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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대학들, 국가장학금 시행 후 교육투자 줄였다

등록 2019.09.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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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사립 모두 실험실습비 등 교육여건 개선 지출 축소

정부 지원 예산 중 학자금 지원 30.8%…4년새 약 10%↑

"고등교육 안정적 투자 확대 필요…대학은 재원 다각화"

【세종=뉴시스】20일 한국교육개발원 'KEDI 브리프' 15호에 실린 '국가장학금사업 이후, 고등교육재정 현황은?'에 따르면 사립대의 2016년도 교육여건과 밀접한 실험실습비·기계기구매입비·집기비품매입비·도서구입비 비중을 살펴보면 국가장학금 실시 당해년도인 2012년도(4.3%)보다 0.8%포인트 줄어든 3.5%로 나타났다. 2019.09.20. (자료=KEDI 브리프 발췌)

【세종=뉴시스】20일 한국교육개발원 'KEDI 브리프' 15호에 실린 '국가장학금사업 이후, 고등교육재정 현황은?'에 따르면 사립대의 2016년도 교육여건과 밀접한 실험실습비·기계기구매입비·집기비품매입비·도서구입비 비중을 살펴보면 국가장학금 실시 당해년도인 2012년도(4.3%)보다 0.8%포인트 줄어든 3.5%로 나타났다. 2019.09.20. (자료=KEDI 브리프 발췌)

【세종=뉴시스】 이연희 기자 = 정부가 2012년부터 대학생 가정형편에 따라 학비를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이른바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실시한 이후 국내 대학들이 교육여건에 대한 투자부터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교육개발원 'KEDI 브리프' 15호에 실린 한국재정정보원 나원희 부연구위원과 한국교육개발원 박경호 교육조사분석연구실장의 '국가장학금사업 이후 고등교육재정 현황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공립대와 사립대 모두 국가장학금 시행 당해년도인 2012년보다 교육·연구 여건과 밀접한 항목의 지출을 감축했다.

국가장학금은 2011년 대학교육비 14조원 중 7조원을 정부와 대학이 부담하는 제도다. 학생 가계소득 분위에 따라 직접 학생의 등록금을 경감하는 1유형과 대학별 등록금 동결·인하 및 장학금 확충 노력에 따라 마중물로 투자하는 2유형으로 나뉜다.

학생의 등록금 부담은 직접 덜어주는 사업이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 등록금 재원이 단순 국가 재정으로 대체되는 격이다. 실제 정부가 투자하는 고등교육 예산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유독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 등 학자금 지원 비중이 급속히 늘었다. 2012년 21% 수준이던 학자금 지원 예산은 2016년 30.8%로 9.8%포인트 증가했다. 대학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타 사업 예산 비중은 79%에서 69.2%로 줄었다.

긴축재정에 접어든 사립대들은 국가장학금 시행 이후 교육여건과 밀접한 ▲실험실습비 ▲기계기구매입비 ▲집기비품매입비 ▲도서구입비 지출을 줄였다. 2012년 이 지출 항목의 금액은 총 9835억원(4.3%)이었으나 2015년에는 8241억원(3.4%)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6년에는 2015년 대비 약간 증가한 8649억원(3.5%)으로 나타났으나 2012년과 비교하면 0.8%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2012년 대비 2016년 연구비는 0.4%포인트, 기계·기구와 집기·비품매입비는 0.3%포인트씩 줄었다. 기타 학생경비, 실험실습비, 교육외 비용, 도서구입비 항목 지출 비중을 0.1%포인트씩 감축했다.

사립대가 가장 많이 줄인 지출 항목은 4%포인트 감소한 적립금(미사용차기이월자금)이다. 반면 교내외 장학금은 총 7.3%포인트, 교직원보수는 총 1.2%포인트 늘렸다. 교내외 장학금을 늘린 이유는 대학의 등록금 동결·인하 및 장학금 확충 규모에 따라 마중물로 투자하는 국가장학금 2유형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공립대학은 지난 2016년 교육·연구·학생지도비를 전년도인 2015년 대비 0.4%포인트 줄였다. 이어 장학금과 학교운영비를 각 0.2%포인트, 학생활동지원비와 복리후생비, 강의료 등을 0.1%포인트씩 감축했다. 반면 인건비와 건설비 비중은 각각 0.9%포인트 늘렸다.
【세종=뉴시스】20일 한국교육개발원 'KEDI 브리프' 15호에 실린 '국가장학금사업 이후, 고등교육재정 현황은?'에 따르면 국공립대학은 지난 2016년 교육·연구·학생지도비를 전년도 대비 0.4%포인트, 학생활동지원비와 복리후생비, 강의료 등을 0.1%포인트씩 감축했다. 인건비와 건설비 비중은 각각 0.9%포인트 증가했다. 2019.09.20. (자료=KEDI 브리프 발췌)

【세종=뉴시스】20일 한국교육개발원 'KEDI 브리프' 15호에 실린 '국가장학금사업 이후, 고등교육재정 현황은?'에 따르면 국공립대학은 지난 2016년 교육·연구·학생지도비를 전년도 대비 0.4%포인트, 학생활동지원비와 복리후생비, 강의료 등을 0.1%포인트씩 감축했다. 인건비와 건설비 비중은 각각 0.9%포인트 증가했다. 2019.09.20. (자료=KEDI 브리프 발췌)

국가장학금 정책 이후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도는 2012년 59.8%에서 2016년 56.7%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국고보조금에 대한 의존도는 2012년 대비 8.1%포인트 증가한 16.3%로 총액은 약 3조90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의 고등교육 투자 비중은 선진국보다 낮은 편이다. 한국의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2000년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 63.9% 수준이었다가 2010년 73.7%까지 증가했으나 2012년에 실시된 국가장학금 사업 이후 65.7%, 2014년 59.3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 10일 발표된 2019 OECD 교육지표에서도 2016년 기준 한국 학생 1인당 대학 공교육비 지출액은 1248만원으로 OECD 평균(1852만원)보다 적었다. 이 중 정부 재원은 학생·학부모가 부담하는 민간재원보다 적은 편이다. 2016년 기준 OECD 평균 정부 투자 비율은 66.1%였으나 한국 정부의 고등교육 투자 비율은 37.6%에 불과했다. 초중고교 단계는 OECD 평균(90%)과 유사한 86.2%인 것과 대조되는 수치다.

나 부연구위원은 대학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대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대학의 등록금 동결·인하를 유도하면서 대학 수입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국가장학금 지원뿐 아니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재정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대학에 대해선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 재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기부금을 확충하는 등 고등교육 재원을 다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사립대학의 경우에는 학교법인의 전입금 확충 노력 등을 포함한 수입 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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