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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전쟁④]'구광모호' LG, 생존 위해 '싸움닭' 거듭나…재계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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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26 14:38:36  |  수정 2019-10-07 09:15:02
LG그룹 계열사, 경쟁사와 비방전 이어 소송전까지 불사
젊은 총수 체제 하에 확 달라진 LG…생존이 최대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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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광모 LG그룹 부회장이 24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권영수 (주)LG 부회장, LG인화원 조준호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2019.09.24. (사진=LG그룹 제공)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인화(人和)의 LG'가 달라졌다.

그동안 다소 점잖은 이미지를 구축해온 LG가 그 어느때보다 전투적으로 생존 경쟁에 나섰다. 지난해 6월 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감지된 변화다.

재계에서는 최근 LG의 행보를 '구광모 체제' 이후 젊어진 LG의 새로운 변화로 받아들이는 한편, 주력 사업의 주도권을 놓친다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극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 계열사들은 주력 사업 분야에서 경쟁사와의 신경전은 물론 법적 공방까지 본격화하고 나섰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IFA 2019'에서부터 삼성전자의 QLED 8K TV를 정조준했다. 당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제품은 해상도 기준으로 8K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양사 간 'TV 전쟁'에 불을 붙였다.

LG전자는 지난 17일 국내에서도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QLED 8K TV가 화질선명도(CM) 기준으로 8K를 충족하지 못해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공격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의 '삼성 QLED TV'는 표시광고법을 위반한다며 신고서를 제출해 양사 간 갈등이 한층 격화됐다.

LG전자는 최근 독일 뮌헨 지방법원에서도 유럽 가전업체인 아르첼릭, 베코, 그룬디히 등 3곳을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는 이들 회사가 냉장고 '도어 제빙' 기술을 무단 사용하며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 유출 혐의를 놓고 SK이노베이션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소하고, 5월 초 '산업기술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서울지방경찰청에 형사고소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비정상적인 채용행위를 통해 산업기밀 및 영업비밀을 부정 취득했다며 정황을 상세히 알렸다. 겉으로는 채용면접 형식을 취했으나 자사의 영업비밀 관련 내용 발표와 질의응답을 통해 영업비밀 탈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에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를 불법보조금을 살포했다는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LG생활건강도 지난 6월 공정위에 대규모 유통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온라인 쇼핑몰 쿠팡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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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계열사들의 공격적인 행보와 이어지면서, 기업들 사이에서는 LG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생존'을 위해 한층 공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기류에 대해 LG그룹에서는 각 계열사의 독립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그룹 차원의 암묵적 동의가 전제됐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구 회장 취임 이후 이뤄진 '인사'에서부터 변화 조짐이 감지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권영수 LG 부회장이 LG유플러스에서 지주사로 자리를 옮기며, LG그룹의 공격력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구광모 체제'에서 2인자가 된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에 있을 때부터 기존 LG 경영진으로서 보기 드문 공격형 경영자로 꼽혀왔다.

아울러, 주력 사업 분야에서 생존에 대한 고민이 커지자 전투력을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일례로 그동안 LG전자의 실적 효자 노릇을 한 TV 등 가전 사업이 부진에 빠졌는데, 단기적인 실적 악화를 넘어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며 경쟁사에 대한 공세로 이어졌을 것이란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젊은 총수가 이끌며 달라진 점도 있겠지만, 최근 LG 계열사들의 행보를 보면 미래에 대한 절박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 24일 취임 이후 처음 개최한 '사장단 워크숍'에서도 계열사 사장들에게 철저한 체질 변화를 신속히 실행하자고 주문했다.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경기 침체 등 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다.

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사장단에 "LG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사장단께서 몸소 주체가 돼, 실행 속도를 한 차원 높여줄 것"이라며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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