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충북 6개 지자체 산부인과 분만실 '0'…단양군 의료기관도 없어

등록 2019.10.09 11:19:1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출생아 감소, 출산 여건 축소로 이어져…근본적 대책 시급

【청주=뉴시스】분만실과 수술실, 산모실, 신생아실 등의 시설을 갖춘 산부인과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분만실과 수술실, 산모실, 신생아실 등의 시설을 갖춘 산부인과 내부 모습.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천영준 기자 = 매년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과 임신기간 10개월을 의미한다.

이날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제정됐다. 임산부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자는 목적도 있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산부인과가 필수적이지만 충북 도내 일부 지자체는 분만실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9일 충북도와 11개 시·군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도내에 산부인과가 설치된 의료기관은 모두 57곳이다.

이 중 분만실을 운영하는 기관은 20곳에 불과하다. 지역별로는 청주시 11곳, 충주시 4곳, 제천시 3곳, 진천군과 영동군 각 1곳이다.

나머지 지자체 5곳은 분만실 없은 산부인과 진료 기관만 있다. 단양군은 그마저 단 한 곳도 없다.

이 같은 현상은 농촌 지역의 젊은 층이 떠나면서 분만 수요가 줄은 탓이다. 경제적 이유로 자녀를 낳지 않는 분위기가 커진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충북은 출생아 수가 최근 급감했다. 2012년 1만5233명에서 2013년 1만3982명으로 1251명(8.21%) 줄었다.

2014년 1만2986명에서 2015년 1만3156명으로 늘었으나, 2016년 1만2454명으로 감소했다. 2017년 1만1022명, 2018년 1만364명으로 계속 줄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지역의 산모는 인근 지자체 병원으로 원정 출산을 떠나야 하는 처지다.

산부인과 분만실이 없는 지자체는 이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보은군은 청주의 한 산부인과 의원과 협약해 보은 지역 임산부에게 20% 할인해주도록 했다.

산모·신생아 보조 사업에 들어가는 본인 부담금의 90%를 내년부터 최대 50만원 범위 내에서 지원하기 위한 조례 제정도 추진한다.

분만 취약 지역인 괴산군은 외래 산부인과를 설치해 운영 중인 병원에 의사·간호사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충북도는 산부인과가 없는 단양군을 매주 2회 정기 방문, 전용 버스를 활용한 이동 진료 활동을 하고 있다. 연평균 1100명의 산모와 여성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임시방편이란 지적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필요한 여건이 갖춰지지 않는 한 출생아 수 감소는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출생아 감소가 출산·보육 여건 축소로 이어지고 다시 출생아 수를 줄어들게 하는 원인이 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충북도 관계자는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산부인과 분만실도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라며 "저출산 문제는 복합적인 형태로 발생하는 만큼 청년 실업 문제뿐 아니라 출산·보육 여건 개선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