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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지위두고 '진통'…농민들 "대책없다" 거센 항의 지속(종합)

등록 2019.10.24 11: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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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민·관 합동 농업계 간담회…"농민단체간에도 의견 달라"

"원론적 얘기 반복…개도국 포기해도 계속 만나 논의할 것"

기재차관 "3분기 성장률 예상한 수준…4분기 1% 성장에 노력"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나라키움 여의도빌딩에서 농업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나라키움 여의도빌딩에서 농업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장서우 기자 = 오는 25일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상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할 것으로 선언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농민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나라키움여의도빌딩에서 열린 2차 민·관 합동 농업계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농민 단체 사이에선 지금도 구체적인 (대안이) 별로 없다,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적어도 간담회가 파행되지 않고 진행되고 있으니 큰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2일 이후 이틀 만에 다시 정부와 농업계가 머리를 맞대기 위해 마련됐다. 1차 간담회는 농민 단체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간담회 자체가 결렬됐었다.

농업계에선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대신 농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 공익형 직불제 개편, 민·관 합동 특별위원회 구성, 경영 안정 등을 포함한 6개 요구 사안을 관철해달라고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은 "전국농민조합총연맹(전농)이 포함돼 있지 않았고, 간담회에 참석한 단체들 간에도 최종적으로 합의된 의견은 아니다.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 단체들 간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며 "논의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모아 온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는 전농에도 간담회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전농 측에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농민들의 요구 사안에 대한 개괄적인 입장을 정리해 농업계 측에 전달했다. 현 정부의 농정 공약 사업인 공익형직불제가 WTO에서 규제하는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도를 조속히 도입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농업인단체연합,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등 농업단체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나라키움 여의도빌딩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농업인단체연합,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등 농업단체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나라키움 여의도빌딩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24. [email protected]

농민 단체에선 관련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차관은 "기존 대비 8000억원 늘어난 2조2000억원 규모로 국회에 제출됐고 오는 28일부터 본격적으로 심의될 것"이라며 "심의 과정에서 여·야나 농민들의 입장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농민들은 현재 전체 중앙 정부 예산의 3% 수준인 농업 관련 예산을 4~5%까지 늘리라고 요구한 상태다. 정부는 내년 농업 예산 규모 증가율이 4.4%로 최근 10년 내 가장 높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으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 차관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되는 기재부 종합 감사에 참석하기 위해 간담회 중간에 자리를 떠났다. 기재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다른 정부 관계자들과 농민 단체들은 오전 11시에 가까운 시각까지 논의를 지속했다. 농업계에선 한국농축산연합회·한국농업인단체연합·축산관련단체협의회·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한국쌀전업농업중앙연합회·한국낙농육우협회·한국토종닭협회·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등이 참석했다.

2차 간담회에선 1차 때보다는 논의가 진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가 끝난 직후 농민 단체 대표들은 정부 관계자들과 웃으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농민 단체들의 대표격인 임영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구체적인 답변도 없었고, 원론적인 얘기만 하다 끝났다. 생각의 괴리가 너무 컸다"면서도 "막혀 있던 얘기들이 조금은 전달이 됐다"고 전했다.

임 회장은 "정부가 지금까지 했던 건 탁상 행정에 불과했다"며 "그간 농민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전달했는데,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더욱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나라키움 여의도빌딩에서 농업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나라키움 여의도빌딩에서 농업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10.24. [email protected]

아직 3차 간담회가 언제, 어떻게 열릴 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 확대와 관련해 기재부 쪽 상황을 설명 드렸지만, 만족하시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대화를 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4분기 성장률이 1% 가까운 수치를 기록해야 연간 2%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 차관은 "7~9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도 강하지 않았던 데다 전 분기 대비 수치라 높은 숫자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 예상은 했다"며 "4분기 1% 가까운 성장이 달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선 확보된 재정을 최대로 지출하고 투자를 중심으로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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