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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차 걸그룹 브아걸, 장수 비결은요?···"언니들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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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28 18:02:22  |  수정 2019-11-04 10:21:26
4년 만에 새 앨범 발매 '리바이브'
윤상·심수봉·엄정화 곡 리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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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아이드 걸스 (사진 = 미스틱 스토리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처음부터 '14년, 15년 해먹야지'라고 생각하는 그룹이 어디 있겠어요. 하하. 저희도 이렇게 가수 생활을 오래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네 멤버가 각자 주어진 역을 잘해온 거죠.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각자 최선을 다했을 뿐이에요."(나르샤)

14년 차 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브아걸)가 28일 오후 6시 리메이크 앨범 '리바이브(RE_vive)'를 공개했다. 4년 만에 컴백했지만, 멤버 탈퇴나 해체 없이 연이어 10년 넘게 현역을 유지하는 걸그룹은 드물다.
 
나르샤는 이날 앨범 발매에 앞서 서울 신사동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팀 장수의 비결은 무엇일까. 나르샤는 "멤버들끼지 친하게 지내지 않는 것"이라고 짚었다. 농담 또는 너스레처럼 들린다고? 하지만 나르샤의 언급은 후배들에게 따끔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조언이다. 걸그룹뿐 아니라 아이돌 그룹 사이에 믿고 의지한 멤버에게 상처를 받는 일은 부지기수다.

나르샤는 "모든 관계는 적당한 것이 있어야 해요. 적당히 친하게 지내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죠"라면서 "비지니스는 비즈니스"라고 했다.

평균 연령이 우리나이로 서른일곱 살인 브아걸 멤버들이라서 가능한 털털한 모습. 하긴 이 팀은 데뷔 때부터 가식을 걷어냈었다. 팀의 평균 연령을 낮춰주던 막내 가인마저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셋이 되면서 한층 더 거리낌이 없어졌다.
 
이번 리메이크 앨범은 태도, 심리뿐 아니라 멤버들이 음악적으로도 한층 무르익었음을 증명한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가요사를 빛낸 뮤지션들의 음악을 재해석했다. 윤상, 심수봉, 어떤날, 엄정화, 이은하, 베이시스, god, 김광진, 임현정, 조원선의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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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타이틀곡으로 조원선의 '원더우먼'과 베이시스의 '내가 날 버린 이유'를 내세웠다. '원더우먼' 뮤직비디오는 누군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여장남자인 '드래그 퀸'을 포함 여성의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만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아걸은 선을 그었다.

가인은 "예민하고 민감한 이슈(페미니즘)가 있잖아요.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그런 뜻이 아니고, '사랑에 빠진 여인의 이야기'예요. 드래그 퀸을 통해서는 성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은 묘한 중성적 느낌을 주고 싶었죠"라고 설명했다. 드래그 퀸은 '예술적인 장치'라는 얘기다.

이밖에 브아걸은 윤상의 '결국 흔해 빠진 사랑얘기', god의 '애수', 이은하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어떤날의 '하늘' 등도 다시 불렀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는 보컬적인 측면이 도드라진다. 2006년 1집 '유어 스토리'로 데뷔 당시 화음 등 노래적인 부분을 강조했던 브아걸은 어느순간부터 퍼포먼스에 방점이 찍힌 팀이 됐다.

2009년 내놓은 3집 '사운드지(Sound G.)'의 타이틀곡 '아브라카다브라'의 '시건방춤' 영향이 컸다. 싸이가 2012년 세계적으로 히트한 '강남스타일'의 말춤에 이어 이듬해 발표한 후속곡 '젠틀맨'의 안무로 이 '시건방춤'을 재해석하기도 했다.

미묘는 "저희가 원래 실력 지향의 걸그룹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퍼포먼스 위주의 걸그룹이 됐다"면서 "이제 보컬 실력을 다시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에는 작정하고 불렀죠"라고 했다.

네 멤버의 솔로곡이 증명한다. 가인은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 나르샤는 임현정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제아는 김광진의 '편지'를 재해석했다. 래퍼인 미료가 부른 '초대'는 원곡 가수인 엄정화가 피처링을 했다.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은 리메이크 허락을 가장 받아내기 힘들었던 곡이다. 나르샤는 "원곡자라면 당연히 고민이 될 거예요. 브아걸을 믿고 허락해주셨기에 책임감을 느끼죠. 거만은 아니지만 그래서 자신감이 있는 앨범"이라며 만족해했다.

편곡가 라인업도 화려하다. 윤상, 김현철, 이민수, 지고릴라(G.gorilla), 적재, 곽진언, 영광의 얼굴들, 수민(SUMIN), 라디, 케이준 등이 편곡자로 참여했다. 특히 윤상은 앨범의 전반적인 사운드 디렉터를 맡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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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아걸과 오랜 기간 함께 한 조영철 프로듀서는 앞서 소속사 미스틱 스토리 자료를 통해 "리메이크는 보통 솔로 가수의 보컬로 재해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브아걸의 보컬 조합과 팀 정체성으로 해석되는 명곡들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오래 기다려 시작한 음반인 만큼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고, 앨범에 담길 10곡의 곡 선정에서부터 편곡의 방향성까지 긴 기간의 논의를 거쳐 브아걸의 '다른 시선'으로 완성해나갔다"는 것이다.

조영철은 가수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흥행시킨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인은 "네 보컬이 풍성해진 점을 느낄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런데 브아걸은 신곡으로도 자신들의 역량,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잘해봤자 본전'일 가능성이 큰 리메이크곡으로 새 앨범을 채운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유행하는 뉴트로(뉴+레트로)에 편승하고자 한 단순한 의도는 아니다. 
 
제아는 "세명의 보컬, 한명의 래퍼가 리메이크 앨범을 낼 때의 파괴력이 강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면서 "신곡을 발표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 수월하지만, 어려운 길을 선택한 것은 잘해낼 것이라는 서로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이 팀이 숨겨놓은 장수 비결은 서로에 대한 신뢰였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에 대해 한마디로 축약해달라고 청했다. 나르샤는 "언니들이 또···"라고 했다. "뒤에 말은 하지 않겠어요. 열린 결말입니다. 하하." 해석은 각자의 몫이지만 이 언니팀이 또 계속될 거라는 건 누구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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