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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당연하던 세종대왕, 특별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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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09 10:34:21  |  수정 2019-10-09 22:08:54
한승원 HJ컬쳐 대표···뮤지컬 '세종, 1446' 제작자
세종대왕의 인간적인 면모 들여다보며 호평
12월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판소리·시조 뮤지컬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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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세종 1446' 제작사 에이치제이컬쳐 한승원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08.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외국인이 세종대왕을 바라보는 시선에 놀랐어요. 보통 다른 나라 왕들은 '나를 따르라'라고 하며 자신의 세를 불리거나 영토 확장, 부 축적을 지향하죠. 반면 세종대왕은 백성의 삶을 두루 살폈다는 점이 특별하다는 거예요. 서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왕이라는 거죠. 당연하게 여겨지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특별하게 느껴지더라고요."

한승원(41) HJ컬쳐 대표는 지난해 2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를 방문해 뮤지컬 '세종, 1446' 워크숍을 열었을 당시, 현지인들의 반응에 세종대왕의 존재를 새삼 다시 톺아보게 됐다.
 
최근 신사동에서 만난 한 대표는 "감히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더라고요. '세종, 1446'를 제작하면서 제가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는 반성을 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세종대왕을 텍스트로만 알고 있었던 거죠. '세종, 1446'을 제작하면서 그가 어떤 왕인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제 세종대왕이 남 같지 않아요. 우리 할아버지 같고 가까운 지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

세종 즉위 600돌을 기념해 지난해 초연한 데 이어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재연하고 있는 '세종, 1446'은 이런 한 대표의 마음이 투영돼 호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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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세종 1446' 제작사 에이치제이컬쳐 한승원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08.chocrystal@newsis.com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그의 애민정신과 한글 창제에 숨겨진 시련과 고뇌를 그린다. 무조건 숭배만 하는 시선을 걷어내니, 그의 시련과 고민에 인간적인 공감대와 존중이 생각하며 세종대왕을 더 귀하게 여기게 된다.

이런 인간적인 면모에 외국인들도 감화됐다. 한류에 관심이 있는 일본 관객은 물론 서양인들도 공연장을 찾는 빈도수가 늘어나고 있다. 관람 도장을 찍어가는 외국인도 있다. 이 도장이 여러 번 쌓이면 무료 관람을 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처음에는 외국인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고 했다. 영국 워크숍을 했던 이유는 현지 진출이 목표가 아니었다.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한국관광공사 프로모션 등을 통해 '세종, 1446'을 관람한 외국인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다. 세종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국악기 선율을 얹은 휘몰아치는 음악, 무술 등이 결합된 박진감 넘치는 군무 등도 한몫했다. 올해 공연에서는 학생, 외국인을 위한 마티네 공연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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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세종, 1446' ⓒHJ컬쳐
"K팝 열풍과 함께 한국의 국격이 많이 올라갔어요. 문화로 우리를 높게 평가하게 됐죠. 세종대왕과 뮤지컬도 외국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렇다면 한국 사람들이 세종대왕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대표는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마음을 알아주는 리더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세종, 1446' 마지막에 '결국 백성의 마음을 사야 한다'는 대사가 있어요. 이곳의 주인은 백성이라는 거죠. 세종은 백성의 마음을 끝까지 들여다보려고 힘쓴 왕이에요."
 
제3세대 뮤지컬 프로듀서로 분류되는 한 대표는 대형 라이선스물이 주름 잡는 한국 뮤지컬 시장에 '창작뮤지컬 지킴이'로 통한다. 2012년 '빈센트 반 고흐'를 시작으로 '살리에르' '파리넬리' '마리아마리아' '리틀잭'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등 다양한 창작물을 선보였다.

덕분에 회사 자체를 성원하는 마니아들도 많다. 멤버십에 가입한 관객이 1만명이 넘는다.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회사 애플리케이션도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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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세종, 1446' ⓒHJ컬쳐
"관객은 연극의 3요소에 해당하잖아요. 우리의 존재 목적은 관객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기 위한 거죠. 결국은 관객이 공연에 동참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객석과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시너지를 내야죠. 마니아분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객석이 차지 않으면 직접 홍보 해주시고, 홍보물에 대한 아이디어도 주시죠."

배우 역시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 한 대표가 매니지먼트도 겸업하게 된 이유다. 단순한 에이전시 역이 아니다.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등 예술가 시리즈물을 잇따라 선보이다 예술가들이 모인 집단을 꿈 꾸게 됐다.

현재 바이올리니스 겸 작곡가 콘(KoN) 등 5명이 소속돼 있는데 추후 다양한 방면의 예술가 10명을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장르의 확장성과 함께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교류하는 문화 집단을 꿈 꿉니다." 이 회사의 이름에 다른 뮤지컬제작사처럼 컴퍼니가 아닌 컬처가 들어가 있는 이유다.

한 대표의 행보에 특기할 만한 다른 점은 지역 문화재단 등과 협업이다. 안양문화예술재단과 공동제작한 '빈센트 반 고흐'를 시작으로 대전예술의전당과 '파가니니', 의정부예술의전당과 '별의 전설'을 함께 만들었다. '세종, 1446'은 세종대왕릉이 있는 여주시와 공동제작했다. 제작비가 넉넉하지 않은 공연제작사, 공연전문가가 부족한 지역과의 시너지로 창작뮤지컬 제작 형태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창작물에 대해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 아이디어가 늘어나요. 최근에는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예술가 지원 원칙도 잘 지켜주시죠. 특히 이번 '세종, 1446'에 대한 여주시의 지원은 정말 감사했어요. 모든 약속이 잘 지켜졌죠. 그러다 보니 오히려 핑계될 수도, 도망갈 때도 없더라고요. 하하. 더 열심히 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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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뮤지컬 '세종 1446' 제작사 에이치제이컬쳐 한승원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08.chocrystal@newsis.com
하지만 뮤지컬계는 단군 이래 호황이었던 적이 없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공연 생태계의 침체가 계속됐다. 한 대표는 타개책으로 제작비 투자 방식을 다양화하고, 수익 방법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금 세상에는 다양한 제작 기술 방식이 만들어졌잖아요. 그림, 심지어 빌딩도 공동으로 구매하는 공유 경제가 활발한데 저는 관객도 주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처음부터 뮤지컬을 만들 때 함께 고민하고 피드백을 나누고, 그렇게 관객이 적극적으로 들어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면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세종, 1446'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에 힘 입어 한 대표는 판소리, 시조를 소재로 한 뮤지컬도 구상할 계획이다. 다만 '한국형 뮤지컬'을 만들겠다는 의례적인 발언은 아니다.
 
"이제 '한국형 뮤지컬'이라는 수식은 의미가 없어요. 한국 영화, 외화 영화를 구분해서 차트 순위를 매기지 않듯 이제 뮤지컬계도 창작, 라이선스의 구별 짓기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시대에 한국이 가장 잘 하는 뮤지컬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인 거죠. 우리 음악이 극적이에요. 판소리, 시조가 그렇죠. 특히 말이 주된 장르라 표현 못할 것이 없어 무한대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도 있죠. (랩이 중심이 된 힙합 뮤지컬로 브로드웨이에서 흥행 광풍을 일으킨) '해밀턴' 같은 작품이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믿어요."

'세종, 1446' 공연은 12월1일까지. 정상윤, 박유덕, 남경주, 김주호, 고영빈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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