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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 살인 '재심' 뜨거운 감자로 부상… 진실공방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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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15 05:01:00  |  수정 2019-10-15 08:20:02
진범 뒤짚힌 익산 약촌오거리·삼례 나라슈퍼 사건과 판박이
'20년 옥살이' 윤모씨 "고문 등으로 허위자백' 30년간 무죄 주장
이모씨 자백이외에도 추가 증거 확보되면 '급물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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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북=뉴시스】윤난슬 기자 = 화성 연쇄살인사건 범행을 시인한 이모(56)씨가 모방범죄로 결론이 난 8차 화성 살인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하면서 연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기존 8차 화성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여년간 옥살이를 한 윤모(52)씨가 "경찰의 고문과 가혹행위로 허위 자백을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 재심 의사를 밝히고 나서면서 또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1999년)과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2000년)의 재심을 맡아 무죄를 이끌었던 박준영 변호사가 이번 사건을 맡아 재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이모씨의 자백이 윤씨의 무죄를 입증하기에 가장 좋은 증거"라며 승소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박 변호사의 성공의지는 이번 사건에 앞서 재심에 성공한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과 비슷한 맥락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0년간 일관된 주장… 윤씨 "경찰의 고문과 강압행위 때문에 허위자백한 것"

8차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한 가정집에서 중학생 A(당시 13세)양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경찰은 화성연쇄살인과 연관성을 두고 피해자 집 인근에 사는 윤씨를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범행 수법 등이 달라 모방범죄로 결론지었다.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심과 3심에선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소이유서에서 "집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허위 자백을 했다"며 "1심 재판부는 다른 증거도 없이 신빙성이 없는 자백만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급심 재판부는 "고문을 당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윤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후 윤씨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선고받아 20여년을 복역하다 현재는 가석방으로 풀려난 상태다.

이번 사건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이모씨의 자백으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때'라고 보고 이를 사유로 재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과 이씨의 자백 말고는 증거물이 없어 재심 개시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정반대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약촌오거리·나라슈퍼 사건처럼… 화성 8차사건 재심 가능할까?

최근 윤씨는 재심 의사를 내비쳤다. 이는 자신의 사건과 비슷한 사례 중 재심 개시에 이어 무죄를 입증한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 등을 참고한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삼레 나라슈퍼 강도치사는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께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침입한 3인조 강도가 주인 할머니 유모(당시 77)씨의 입을 틀어막아 숨지게 한 뒤, 현금과 패물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사건 발생 8일 후 숨진 피해자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청년 3명을 붙잡아 강도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붙잡힌 '삼례 3인조'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적장애인 데다가 배움이 짧은 당시 19∼20세의 청소년이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한 이들은 각자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출소했다.

그러나 이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지 한달 만에 이 사건의 다른 용의자 3명이 부산지검에 검거돼 범행 일체를 자백했지만, 전주지검으로 사건이 이첩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혐의를 부인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당시 범인으로 몰린 삼례 3인조는 "당시 경찰이 청소용 밀걸레자루로 폭행하는가 하면 조사를 이유로 수일 동안 잠을 재우지 않아 범행을 인정했었다"며 경찰의 강압수사 등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 전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후 2016년 10월 삼례 3인조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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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사진은 전주지방법원서 촬영 중인 영화 '재심' 모습.(사진=전주시 제공)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은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 7분께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세)씨가 살해된 사건으로 경찰은 이 사건의 목격자였던 최모(당시 15세)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최씨가 택시 앞을 지나가다가 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었고 격분한 나머지 오토바이 공구함에 있던 흉기로 유씨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최씨는 항소해 2심에서 5년이 감형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상고를 취하해 10년을 복역한 뒤 2010년 만기출소했다.
 
하지만 확정판결 후에도 진범과 관련한 첩보가 경찰에 입수되는 등 부실한 초동 수사 논란이 일었다.

당시 최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3월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접한 경찰이 진범을 붙잡으면서 상황은 반전되는 듯했다. 그는 수사 초기에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고, 그의 친구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의 범인이 이미 검거돼 복역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고, 이 과정에서 이들은 모두 진술을 번복했다.
 
결국 검찰은 구체적인 물증이 부족하고 사건 관련자의 진술이 바뀐 점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내리면서 진범은 재판 한 번 받지 않고 혐의를 벗었다.

이후 최씨는 2013년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 자백했다"면서 재심을 청구했고, 16년 만인 2016년 11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씨의 무죄 판결이 나오자마자 경찰은 진범을 다시 체포했다. 그는 또다시 범행을 부인했지만, 검찰은 그를 구속기소 했다.

뒤늦게 잡힌 진범은 1·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3월 형이 최종 확정됐다.
  
이처럼 두 사건의 공통점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지적장애인이나 미성년자가 범인으로 몰려 누명을 썼고, 이런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해야 할 수사기관이 가혹한 수사를 했다는 점이다. 또 뒤늦게 진범이 나온 점도 있다.

8차 화성 살인 사건도 이모씨가 자백을 했고 당시 범인으로 지목돼 옥살이한 윤씨가 경찰의 가혹행위로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문제는 나라 사건과 약촌오거리 사건의 경우 진범의 진술 외에 기존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들이 추가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심 개시에 이어 무죄 입증을 위해선 이모씨의 자백외에도 윤씨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박준영 변호사는 "이모씨의 자백이 윤씨의 무죄를 입증하기에 가장 좋은 증거"라며 "그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진술이 나왔고 윤씨의 주장처럼 고문 등 가혹 행위가 있었다면 재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들이 과거 수사기록에 꽤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ns465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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