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징용피해자 더 나오나…"오노우라 탄광 조선인 1896명 추정"
국가기록원, 故 김광렬씨 기증 탄광 직원 명부 분석 결과 공개
日총독부 노동력 조사통계 일반에 첫 공개…'치밀한 계획 증거'
【세종=뉴시스】 고(故) 김광렬(1927∼2015)씨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기증한 '가이지마(貝島) 오노우라(大之浦) 제6·7갱 탄광직원 명부' 기록물. 2019.10.31. (자료= 국가기록원)
그간 공개된 명부에는 없던 피해자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추가 확인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재일동포 고(故) 김광렬(1927∼2015) 선생이 기증한 '가이지마 오노우라 제6·7갱 탄광근로 명부' 원문 분석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이는 김 선생이 2017년 국가기록원에 기증한 조선인 강제징용 관련 기록물 총 2337권 중 하나다.
1900~1950년대 가이지마 오노우라 탄광 직원의 인적사항이 담겼다. 직원의 이름, 생년월일, 본적, 호주, 가족관계, 고용연·월·일, 도주·사망·귀국 등 해고사유, 해고 연·월·일 등이다.
국가기록원이 명부에 적힌 직원 총 8486명의 조선인 여부를 검증했고, 이중 1896명이 조선인(본적 기준)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후쿠오카현 자료에 따르면 1944년 1월말 기준 가이지마 오노우라 탄광에 동원된 조선인 직원은 7930명이다. '아소(麻生)' 탄광의 7996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숫자다.
【세종=뉴시스】고(故) 김광렬(1927∼2015)씨가 기증한 '가이지마 오노우라 제6·7갱 탄광근로 명부'. 2019.10.31. (사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제공)
허 위원은 이어 "기존 공개된 명부에는 없는 피해자가 추가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 명부를 활용하려면 우리 정부에 신고된 강제징용 피해자 22만여명에 대한 재조사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제징용 현장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가이지마 오노우라 7갱 노천갱도에서 일하는 조선인 사진 4점과 김 선생이 탄광 노무계 직원을 수차례 만나 자료를 수집한 경위가 자세히 기록돼 있는 일기(1976년 7~8월) 원본도 함께 공개됐다.
김 선생은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가 후쿠오카 지역에서 교직생활을 하며 40여년 동안 일본의 3대 탄광 지역이자 대표적인 조선인 강제동원 지역인 치쿠호(築豊)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수집·연구한 전문가다. 2008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유공자 김점학 선생의 아들이기도 하다.
국가기록원은 또 1940년 조선총독부가 생산한 '노무자원 조사에 관한 건'이란 제목의 기록물 원본을 공개했다.
이 기록물에는 조선총독부가 조선 전역의 노동력을 조사하기 위해 1940년 3∼9월 각 도에 시달하고 회신받은 공문과 취합된 통계 자료가 담겼다. 그간 학계 연구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을 뿐, 일반에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종=뉴시스】1940년 조선총독부가 생산한 '노무자원 조사에 관한 건'이란 제목의 기록물 원본. 2019.10.31. (사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제공)
이 조사결과를 보면 동원 가능인력은 남자 92만7536명, 여자 23만2641명 등 총 116만177명이었다. 당시 조선인 총 인구 2354만7465명의 5%에 해당하며, 어린이·노인·2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하면 총 인구의 10%에 이른다.
전업 희망인력은 남자 24만2314명, 여자 2만767명 등 26만3081명으로 산출됐다. 이 숫자는 일제가 수립한 노무동원계획 인원과 비교할 때 1941년 이미 동원인원을 초과한 것으로, 일제의 조선인 강제징용이 강제적으로 수행될 것임을 알려주는 통계라는 게 국가기록원 측 설명이다.
노영종 국가기록원 학예연구관은 "일제가 조선인의 강제징용을 위해 사전에 얼마나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준비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국가기록원은 연내 김 선생이 기증한 기록물 중 강제징용 근로명부, 건강보험대장, 공상원부 등 248권에 수록된 약 14만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의 인적사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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