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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완전고용 상태? 현실과 달라"…연준 행사서 성토

등록 2019.10.30 09: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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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의견 청취 행사 진행하며 경제 상황 들어

"참석자들, 연준에 경제 활력 불어넣으라 요구" WP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1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안경을 만지고 있는 모습. 2019.10.30.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1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안경을 만지고 있는 모습. 2019.10.30.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연준 행사에 참석한 외부 인사들이 고용시장의 호조를 체감할 수 없다는 의견을 쏟아냈다고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미국의 실업률은 연준이 경기 상태가 양호하다고 판단하는 주요 근거가 돼왔다. 그런데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는 지적이 연준 행사에서 나온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14차례 열린 '연준 의견 청취 행사(Fed Listens Event)'에서 나온 가장 압도적인 메시지는 "미국은 완전고용 상태가 아니다"였다.

연준은 홈페이지에서 청취 행사와 관련해 "연준의 통화정책 전략, 도구 및 소통 관행에는 미국 경제에 관심이 있는 광범위한 그룹과의 협의가 포함된다. 올해 내내 연준은 전국 각지에서 사업계, 노동계, 지역사회, 학계 등의 대표를 만나 그들의 견해를 듣기 위해 청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과 서민을 중심으로 한 참석자들은 연준이 경제가 충분히 좋아질 때까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라고 촉구했다.

6월 시카고에서 열린 행사에서 시카고 시립 대학 총장 후안 살가도는 "완전고용은 내 현실이 아니다. 우리 지역사회의 현실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6월에 열린 또 다른 행사에서 주거지원 비영리 국제단체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의 센트럴 버크셔 지부 관계자 캐럴린 밸리는 미국이 완전고용 상태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5차례나 답했다. 그는 "완전고용은 우리 사회 저소득층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 호황처럼 느껴지지 않는다(It doesn’t feel like a boom yet고 말했다.

이달 행사에서 비영리 금융기관 로컬 이니셔티브 서포트(LISC)의 부사장 드니즈 스콧도 "완전고용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통상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던 히스패닉 여성, 흑인,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들의 실업률이 역대 최저치인 건 사실이지만, 경기가 둔화하면 방금 일자리를 얻다시피 한 이들의 고용 여건이 가장 먼저 불안해진다고 WP는 강조했다.

완전고용은 실업률이 0%라는 뜻이 아니기 때문에 이 개념은 정확하게 과학적인 수치가 아니라고 WP는 전했다. 하지만 실업률이 4%를 밑돌며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낸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자 많은 연준 인사들이 놀라워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의 발언으로 연준 인사들의 경기 판단이 변화했을지가 관심사다. WP에 따르면 이런 예상외 발언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파월 의장은 8월 "견고한 고용 시장의 이익이 여전히 뒤처진(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확대되도록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통화정책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우리의 현재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일자리 시장에서 경고 신호가 감지되면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한다. 일부 연준 인사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목표치 2.0%에 도달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싶어 하는데, 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으로 이어지면 회사의 채용이 활발해지면서 노동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

WP에 따르면 경제학자 대부분은 현재 1.75~2.00%인 미국 기준금리가 경기를 자극하지도 않고 위축시키지도 않는, 중립적인 선에 있다고 보고 있다. 더 낮은 금리가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은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한다. 기준금리 결정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3시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7월, 9월에 이어 이번에도 0.25%포인트 인하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연준이 인하 기조를 이어가리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이번으로 인하를 종료한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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