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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중국에서 한순간 1억마리 돼지를 사라지게한 대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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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11 15:47:11  |  수정 2019-10-25 15:13:52
바이오스펙데이터 '아프리카돼지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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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정철훈 기자 = #사례 1.
2018년 8월 1일.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이하 ASF)의 발병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중국은 1억 마리 이상의 돼지가 ASF로 사라지는 피해를 입었다. 중국농업대학 동물과학기술학원 리더파(李德發) 원장은 중국에서 ASF로 발생한 직접 피해액만 1400억 달러(약 168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례 2. 
옛 소련 연방이었다가 독립한 동유럽 국가 조지아에서 2007년 6월 5일 ASF가 확인되었다. 6개월 후, 국경을 맞대고 있던 러시아에서 ASF 발병이 확인되었다. 조지아에서 러시아로의 전파에는 야생 멧돼지라는 매개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활동 범위가 넓은 야생 멧돼지가 ASF를 전파하기 시작하면 통제가 어렵다.

# 사례 3.
2019년 10월 2일, 경기도 연천군 근처 DMZ 안에서 야생 멧돼지 사체가 발견되었다. 사체에서는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검역당국은 돼지 사료에 의한 ASF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성을 제기하고 있다.  ASF 바이러스는 살코기에서 105일, 냉동육에서 1,000일까지도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사람이 먹고 남긴 음식물 쓰레기를 돼지의 사료로 사용했을 때, ASF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9년 7월 25일 잔반 사료 공급 중단을 결정했지만, 전면 금지가 아닌 농장에서 자가 처리하는 것에 대한 금지였다.

한국양돈수의사회 이사인 김현일 박사는 소책자 형식의 단행본 '아프리카 돼지열병'에서 'ASF의 모든 것'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책의 호흡은 빠르고 정확하다.

저자는 우선 체코에서 실시했던 야생 멧돼지 포획 전략을 소개한다.
2017년 6월 21일 체코에서 처음으로 ASF양성 야생멧돼지가 발견되었다. 체코 정부는 엿새 뒤인 6월 27일 감염지역에 대한 설치하고 7월 13일부터 감염지역주변을 집중 수렵지역으로 발표했다. 고위험지역에는 냄새기피제도 설치했다. 효과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야생멧돼지의 습성을 바탕으로 한 대책이었다. 이어 고위험지역 주변에 전기 울타리도 설치되었다. ASF에 감염된 멧돼지들은 자연사했고 울타리에 갇힌 야생멧돼지에서는 2018년 4월 15일을 끝으로 ASF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그럼 우리정부의 대책은?
환경과학원은 지난 9월 23일부터 3일간 강물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바이러스 음성판정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 분석에서는 100ml의 하천수를 100배 농축해 검사했다. 하지만 김 박사는 ASF 유입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 80리터의 물을 농축해 실험한 미국 미시시피 대학 연구팀 사례도 있는 만큼, 충분한 양을 검사해볼 필요에 대해 언급한다.
또 48시간 동안 사람과 차량의 이동을 제한하는 스탠드스틸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스탠드스틸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이동을 제한하는 기간에 모든 축산 관련 차량과 도축장이 완벽하게 세척, 소독, 건조되어야 한다."

사실 ASF에 의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만 보면 재난영화 도입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재난영화엔 늘 위기를 극복할, 정확한 정보를 가진 과학자가 등장한다.
김현일 박사가 그런 인물은 아닐까.

100페이지 남짓의 책은 2019년 10월 4일까지 한국에서 전개된 ASF 사태에 대한 데이터를 담아내기 위해 편집을 서두르는 바람에 약간의 오탈자가 발생했고 이를 바로잡을 시간이 없어 오탈자 정오표를 삽지했다. 정오표가 있는 <오늘의 책>은 처음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허술한 방역체제에 대해 경고음을 보내고 하는 저자의 애타는 마음이 읽혀지고도 남는다.


yab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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