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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년 준비한 올림픽, 찜찜한 방사능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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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21 12:02:25  |  수정 2019-10-21 15: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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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문성대 기자 = "올림픽에서 단 한 명의 선수도 피해를 당해서는 안됩니다." 일본 정부는 2020 도쿄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정의했다. 동일본 대지진을 극복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겠다는 계산이다.

일본은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후쿠시마에서 야구 등 일부 종목을 치르겠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게다가 방사능에 피폭된 땅에서 자란 식자재를 올림픽 선수촌 음식 재료로 쓴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후쿠시마에서의 경기? 후쿠시마산 식자재?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발상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에서의 야구 경기를 발표한 부분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면 철회는 아니더라도, 과학적으로 안전이 검증된 장소에서의 경기, 먹거리가 제공돼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일본은 일부 야구, 소프트볼 경기를 후쿠시마에서 개최하고, 송화봉송 역시 후쿠시마에서 시작한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최근 ANOC 총회에서 "도쿄와 주변 지역의 방사선량은 기준 범위이며, 식자재도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최근 마라톤과 경보 경기의 장소가 도쿄가 아닌 삿포로로 변경될 가능성도 나왔다. 일본 특유의 습하고 무더운 날씨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IOC와 국제육상경기연맹이 긍정적으로 해석했지만, 일본 정부와 대회 조직위는 즉각적으로 난색을 표했다.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지 묻고 싶다.

대한체육회는 최근 일본의 방사능 관련 안전성 문제를 거론했다. 대한체육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와 함께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IOC 측에서도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일본의 대응에 맞춰서 여러 계획을 수립하려 하고 있다. 문체부 역시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며 선수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일부 방사능 폐기물이 유실됐다고 알려져 일본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구계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프로야구 한 구단 관계자는 "참가국의 반발이 있다면 경기 장소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후쿠시마로 간다면 막고 싶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한 선수는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는데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서 뛰고 싶어 하더라"고 전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관계자도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면 우려가 되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역시 "야구 경기가 열리는 후쿠시마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대해 안전성 점검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방사능에 대한 모든 것은 정부의 '통제하'에 있다고 자신한 아베 총리의 발언은 자국 국민들조차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최까지는 불과 9개월. 문제 제기에 '이상무'라는 발언만 되풀이하는 일본 정부에 선수단의 안전을 맡겨도 될 지 의문이 든다.

 4년의 성과를 증명하는 무대에서 선수들이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일본 정부와 대회 조직위가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기대해본다.


sdm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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