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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에도 여전한 거리의 함성…'정치 복원'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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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20 07:50:00  |  수정 2019-10-20 11:03:16
여의도·서초동 '검찰개혁 촛불' vs 광화문 '反문재인'
양극화한 광장…"직접 민주주의 아닌 사회적 투쟁"
"자기 주장만 하는 건 광장 민주주의 살리기 어려워"
"양쪽 모두 상대방 향해 일종의 포격 퍼붓는 상황"
"정당 정치가 본연 역할인 갈등 조정 할 수 있어야"
"靑, 영수회담 등 협치의 장 만들어 갈등 수위 낮춰야"
"여야 모두 지지층 선동 자제하고 국회서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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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제10차 사법적폐청산을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사법적폐청산 촉구 피켓을 흔들고 있다. 2019.10.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형섭 윤해리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에도 둘로 갈라진 광장은 봉합되지 않았다. 주말인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과 광화문은 시민들로 채워졌고 서초동 앞에서도 집회가 이어졌다.

66일간의 '조국 정국'에서 저마다 분노에 찬 이들이 광장으로 뛰쳐나와 벌였던 세(勢) 대결은 '조국 없는 조국 정국'에서도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서초동 검찰청 앞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시민단체인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국민시민연대)'는 전날 오후 5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건너편 대로에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여의도에 모인 시민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 입법에 국회가 서둘러 나설 것을 촉구했다.

범국민시민연대가 여의도로 옮기면서 빈 서초동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 사람들'이 오후 6시부터 개최한 '검찰이 범인이다' 시민참여문화제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보다 앞서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가 열렸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열린 첫 장외집회로 한국당은 일반 시민과 당원을 포함해 집회에 10만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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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제10차 사법적폐청산을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사법적폐청산 촉구 태극기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2019.10.19. myjs@newsis.com
광화문에 모인 보수는 '문재인 타도'를, 서초동과 여의도에 모인 진보는 '윤석열 사퇴'와 '검찰개혁'을 외쳤다. 조국은 떠났지만 '조국 사태'에서 비롯된 광장의 정치는 아직도 그곳에 남아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광장의 정치에 대한 긍정적 평가보다는 국론 분열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광장 민주주의는 시민의 의견을 하나로 집약하는 과정으로서 기능할 때만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긍정적 작용을 한다"며 "양쪽 갈래의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오로지 자기 주장만 하는 것은 광장 민주주의의 긍정적인 면을 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직접 민주주의를 보완한다는 얘기를 하다보니 지지자들은 더 밖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은 직접 민주주의가 아니고 그냥 사회적 투쟁이다. 조 전 장관 때문에 생긴 균열 구조가 전혀 메워지지 않고 양쪽 진영의 골이 계속 깊어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이 광장으로 뛰쳐나온 것은 정치가 제구실을 못해서다. 이른바 '정치의 실종'이다. 국민을 대신해 이해를 조정하고 갈등을 풀어주는 것이 정치인데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다보니 민의가 광장으로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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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9.10.19.  misocamera@newsis.com
박상훈 정치발전소장은 "(국론이) 가치 있게 분열되면 다원주의이지만 분열 그 자체를 위한 분열이 되면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만들어낸다"며 "장관 한 사람이 66일 만에 물러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좀 더 넓게 의견이 취합되고 전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쪽 모두 똑같이 분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했다.

박 소장은 이어 "의견의 자유로운 표출 대신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상대방을 향한 일종의 포격을 퍼붓는 상황"이라며 "정당 정치가 본연의 역할인 갈등 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 실종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 전 장관 사태를 계기로 여야의 사생결단 대치는 더욱 극으로 치닫고 있다. 광장으로 뛰쳐나온 지지자들을 의식한 여야가 양극단으로 갈라지고 이것이 다시 광장의 세 대결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야 모두에 정치 실종의 책임을 물으면서도 이제라도 정치가 제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가진 청와대와 여당이 보다 포용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종훈 명지대 연구교수는 "조 전 장관으로부터 모든 게 시작이 된 만큼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협치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청와대에서 영수회담을 열어 야당 대표들에게 사과를 할 부분이 있으면 하고 대화를 통해 갈등의 수위를 낮춰야 한다"며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여야 모두 지지층을 향한 선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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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 이후 참가자들이 청와대 인근 효자파출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2019.10.19.  misocamera@newsis.com
이 교수는 이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격하기도 했는데 여당 지도부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집권여당 대표가 계속 전면에 나서서 그렇게 하는 것은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물론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장외투쟁을 통해서 계속 지지자들을 선동했지만 여당 대표까지 그렇게 나오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신율 교수는 "정치라는 것은 적과 동지를 나눠서 상대방을 죽일듯이 달려드는 게 아니라 설득을 해야하는데 우리 정치는 그것을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사회적 신뢰를 살리려는 노력을 하면서 정치는 적과 동지로 나눠서 싸우는 게 아니라 타협하는 것이란 사고를 시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원인을 청와대 중심의 정국 운영에서 찾기도 했다.

박상훈 소장은 "여야의 자율적인 정치적 조정을 청와대가 정국 운영을 이유로 허용하지 않아 왔고 그 과정에서 야당도 대통령을 비판하고 청와대를 공격하는 목소리를 내야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정치 상황이 됐다"며 "정당 정치의 기능을 청와대부터 존중해야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phites@newsis.com, br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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