴보고, 제가 듣는 모든 종류의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얻습니다."

스팅은 음악계 도인으로 통한다. 자연식 등 특별한 식습관을 고수하고, 요가를 즐긴다. 이 모든 순간은 그에게 영감을 준다. "잠에서 깰 때, 창문 너머를 바라볼 때,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모든 순간이 음악으로 탄생할 수 있어요."

스팅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순간을 잘 포착한다면서 이 과정을 낚시에 비유했다. "눈과 귀를 열어 놓기만 하면 돼요. 무엇인가와 연결되며, 또 깨어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한 점이죠. 마치 낚시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음악 강태공'이 따로 없다. 강태공은 문왕과 그의 아들 무왕을 도와 주나라 건국 공신이 된 강태공은 원래 낚시꾼이었다. 미끼를 끼우지 않은 바늘로 낚시를 한 그는 물고기가 아닌 세월을 낚았다고 전해진다. 특별한 미끼 대신, 자신이 갖고 있는 것만 세상에 드리우는 스팅과 닮았다. 

"음악적 소재를 잡아내는 거죠. 그것들은 저 강 속에 다 있어요. 잡기만 하면 되는 거죠. 비유가 괜찮나요?" 괜찮은 정도가 아닌 대단하다. 20세기를 지나 21세기에도 강 아니, 저 넓은 바다에서 여전히 항해하고 있는 위대한 음악 항해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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