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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테크 "4차산업혁명, '반도체'가 핵심..로봇생태계 구축 필요"

등록 2019.09.2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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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비즈협회, 26일 이노비즈 피알데이 개최

반도체 로봇 및 자동화 모듈 개발 제조사 라온테크 방문

【서울=뉴시스】김원경 라온테크 대표. 2019.09.27 (사진=이노비즈협회 제공)

【서울=뉴시스】김원경 라온테크 대표. 2019.09.27 (사진=이노비즈협회 제공)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국내 부품 업체들의 기대가 크다. 삼성과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 역시 외국에만 의존한다면 리스크 관리가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기간 보다 최소 1~2년 이상의 끈기를 갖고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김원경 라온테크 대표는 지난 26일 경기 수원 소재 라온테크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라온테크는 '이노비즈 피알데이'(PR-day)의 2차 기업이다. 선정된 반도체용 웨이퍼 이송 로봇 및 자동화 모듈을 개발·제조한다. 이노비즈협회는 올해부터 이노비즈 인증을 받은 회원사를 대상으로 성장성과 수익성, 제품 등을 평가한 뒤 이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말 그대로 3명이서 회사를 시작했다"고 운을 뗀 김 대표는 한양대학교 공대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에서 공부를 이어갔다. 1999년까지 대우중공업에서 근무했지만, IMF 직후인 2000년 창업을 결심했다. 경영난에 직면한 대우가 더 이상 로봇 관련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라온테크의 주력 제품은 핸들링 로봇 중에서도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로봇이다. 핸들링 로봇은 LCD, OLED, 반도체 3개 분야가 시장의 축을 이루지만, 회사는 매출 비중이 큰 반도체와 성장성이 큰 바이오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라온테크는 반도체 라인의 진공로봇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반도체 공정의 70% 이상이 '진공' 장비로 이뤄지는만큼 '진공' 상태를 유지하며 제품을 생산해내는 능력은 곧 시장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반도체는 최근 수출 규제에서 일본이 가장 먼저 꺼내 든 카드다. 그만큼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반도체와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로 요약했다. 이 중에서도 그는 "반도체의 패권을 잡는 것이 4차 산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라온테크의 매출의 80% 이상이 반도체 관련 장비에서 나온다.

【서울=뉴시스】'이노비즈 피알데이'(PR-day)의 2차 기업으로 선정된 반도체용 웨이퍼 이송 로봇 및 자동화 모듈을 개발·제조하는 라온테크. 경기 수원에 위치한 회사 내부에 설치된 업력. 2019.09.27 (사진=이노비즈협회 제공)

【서울=뉴시스】'이노비즈 피알데이'(PR-day)의 2차 기업으로 선정된 반도체용 웨이퍼 이송 로봇 및 자동화 모듈을 개발·제조하는 라온테크. 경기 수원에 위치한 회사 내부에 설치된 업력. 2019.09.27 (사진=이노비즈협회 제공)


이 같은 맥락에서 김 대표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회사의 글로벌 비중은 채 10%가 되지 않는다. 다시 말 해 일본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도 "국산화에 대해 이전에는 말만 나왔지만, 지금은 하나로 뭉친 느낌"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국내 부품·장비 회사의 기대가 크고, 일본 제품을 쓰던 관행을 대체해보자는 의식도 커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정말 좋은 기회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장단기적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온테크는 올해 전반적으로 침체된 반도체 산업의 여파를 '일시적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5G를 비롯한 4차산업혁명 분야에 반도체에 대한 수요 증가는 필연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올해는 작년보다 전체적으로 반도체 투자가 줄어 전년 대비 20~30%는 (실적이) 줄 것으로 보지만, 2020년에는 올해보다 80~9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국산화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부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김 대표는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장비 자체가 비슷하고, 국내업체들이 얼마나 진입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최근 거래 중인 대기업에서 이와 관련된 공정에 쓰던 일본 제품을 우리 제품으로 바꾸기로 했다. 앞으로 수요가 늘어난다면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에 승부수를 던진만큼 회사는 매년 매출의 8~9%를 연구개발(R&D)에 쏟고 있다. 라온테크는 지난해 기준 매출 243억원을 기록했다. 직원수는 2016년 63명에서 지난해 77명으로 10명 이상 늘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중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진행한다는 목표다. 기술상장 특례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재·장비·부품 분야에서 모범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주52시간 근무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공정한 기회와 공정한 평가를 주길 바란다. 국산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기회는 적고 기준은 더욱 엄격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52시간제의 전면실시는 맞지 않다고 본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같은 특수 업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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