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김태훈 감독 "772명 학도병 참혹한 상륙작전 기억되었으면"

등록 2019.10.06 09:32:2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곽경택 감독과 공동 연출

김태훈 감독 ⓒ위너브러더스 코리아

김태훈 감독 ⓒ위너브러더스 코리아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개인적으로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가까이에서 경험이 많은 선배의 작업 스타일을 볼 수 있었다. 일이 안 풀릴 때 같이 소통하고 연출자만의 고민을 같이 나눌 수 있는 파트너가 있어서 좋았다."

곽경택 감독과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공동연출을 맡은 김태훈 감독은 "곽 감독과 함께 작업하면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흡족해했다.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양동작전으로 펼쳐진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장사상륙작전은 경북 영덕군 장사리 해변에서 북한군의 이목을 돌리며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펼쳐진 기밀작전이다. 작전에 참여한 사람 대부분은 평균나이 17세, 772명의 어린 학생들이었다. 2주간의 짧은 훈련기간을 거친 이들은 낡은 장총과 부족한 탄약, 최소한의 식량만을 보급받고 장사 해변에 상륙,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했다.

김 감독은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큰 기여를 했던 작전이 있었다는 게 놀라운 사실인데, 작전에 투입된 병사들이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한 학도병이었다는 것에 더 놀랐다"고 말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초석이 됐던 역사적 사건이 가려져 있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관련자들을 인터뷰하고, 일이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상황이 몇 번 있었다. 영화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물론 상업영화이지만 영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작품이겠다 싶었다. 작업에 일조하게 된 것이 너무 보람있었다. 뜻깊게 참여했다."
김태훈 감독 "772명 학도병 참혹한 상륙작전 기억되었으면"

실화를 스크린에 되살리는 데 주력했다. 리얼리티를 벗어나는 그림이 화면에 담기지 않도록 많은 사전준비와 테스트를 거쳤다.

"사실 전쟁영화 하면 스펙터클한 영상, 멋진 그림, 화려한 폭발 등 수식이 붙는 표현이 직관적으로 연상될텐데,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했던 학도병은 제대로된 군사훈련을 받지 못했고 나이도 어렸다. 그들의 이야기를 현실감있게 다루려면 그런 수사가 붙은 장면은 이 영화에 불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현실감있게 상황을 묘사하려면 수식이 붙어있는 그림보다는 현장감 있는 그림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쟁 영화 하면 공식처럼 떠오르는 블록버스터가 있는데, 우리 영화는 거대한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학도병이 난관을 극복하면서 상륙작전을 감행했던 이야기를 다뤘다. 좀 더 단단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영화적으로 의미있고, 상업적으로도 가치가 있겠다 싶었다. 그런 부분을 편집하면서 곽경택 감독과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치열하게 싸워야만 했던 학도병들의 이야기는 마음을 울린다. 잊혀진 역사를 제대로 부각하기 위해 문헌과 기록, 가능한 모든 자료를 오랫동안 조사했다. "주관적인 해석을 강하게 넣으면 영화라는 매개 자체가 픽션이 되고, 관객들 입장에서는 자칫 오해할 수가 있다. 그런 부분을 조심했다. 편향되지 않게 하려고 기획단계부터 신경을 썼다."
김태훈 감독 "772명 학도병 참혹한 상륙작전 기억되었으면"

김명민·김인권·곽시양, 할리우드 배우 메건 폭스 등이 출연했다. 김 감독은 "복을 많이 받은 촬영이었다"며 "배우들이 연출자에게 큰 힘이 되는 지원군이었다"며 돌아봤다.

"산과 들 바다를 넘나들면서 찍었다. 험한 촬영의 연속이다보니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이었다. 김명민이 제일 선배 역할이었다. 막내 학도병들까지 누구 하나 힘들다고 말하거나 짜증을 내는 일이 없었다. 실제 전쟁이 치러졌던 장소에서도 찍고 인근에서도 촬영하다보니 배우들이 당시의 처절하고 참혹한 상황을 체감했던 게 아닌가 싶다. 김명민은 따뜻한 사람이었다. '되는 사람들은 저래서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김인권과 곽시양은 역할과 실제 모습의 차이가 없었다. 메건 폭스는 역할 자체에 강한 애정이 있었다. 마음을 열고 촬영하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김 감독은 "상업영화는 대중의 예술"이라며 "대중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힘이 상업적인 성공도 이뤄내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전쟁을 이야기하면 인천상륙작전, 맥아더 장군 등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단어들이 있다. 인천상륙작전을 거론했을 때 장사상륙작전이 맥아더장군보다 먼저 연상되고, 772명 학도병의 참혹한 시간이 떠오른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김태훈 감독 "772명 학도병 참혹한 상륙작전 기억되었으면"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