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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만 보니? 난 책도 읽는다···공연북클럽 인기 왜

등록 2019.09.20 17:07:29수정 2019.09.24 11: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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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맨 끝줄 소년' ⓒ예술의전당

연극 '맨 끝줄 소년' ⓒ예술의전당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책을 읽는 모임인 '북클럽' 열풍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독서모임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트레바리'가 대표적이다. 교보문고 같은 대형서점, 문학동네·민음사 같은 대형출판사도 북클럽을 만들고 한창 운영하는 중이다.

국공립 복합공연장에서도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이 대표적이다.

10월24일부터 12월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국내 삼연하는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맨 끝줄 소년' 관련 북클럽 '교양인'을 운영한다. 

원작 독서토론(21·28·10월5일), 연극 공연토론(11월 2·3일) 등 총 2회로 구성됐다. 이달 초 모집 인원 약 30명을 받았다.

이번이 벌써 4기째다. 2017년 테네시 윌리엄스의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작년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 올해 초 아멜리 노통브 '추남, 미녀' 관련 북클럽을 성료했다. 원작 읽기와 토론뿐 아니라 서평, 추천평 쓰기, 백스테이지 투어 참여 등을 함께 운영했다.

예술의전당은 "작품의 원작 읽기를 통해 연극 공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관객의 공연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몇 년 새 급격하게 늘어난 북클럽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에게 문화예술 체험, 활동을 제공하려는 의도도 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문화예술관객의 저변 확대를 위해 원작이 있는 기획공연 위주로 북클럽 구성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레바리 내 북클럽 중 공연 관련 북클럽의 인기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뮤지컬과 원작을 함께 본 뒤 토론하는 '북뮤지컬', 토론 모임 중 대본을 낭독하는 희곡 모임 '극극'이 대표적이다. 특히 북뮤지컬은 모집인원 마감이 빠르다.

'추남미녀' 교양인 북클럽 ⓒ예술의전당

'추남미녀' 교양인 북클럽 ⓒ예술의전당

뮤지컬을 비롯 공연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공연 관련 북클럽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공연을 본 후에 원작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관객들이 꽤 많다. 하지만 혼자서 책을 읽기는 쉽지 않다. 강제성을 띤 클럽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는다면, 책 완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관심의 이유다.

공연 중인 작품을 토론에 반영하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다. 북뮤지컬은 21일 모임에서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광림아트센터 BBCH홀 무대에 오르고 있는 뮤지컬 '시라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극극은 10월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의 희곡 '에쿠우스'와 관련해 논한다. 연극 '에쿠우스'는 대학로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SKON 1관에서 공연하고 있다. 

트레바리 북뮤지컬 원현선 파트너는 "독서(독서모임·독서토론)도 관극도 각각 훌륭한 취미이고 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공연 북클럽은 이 둘을 함께 가져갈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면서 "같은 주제를 가진 두 가지 콘텐츠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원작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공연에 대한 이해도도 높인다. 원 파트너는 "극에서 장면을 왜 이렇게 연출했고, 넘버로 어떻게 풀어냈는지 의견을 주고 받으면 극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진다"면서 "극을 볼 때는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을, 토론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고 흡족해했다.

공연 관련 북클럽의 활성화 조짐과 관련 장경진 공연 칼럼니스트는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공연 중 원작의 비중이 높은 작품이 많다"고 짚었다. 원작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장 평론가는 "무대예술은 희곡이 있다고 해도 연출가나 배우에 따라 다르게 표현이 되기도 하니까, 전혀 다른 장르로 느껴질 때도 있다"면서 "특히 뮤지컬 경우는 원작을 음악을 포함해서 압축하다보니,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원작을 읽으면서 뮤지컬 해석을 더 넓힐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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