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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첨성대가 무너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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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04 17:01:46  |  수정 2019-10-04 17: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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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반도 기후변화에 따른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로 문화재가 몸살을 앓고 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존보다 활용에 더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런 기후 변화는 문화재 피해 예방에 대한 예산 확보와 대책 마련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올해 9월부터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이 3개를 비롯해 스치고 지나간 태풍이 7개나 된다. 9월7일 제13호 태풍 '링링', 제14호 태풍 '타파'에 이어 10월3일 제18호 태풍 '미탁'까지 전국을 할퀴고 지나갔다. 인명과 재산은 물론 전국 곳곳에 있는 국가지정 문화재, 천연기념물까지 강풍과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태풍 '링링'이 한반도에 상륙했을 때 문화재청에 신고 접수된 피해건수가 10건에서 '타파' 피해건수는 12건으로 늘었다. '미탁'이 한반도를 막 빠져나간 4일 오후 5시 현재 신고 접수된 피해건수는 10건으로 집계됐다. 

 태풍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으로 꼽힌다. 2015~2019년 8월까지 가장 두드러지는 문화재 피해 자연재해는 지진이었다. 2016년 경주지진, 2017년 포항지진 당시 문화재 피해 건수는 63건이 발생했고 약 30억 원에 달하는 국고가 투입됐다.

문화재청은 그 때마다 안전상황실을 운영하고 소관부서별 합동 피해현장 확인하고 긴급보수비를 지원해왔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올해 일시적으로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앞으로도 자연재해로 인한 긴급보수비 지원 규모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문화재청이 9월2일 발표한 2020년도 예산·기금 정부안에 따르면  2019년 9008억원에서 1628억원 오른 1조636억원으로 편성했다. 전체 국가재정 대비 문화재 재정 점유율도 2019년도 0.18%에서 0.02%포인트 오른 0.20%에 달한다. 이는 문화재청 사상 최대 규모 예산이자 최대 비율 증액이다. 보존관리와 방재를 위한 예산도 올해보다 676억원을 늘린 6535억원이었다.

현행 문화재보호기금법에 따르면  문화재보호기금은 재해 발생 시 긴급보수나 복원에만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문화재 피해 예방에는 국가 예산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최근 문화재청의 행보는 문화재 보존 관리보다는 2020년 지역문화재 활용사업 선정, '국제 문화재 산업전' 등 문화재 활용에 대한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화재 활용이 문화재 저변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천연기념물 같은 문화재가 자연재해로  훼손된다면 복구가 불가능하다. 

단 하나뿐인 첨성대가 2017년 지진에 유체처럼 흐느적대는 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이는 첨성대가 또 다른 지진 여파로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첨성대가 무너지기 전에 문화재 피해 예방에 대한 국고 확보가 시급하다. 문제는 복구가 아니라 예방이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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