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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가입자, 800만 밑으로…'금융 메기'로 활기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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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03 07:15:00
KB금융, '리브M' 금융권 최초 진출
금융과 이통 결합해 혁신 기대↑
"메기 아닌 배스라는 우려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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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하현회(왼쪽 두번째부터)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리브모바일(LIIV M)론칭행사에서 대화형 금융플랫폼 리브 똑똑 체험을 하고 있다. 2019.10.28.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알뜰폰 가입자가 800만명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한때 연간 100만명 안팎의 가입자를 유치한 알뜰폰 사업자가 올 들어 기세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오는 4일 국내 금융권 최초로 알뜰폰 서비스 개시에 나서자 알뜰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 9월 말 현재 796만명으로 전달의 803만명에 비해 7만명 줄었다. 지난 1월 800만명대를 회복했으나 8개월 만에 다시 밑으로 내려갔다.

알뜰폰 시장은 지난해 5월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이동하는 가입자가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가입자 수를 처음으로 뛰어넘는 9149명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침체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가입자 규모뿐 아니라 알뜰폰 가입자 구성도 수익에 불리해 지고 있다. 지난 9월 알뜰폰 선불제 가입자는 1년 전에 비해 17만명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후불제 가입자는 15만명 감소했다.

선불제는 한 달이나 일주일 등 일정 기간만 돈을 미리 내고 쓰는 요금제다. 가입자 대부분은 해외 관광객이나 외국인 노동자이고 수익률도 낮다. 통상 통신업체의 경쟁력은 후불제 가입자 수로 보는데 알뜰폰 가입자는 후불제 가입자가 줄고 있는 것이다.

알뜰폰 시장이 위축된 배경으로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 가격 경쟁력 약화 등이 꼽힌다. 또한 이통 3사가 지난 4월에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후 5G 가입자를 빠르게 확대해 나가면서 전세는 더욱 불리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이통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금융과 통신 서비스를 결합한 '리브M'을 오는 4일 베타 서비스(시범 가입)를 거쳐 12월부터는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가입을 받는다.

인터넷으로 리브M 가입 신청을 하면 집으로 유심(USIM: 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을 배달해준다. 휴대폰에 유심을 꽂으면 KB금융 관련 앱이 깔리며 각종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고객이면서 KB국민카드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통신요금을 월 최대 3만7000원까지 할인해 준다. 이 경우 LTE 요금은 무료, 5G 요금은 최저 월 7000원만 내면 된다. 기존 통신요금 대비 50~95% 저렴하다는 분석이다.

또 기존 통신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친구 간 결합 할인 등 새로운 서비스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남은 데이터는 포인트로 전환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리브M 출시가 알뜰폰 시장의 반등 기회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대 대표 금융사의 진출로 서비스 혁신을 촉진하고 나아가 '할배폰', '할매폰' 등 알뜰폰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지 기대가 높다.

통신 3사와의 통신망 구매 협상에서 교섭력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통신망 도매가격은 특정 업체를 우대하거나 차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KB국민은행의 협상은 다른 알뜰폰 업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와 달리 우려의 시각도 있다. 리브M이 이통 3사의 가입자보다 다른 알뜰폰 가입자의 고객을 빼앗아 가는 데 치중한다면 알뜰폰 시장 전체를 키우는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것.

알뜰폰 관계자는 "리브M이 알뜰폰 시장의 메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요금제와 상품구조 계획을 보니 메기가 아닌 배스가 등장한 꼴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브M이 5G보다는 LTE 상품에 주력, 특히 한 달간 6~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존 알뜰폰 업체의 주력 요금제가 망구매 대가 이하, 즉 원가보다 낮게 나왔다"라며 "이통 3사가 아닌 알뜰폰하고 경쟁하는 구도다"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시장이 고사하면 시장 지배력을 가진 통신 3사에 대한 통신비 인하 압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가계 통신비 부담은 올라가고 이통사의 독과점 이익은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도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알뜰폰 관계자는 "무엇보다 알뜰폰 사업의 핵심적인 사업원가인 망 도매가에 대한 협상 타결이 매년 연말까지 늘어져 원가 등을 고려해 체계적으로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협상 마감 시한을 정하는 등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제안했다.

한편 알뜰폰이란 대기업 통신 3사의 이동통신망을 도매가에 빌려 기존 통신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동일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1위 CJ헬로를 비롯해 40여곳의 업체가 있다. 정부가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2011년 7월 관련 제도를 도입했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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