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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 인하 숨고르기 이어갈듯

등록 2019.10.31 11: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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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금리 내렸지만 당분간 '동결모드' 전망

한은도 숨고르면서 금리인하 효과 지켜볼 듯

일각에선 내년 1분기 추가 금리인하 전망 제기

한은, 금리 인하 숨고르기 이어갈듯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로 정책여력을 확보하게 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연 1.25%에서 추가로 더 내릴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 연준이 당분간 '관망모드'를 지속하겠다는 기조를 밝힌 만큼 한은 역시 금리인하에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내년에도 국내 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에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속도가 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31일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한은이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를 본격 저울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에는 연초나 1분기에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이보단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7월에 이어 이달까지 한은이 두 차례에 걸쳐 금리인하를 단행한 만큼 그 효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연내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는 다음달 29일, 단 한 차례 남았다. 한은은 지난 16일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0.25%포인트 내린 상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를 당분간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도 약화될 수 밖에 없다"며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성장 둔화세에 대응해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성장세 추가 악화가 확인되기까진 상당기간 금리인하가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동결 소수의견이 2명 등장한 점, 미·중 무역협상과 노딜 브렉시트 등 경제 불확실성 요인들이 일부 완화된 점 등은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누그러트리는 요인이다. 채권 시장에서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오히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소 식은 상황이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도 금리인하 '신중론'을 내세웠다. 윤 부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상황점검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해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한은의) 기존 기조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하지만 내년 1분기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여전히 제기된다. 가라앉고 있는 경기 여건, 저물가 상황을 감안할 때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필요가 크다는 분석에서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로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등 부담을 덜게 된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를 주저할 이유도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미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갖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미 금리차는 다시 0.5%포인트로 좁혀졌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성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있고,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에 못 미치는 마이너스 GDP갭 상태가 지속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1분기말 기준금리가 1.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내외 안팎에선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와 내년 각 2.0%, 2.2%로 낮추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은이 '물가안정'에만 초점을 맞춰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사실상 금리인하를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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