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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준식 감독 "계절과 계절 사이, 어찌 보면 신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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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29 13: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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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영화 '계절과 계절사이' 김준식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언더더베리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29.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영화 '계절과 계절 사이'는 단순히 성소수자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퀴어 영화가 아니다. 퀴어 영화로서 당연히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을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랑을 이성 간, 비슷한 연령대 등으로 규범 짓는 사회에 날 선 비판을 가한다. 궁극적으로는 관객에게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하라고 화두를 던진다.

영화의 시작은 '브로크백 마운틴'이었다. 김준식 감독은 "다양한 영화를 보다가 '브로크 백 마운틴'을 보게 됐다. 아무런 생각 없이 봤는데, 펑펑 울며 보게 됐다. 매 순간순간 공기의 온도가 쌓아져 나가는 게 잘 느껴지더라. 그래서 궁금해서 퀴어 영화를 더 찾아보게 됐다. 나 스스로 사랑의 정의도 필요한 것 같기도 했고, 이 감정을 이렇게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퀴어 영화를 찍게 된 계기를 밝혔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 작품은 한국 사회가 사랑에 대해 규정짓고, 규범화하는 일들에 반기를 든다. 이에 대해 김준식 감독은 "감정을 얘기하고 싶었다. 우리가 (사랑을) 규정짓지 않나. 그 규정은 주변에 의한 것인데, 어느 순간 나의 정의와 규정처럼 느껴지게 된다. 실상 예를 들어 제가 남자라서 여자들만 보였던 건 아닐 수 있다. 살아온 환경으로부터 그렇게 된거다. 학창 시절에 여성 분들이 그런 걸 좀 느끼지 않나. 그때의 감정이 솔직한 거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사랑이든 아니든 어떤 다른 감정이 들었을 때, 그 감정에 대해 스스로를 믿었으면 좋겠다. 자신한테 솔직해 졌을 때 조금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영화 '계절과 계절 사이'를 기획한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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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영화 '계절과 계절사이' 김준식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언더더베리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29.chocrystal@newsis.com
영화 '계절과 계절 사이'는 '해수'(이영진)와 '예진'(윤혜리), '현우'(김영민)을 둘러싼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비밀을 간직한 채 파혼 후 소도시로 내려와 카페를 운영하는 '해수'(이영진)는 타인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여고생 '예진'(윤혜리)을 만난다. 둘은 같은 공간, 반복되는 만남 속에서 봄 햇살의 온기만큼 따스해지는 감정의 온도를 느낀다. 그녀들의 일상은 기적 같은 행복으로 바뀌고,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기쁨을 알게 된다. 서로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가던 그 때, 새로운 '상처'가 두 사람을 향해 다가온다.

보통의 퀴어영화가 남남 간의 사랑을 많이 다루는 데 반해, 이 영화는 여성들 간의 사랑을 다룬다. 김준식 감독은 "저는 항상 여성 주인공에게 관심이 있다. 예민한 편하기도 하고, 섬세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끌리는 게 여성 쪽인 것 같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성애자 남자로서 영화를 위한 자료 조사 당시 어려움이 컸다. 그는 "성소수자분들을 만나는 과정이 힘들었다. 어떻게든 성소수자분들을 찾아내서 그분들과 대화를 좀 했다. 퀴어축제에 가서 영화 설정에 관해 어떤지도 물어보고 어떤 퀴어영화를 좋아하고 지금 당신의 삶은 행복한지 등을 많이 물었다. 따로 지인 분을 통해서 성소수자 분들을 찾아가서 만나기도 했다. 나중에는 굉장히 생각보다 많이 만났다. 저는 어떤 게 얘기가 안 되는지를 듣고 싶었는데, 왜 이런 얘기를 만드는지 영화 자체에 대한 반감이 있는 분들도 있었다"라고 당시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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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영화 '계절과 계절사이' 김준식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언더더베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19.09.29.chocrystal@newsis.com
극 중 '해수' 역의 이영진 배우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김 감독이 여성일 것을 추측했다. 그 정도로 '계절과 계절 사이'는 김 감독의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이 담겨있다. 김 감독은 "프리 프로덕션을 준비할 기간이 한 달밖에 없었다. 정말 바쁘게 배우를 찾던 중에 이영진 배우의 매니저를 만나게 됐다. 그래서 이영진 배우가 시나리오를 읽게 됐고, 제가 시나리오를 쓰고 들었던 말 중 가장 좋았던 말을 순차적으로 3개나 해줬다. 이영진 배우가 책을 다 읽고, '이거 여자가 썼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매니저가 '아니다. 남자가 썼다'라고 했더니, '그러면 게이가 썼네'라고 했다더라. 그래서 매니저가 일반 남자가 썼다'라고 말하니 '그 사람은 왜 이런 걸 썼대. 만나봐도 돼?'라고 말했다고 하더라"라고 캐스팅 비화를 공개했다.

'예진' 역의 윤혜리는 촬영 일주일 전에 가까스로 섭외했다. "독립영화나 단편에서 성소수자 역할을 하셨던 분들에게 최대한 먼저 시나리오를 뿌렸다. 그런데 다들 한 번 했기 떄문에 안 하고 싶다는 경향이 많았고, 안 했던 사람은 자기가 이것을 잘할 수 없을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실제 여고생 성소수자를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때 윤혜리 배우가 출연했던 '대자보'라는 단편을 보게 됐는데, 극을 끌어가는데 '예진'의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너무 만나보고 싶었고, 굉장히 빠르게 '한 번 해보겠다'라고 말씀을 하셔서 가까스로 촬영 일주일 전에 하게 됐다."

이 작품은 매 대사 하나하나가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내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들이다. 특히 현우의 대사 중에 제일 좋아하는 대사가 '행복'에 관한 거다.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떻게 행복해야 하는 건지 방법도 모르고 찾을 여유나 시간도 없는 것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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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영화 '계절과 계절사이' 김준식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언더더베리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9.29.chocrystal@newsis.com


한편, 김 감독은 관객에게 상업영화 뿐만 아니라 독립영화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총 3년이 걸렸지만,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렇게 정말 작은 영화들이 어떻게든 활성화가 됐으면 좋겠다. 제 작품을 '어찌 보면 신비한 영화'라고 제 입으로 얘기했다.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많지만 그걸 표현해도 볼 사람이 없는 환경이다. 그러다 보니 (독립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의 작품이 감독 자신의 자기만족처럼 돼 버린다. 그러면 독립영화 환경은 더 안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누군가가 봐야지만 제 직업이 존재하는 거 아닌가."

이어 김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관객에게 설명하며 많은 관람을 바랐다. 김 감독은 "관객분들이 볼지 안 볼지는 모르겠으나, 영화 '계절과 계절 사이'에는 사랑에 대한 고민이 있다. 또한 사람, 삶, 행복에 대한 고민도 담았다. 사람들은 이런 고민들을 회피한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조금이나마 이러한 고민들을 하고, 자신에게 솔직한 방향으로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영화 '계절과 계절 사이'는 다음 달 3일 개봉한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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