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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검찰개혁, 한달새 13번 발표…마음이 급하면 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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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30 18: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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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논의만 수십년을 했습니다. 그게 쉬웠으면 왜 지금까지 안 했겠습니까."

수년 전까지 검찰에 몸담았던 한 변호사는 최근 발표된 검찰개혁안을 두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공직을 떠나기 전 '유작'으로 남긴 개혁안을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방향성은 맞지만 졸속으로 처리한 개혁안에 종합적인 큰 그림은 없다는 것이다.

괜한 딴죽이 아니다. 조 전 장관의 한달여 임기 동안 법무부는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가속화했다. 지난달 30일 발족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하루 만인 지난 1일 첫 권고안을 냈다. 일주일도 채 안 돼 두 번째 권고안이 나왔다. 조 전 장관 퇴임 후에도 개혁위는 매주 검찰개혁 아이디어를 내놨다. 조 전 장관도 두 차례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검찰도 경쟁하듯 자체개혁안을 연이어 만들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일 첫 발표 이후 4일, 7일, 10일, 16일, 24일, 29일 개혁 방안을 냈다. 한 달간 나온 개혁방안이 법무부가 6번, 검찰이 7번. 총 13차례다. 이틀에 한 번꼴이다.

 '졸속' 개혁안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지점이다. 검찰개혁은 여러 정권에서 제기한 해묵은 목소리인데, 단숨에 몰아붙이면 제대로 논의가 되겠냐는 의문이다. 잡음은 벌써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25일 '인권보호수사규칙'을 재입법예고해 의견을 다시 수렴했다. 상위법 충돌 등이 문제가 됐다.

검찰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검찰 내부망엔 '살다 살다 이렇게 기본도 안 된 규칙안 따윈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법령안이 아니라 인권단체 권고안 같다' 등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재미 삼아 만드는 동아리 운영안도 이것보단 더 정제돼 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광장에 나온 국민들은 검찰개혁을 외쳤다. 방법은 다양해도 방향은 한 곳이다. 권력의 검찰이 아닌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는 바람이다. 유례없는 드라이브가 걸린 만큼 이번 검찰개혁은 깊이 있게 진행돼야 한다. 허겁지겁 만들어진 '졸속' 개혁안의 뒷감당은 결국 우리, 국민의 몫이 된다. 우려가 현실이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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