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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연설문 전수분석]①총 947회 연설 최대 화두는 '평화'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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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22 07:00:00  |  수정 2019-09-30 09:29:00
뉴시스 창사 18주년 특집 빅데이터 분석
文대통령 취임 이래 총 947회 연설문 조사
'경제·평화' 연관 단어에 집중 현상 뚜렷해
경제 살리기와 한반도 평화가 양대 정책 틀
연도별 최다 빈출 단어의 변화 흐름도 확인
2017년 '북한'→2018년 '한반도'→2019년 '혁신'
올들어 경제 관련 행보 역점 그대로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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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대통령의 말은 국정 최고지도자와 국민 사이의 핵심적인 소통 도구다. 국정인식과 정책 방향성을 나타내는 신호등이기도 하다. 국민은 대통령의 말을 듣고 정부의 철학과 정책을 이해한다. 대통령의 언어 속엔 국정 운영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뉴시스는 창사 18주년을 기념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모든 연설문(2017년 5월10일~2019년 8월15일)을 전수 분석했다. 총 947회의 공개(부분 비공개) 행사를 통해 남긴 33만1474자의 연설문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청와대 공식홈페이지, 대통령 연설문집, 취재지원 시스템(e-춘추관)을 활용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사이람의 도움을 받았다.

◇단순 단어 사용 빈도 수 분석 결과…경제와 평화 키워드로 수렴

단순 언급 횟수 분석 결과 문 대통령은 지난 2년3개월 동안 연설 속에서 '국민'과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각각 4109회와 3616회를 언급했다. 경제(2631회)·정부(2580회)·국가(2567회)·평화(2421회)·협력(2198회)·생각(1556회)·세계(1553회) 등이 10위권에 집계됐다.

국민과 대한민국은 연설문 속에 관행적으로 많이 쓰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개인과 공동체 가운데 국민을 중요하게 생각한 결과라는 식의 해석도 무리다. 정부·국가·생각 등의 일반명사 또한 마찬가지다. 완성된 문장 형태가 아니고선 독자적인 의미를 추출하기 힘들다.

경제·평화·협력의 경우는 앞선 예와 다르다. 하나의 단어 속에 가치 내지는 방향성이 담겨 있다. 반복해서 언급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한반도(11위·1435회) ▲성장(14위·1173회) ▲혁신(15위·1160회) ▲북한(20위·980회) ▲일자리(26위·866회) 등이 비교적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많은 단어들이 큰 틀에서 '경제와 평화'라는 2가지 분야로 수렴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반영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한반도 평화정책 속에서 각 단어들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중요도 기준 재분석 결과…'경제·평화' 연관 단어 집중 현상 뚜렷

연설문 속에서 관용적으로 사용된 단어를 특정 기준에 따라 제거(TF-IDF index 0.3 이하 제외)한 뒤 재분석 한 결과 이러한 경향은 더욱 도드라졌다. TF-IDF index란 여러 개의 문서 속에서 특정 단어가 차지하는 중요도를 객관적 수치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지수가 낮을 수록 무의미한 단어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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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도가 떨어지는 단어를 걸러낸 뒤 재분석한 결과 총 1435회 언급됐던 한반도가 빈도 수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로 집계됐다. 무작위 분석에서 11위에 자리했던 것과 비교해 중요성이 한층 뚜렷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2위·1413회)·혁신(3위·1160회)·북한(4위·980회)·기업(5위·944회)·산업(6위·944회)·남북(7위·905회)·일자리(8위·866회)·사람(9위·859회)·지역(10위·851회)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 분야에 포함되는 단어(3위 혁신·5위 기업·6위 산업·8위 일자리)와 평화 분야로 분류가능한 단어(1위 한반도·4위 북한·7위 남북)들이 10위권 이내에 대다수 포진했다.

투자(26위·459회)·개발(35위·427회)·중소기업(42위·381회)·규제(55위·347회)·4차산업혁명(77위·308회)·고용(87위·288회) 등 경제 분야와 연관된 단어들이 역시 상위권에서 확인됐다.

비핵화(23위·483회)·북미(66위·330회)·한미(71위·326회)·전쟁(74위·315회)·핵(76위·310회) 등의 단어들은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문재인정부의 평화정책 기조를 반복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많이 거론됐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2년 3개월 간 연설문 속 언급 빈도에서 경제 살리기와 한반도 평화라는 대내·외 정책의 양대 틀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잘 사는 경제', '평화 번영의 한반도'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핵심 과제다.

문 대통령은 지난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그동안 연설문 속에서 많이 언급했던 경제와 평화 개념을 하나로 합친 '평화경제' 구상을 처음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평화경제란 문 대통령이 새로운 100년을 지속해 나갈 국가통치 철학으로 제시한 '신(新)한반도 체제 구상'의 중심 개념이다. 통일 한반도의 실현을 전제로 누릴 수 있는 경제효과가 막대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곧 한반도 평화 구상의 다른 이름이다.

◇북한→한반도→혁신…연도별 핵심 단어 변화 양상

문 대통령의 연설문 속에 가장 많이 거론됐던 핵심 단어는 해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취임 첫해인 2017년도엔 북한(474회)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했지만, 2018년도엔 한반도(653회), 올해엔 혁신(489회)이 최다 빈출 단어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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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은 2017년 한 해 동안 한 차례의 핵실험을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총 15회에 걸쳐 20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 때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반복적으로 주재했고, 북한의 도발 행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 한반도 평화 구상을 담은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중단을 촉구한 것을 시작으로 대북 메시지를 본격적으로 반복 발신했다. 북한이라는 단어가 연설문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게 된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8년도엔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계기로 급물살을 탄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핵심 단어에 그대로 반영됐다. 문 대통령은 북한을 직접 언급하기보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 등 달라진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런 기류 속에서 '한반도'라는 단어가 문 대통령 연설문 속에 가장 많이 등장했다. 총 653회 사용된 한반도는 2017년 최다 언급 단어인 북한을 밀어내고 최다 빈출 단어로 올랐다. 이와 함께 남북(2위·504회), 정상회담(4위·452회)을 자주 언급했다.

북한(6위·385회)과 비핵화(8위·300회)에 대한 거론 비중도 높았고, 평창동계올림픽도 2017년 155회 언급에서 2018년 242회로 빈도가 더 늘었다. 전년도 4회 언급에 그쳤었던 '북미'라는 단어는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성사 이후 222회(22위)로 급증했다.

올해 핵심 단어 1·2위는 경제 분야와 연관성이 높은 혁신(489회)과 기업(448회)이 차지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장기 교착 상황에 빠진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북미 관계 교착의 영향으로 남북 관계 개선에 어려움을 겪자 경제 관련 행보의 보폭을 넓혔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세우며 3대 경제정책 기조(소득주도·혁신성장·공정경제)에 역점을 둔 것이 핵심 단어 순위에 그대로 나타났다.

기업의 혁신 성장이 일자리 창출에 주된 기여를 한다는 점, 정부는 4차혁명으로 대표되는 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방향의 경제활성화 전략을 강조한 것이 연설문 최다 빈출 순위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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