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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따·카톡감옥 등 학폭 8.9%가 사이버폭력…"예방체계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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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13 09:30:00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이어 3위…타 폭력 동시 발생
피해 확산 빠르고 익명성 탓 가해자 찾기 쉽지 않아
미국·핀란드 등 사이버폭력 예방교육·브랜드 활성화
국내 예방교육센터 1월 출범…"사업 준비·홍보 미비"
"홈페이지 구축 및 교육부·전문가 자문위 구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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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17일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게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 괴롭힘'에 속하는 와이파이 셔틀, 기프티콘 셔틀, 이모티콘 셔틀 등의 사이버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학교폭력에서 사이버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심각성도 높아지면서 국가 차원의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체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가 나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박선아 책임연구원과 이인재 서울교육대학교 교수는 12일 '청소년 사이버폭력 양상 및 예방에 관한 분석 연구'를 통해 "교육부가 지난해 KERIS에 사이버폭력예방교육지원센터를 지정했지만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주요 기능을 담당할 센터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홍보와 사업 준비가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사이버폭력을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해를 가하는 모든 행위'라고 정의했다. 또한 "사이버폭력은 청소년의 신체와 정신, 학업, 사회관계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사이버폭력이 더이상 학교폭력의 하위 개념이 아니라 대등한 관계로 개념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사이버 폭력 유형을 정보통신을 통한 스토킹과 비방, 성폭력, 따돌림, 안티까페, 왕따놀이 등으로 구분한 바 있다. 최근에는 사회연결망(SNS) 메신저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초·중·고교 학생들이 늘면서 '카따', '떼카', '카톡감옥'을 비롯해 '와이파이 셔틀' 등 신종유형의 사이버폭력이 나타나고 있다.

'카따'는 주로 피해 학생을 카톡방에 초대한 뒤 여러 사람이 무조건 무시하는 것을, '떼카'는 피해 학생을 카톡방으로 초대해 단체로 욕설을 퍼붓거나 굴욕적인 사진을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피해 학생이 카톡방을 나갈 수 없도고 초대하고 감옥하는 '카톡 감옥' 등 가해학생들이 피해학생에게 무선인터넷을 상납하도록 하는 '와이파이 셔틀'도 사이버폭력 신종 유형으로 통한다.

지난달 말에는 SNS에 2006년생으로 추정되는 학생들이 노래방에서 초등학생을 폭행하는 영상을 찍어 게시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기도 했다.

올해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재학생 약 410만명을 전수조사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사이버 괴롭힘(8.9%)은 언어폭력(35.6%), 집단따돌림(23.2%)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작년(10.8%)에 비해 올해 소폭 줄어들긴 했으나 그 피해의 심각도는 높은 편이다. 사이버 공간은 접근이 쉽고 간편하게 게시하거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 확산이 매우 빠르고, 집단적 양상을 띠며, 익명성 때문에 가해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집단따돌림을 당한 14.7%가 사이버 괴롭힘을 경험했고, 언어폭력을 당한 학생 12.8%가 사이버 괴롭힘을 경험하는 등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박 연구원은 이 같은 사이버폭력이 일어나는 요인으로 인구사회학, 정신·심리, 사회관계, 기술 등 4가지로 나눴다. 먼저 인구사회학적 요인은 성별과 나이, 문화, 사회·경제적 차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다문화가정 자녀 등 소외계층 학생들이 사이버폭력 대상이 되기 쉽다는 점이다.

정신·심리적 요인에는 공감능력과 도덕적 이탈정도, 자기억제력 등이 해당된다. 부모의 애착정도와 양육방식, 친구관계, 학교 만족도, 교사와의 관계 등 사회관계적 요소도 사이버폭력에 영향을 미친다. 익명성과 접근성, 사이버 활동 시간, 컴퓨터 활용능력은 기술적 요인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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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2018학년도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우수사례 시상식 및 성과보고회'와 사이버폭력예방교육지원센터 출범식이 오는 17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사이버폭력예방교육지원센터 현판. 2019.01.16 (사진=KERIS 제공)
박 연구원은 "학교폭력에서 현재 이뤄지는 강요와 성폭력, 언어폭력 등이 사이버 상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가상현실(AR·VR) 등 기술발달은 더욱 새로운 사이버폭력 유형을 등장시킬 수 있다"고 봤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 6개국은 일찍이 이 같은 사이버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이버폭력 예방센터를 활성화했다. 학년별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수업시간에 활용 가능한 멀티미디어 및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부모와 교직원 대상 워크숍을 열기도 한다.

이들 국가는 사이버폭력을 '괴롭힘'(Bullying)이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폭력'의 세부 유형 중 하나로 두고 있어 다소 지엽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연구원은 서둘러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지원센터 위상을 정립하고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핵심 전문가 양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브랜드를 구축해 홍보하고, 국내외로 협력망을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KERIS 사이버폭력예방교육지원센터 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연구·사업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와 대학, 각급 학교 및 학부모 전문가가 센터 운영 전반에 참여하는 자문위원회 구성도 뒤따라야 한다.

박 연구원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정책 입안자 등 모든 이용자들이 언제든지 유익하게 정보와 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전용 홈페이지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며 핀란드 사이버폭력 예방 브랜드인 'Kiva'처럼 홍보 및 대중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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