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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연설문 전수분석]④집권 2년차 압도적 키워드는 '한반도'…남북미 관계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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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23 09:00:48  |  수정 2019-09-30 09:29:23
뉴시스 창사 18주년 기념 특집 빅데이터 분석
2018년 文대통령 핵심 메시지는 '한반도 비핵화'
이외 '남북' '정상회담' '평창' '북미' 중점 거론해
단어 사이 연관성 보여주는 키워드 네트워크 맵
'비핵화'가 '남북'보다 언급 적지만 의미 더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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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2018년도는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가 이뤄진 변곡점의 해였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대화 국면이 조성됐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았고,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이 마주 앉은 기적같은 상황이 잇따라 발생했다.

불과 두 달 전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던 때만 해도 예상치 못한 그림이었다.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담이 순식간에 진행됐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세기의 이벤트'에 가쁜 숨을 몰아 쉬어야 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남긴 연설과 발언 속에도 지금은 아득하기만 한 '찰나의 순간'들이 지문처럼 묻어있다. 2018년 한 해 동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대내외에 역설하느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뉴시스가 창사 18주년을 기념해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모든 연설문(2017년 5월10일~2019년 8월15일)을 전수 분석한 결과 2018년에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한반도였다. 각종 회의와 연설을 통해 총 653회 거론했다.

2년3개월의 임기를 통틀어 언급한 빈도(총 1435회)의 45%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취임 첫 해(354회)와 비교해 두 배에 가까웠다. 올해 8월 기준(428회)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많은 양이었다.

2018년을 한반도 평화의 전기이자 평화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겠다던 국민 앞에서의 다짐(2018년 신년 기자회견)은 이내 현실로 다가왔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신호탄으로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담이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

남북 정상은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판문점 공동선언', '평양 공동선언'을 남겼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키로 했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키로 한 것도 합의의 산물이었다.

남북 정상회담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북미 정상은 70년 적대 관계를 청산하기로 합의했다. ▲새로운 북미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美전쟁포로 송환 등을 골자로 한 '센토사 합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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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감싸던 냉기류를 물리치고 북미 대립 70년사를 청산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기까지는 문 대통령의 공이 컸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이른바 '평창 구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 과정을 지나며 남북의 간극을 지우고 하나로 통칭하는 '한반도'라는 단어를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남북(2위·504회) ▲정상회담(4위·452회) ▲북한(6위·385회) ▲비핵화(8위·300회) ▲평창동계올림픽(16회·242회) ▲합의(20위·225회) ▲북미(22위·222회) ▲대화(26위·209회) 등 연관 단어를 비중있게 거론했다.

주요 단어를 얼마나 함께 많이 언급했는지 여부를 한 눈에 나타내주는 키워드 네트워크 맵을 살펴보면 보다 의미를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단어는 다른 단어와 함께 쓰였을 때 의미를 갖게되는데, 이토록 단어와 단어 사이의 연결관계를 구조화해서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 키워드 네트워크 맵이다.

가령 '북한'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경우 '미사일'과 함께 언급할 때와 '평화'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할 때 각각의 경우는 정반대의 의미를 갖는다. 전자는 부정적 의미를, 후자는 긍정적 의미를 나타낸다. 이처럼 정확한 의미를 읽어내기 위해 키워드 네트워크 분석을 사용한다.

네트워크 맵 상에서는 일반적으로 단순한 언급 빈도 수는 원의 크기로 나타내며, 함께 언급한 횟수는 단어 사이의 선 굵기로 나타낸다. 함께 많이 언급할 수록 선의 굵기는 굵어진다. 가령 가장 많이 언급한 '한반도'는 원의 크기가 크다. '북한', '비핵화', '미국'이라는 단어는 '한반도'의 크기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각각의 언급 빈도수가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비핵화-미국-북한은 서로 근접해 있고, 원의 크기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연관성이 매우 강한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남북'이라는 단어는 크기는 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관성이 다소 강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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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뉴시스가 창사 18주년을 기념해 조사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모든 연설문(2017년 5월10일~2019년 8월15일) 분석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연설문 속에 가장 많이 거론됐던 핵심 단어는 해마다 변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취임 첫해인 2017년도엔 북한(474회)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했지만, 2018년도엔 한반도(653회), 올해엔 혁신(489회)이 최다 빈출 단어를 차지했다.(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즉,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북미 간에 해결할 문제이며, 남북이 직접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키워드 네트워크 맵은 보여준다. 또 '제재'보다는 '대화'로서 해결할 문제라는 점도 네트워크 맵으로 읽어낼 수 있다.

나아가 '정상회담'은 남북-정상-합의-성과-선언이라는 단어들과 각각 강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상회담과 함께 묶여있는 '북미'는 '남북'보다 원의 크기가 작은데, 이는 곧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보다는 남북 정상회담을 더욱 자주 함께 언급했다는 점을 나타낸다.

실제로 남북(504회)은 북미(222회)보다 두 배 이상 많이 사용됐다. 정상회담(452회)과 함께 쓰인 단어는 북미 보다 남북이 많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과 정상회담 사이의 연관성이 더 강하다는 것을 긴 설명 없이 네트워크 맵으로 확인 가능하다.

정리하면 문 대통령은 2018년 한 해 동안 '한반도'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비핵화와 함께 거론한 횟수가 가장 많았다는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문 대통령의 1년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기준으로는 비핵화(8위·300회)보다는 남북(2위·504회)이 앞서지만, 한반도라는 단어와 결합했을 때 의미 기준으로는 '한반도 비핵화'가 문 대통령이 전하고자 한 궁극적인 메시지였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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