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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기업가치 1조8000억달러로?…유가 변동성은 걸림돌

등록 2019.11.05 12: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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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기업가치 1조8000억달러 방향으로 기울어" NYT

투자기관, 1조4000억달러~1조5000억달러로 추정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6월26일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2019.06.2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6월26일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2019.06.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예정인 아람코에 투자하기 전에 국제유가 흐름과 지정학적 긴장 관계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4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기업이지만 기업가치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사우디 정부는 3일 아람코 IPO를 공식 승인했다. 아람코는 오는 12월 사우디 증권거래소 타다울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해외 시장에 2단계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상장지로는 미국, 영국, 홍콩, 일본 등이 거론됐다.

CNBC는 아직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포함한 세부사항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람코의 IPO 투자안내서는 9일 배포된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2조달러로 보고 있지만 국제 금융계의 시각은 다르다.

팻 프로피츠의 자원 분석가 데이비드 레녹스는 "기업가치 평가 범위가 1조달러에서 2조달러로 다양하다. 우리는 약 1조4000억달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원유 가격 주기를 통한 지속가능하게 증가하는 배당금"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2020년 주주들에게 기본 배당금 750억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위치한 아람코 복합시설을 한 남성이 지나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사우디 의 국영 석유회사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수익을 내는 기업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공식 승인했다. 2019.11.05.

【서울=뉴시스】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위치한 아람코 복합시설을 한 남성이 지나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사우디 의 국영 석유회사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수익을 내는 기업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공식 승인했다. 2019.11.05.

투자처로서 아람코가 상당한 강점을 가진 건 분명하다.

투자기관 번스타인은 "괴물 석유기업" 아람코의 가치는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번스타인의 선임 분석가 오즈월드 클린트와 닐 베버리지는 "세계 원유 생산량 8분의 1을 담당하는 기업의 타당한 가치는 얼마나 될까. 문자 그대로 수조 달러의 문제"라고 밝혔다.

번스타인은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1조2000억달러~1조5000억달러로 추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빌려 빈 살만 왕세자가 1조8000억달러 수준의 평가액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생각이 기울었다고 전했다. 

아람코의 지난해 순익은 애플의 2배 수준인 1110억 달러였다. 애플과 또 다른 거대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 순익의 합계보다도 많았다.

번스타인은 올해 아람코의 순익을 923억달러(약 107조2000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문제는 여전히 투자의 걸림돌이다.

퀼베스트웰스매니지먼트의 밥 파커는 "국제 투자자 입장에서 본다면 분명히 우려할만하다. 당신은 이란과 심각한 관계인 지역에 투자하고 싶으냐"며 "몇달 전 드론 공격으로 아람코 시설이 손상돼 기반시설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도 아람코의 바람과 반대로 흘러가리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CNBC는 미국의 셰일 생산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62.22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56.62달러에 거래됐다. 둘 다 5년 전에는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다.

미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을 금지했지만 글로벌 수급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다.

레녹스는 "아람코의 IPO가 몇 년 늦었을 수 있다. 몇 년 전과 달리 이제는 하루 1200만배럴을 생산하는 미국이 경쟁자로 있다. 따져봐야 할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아람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탈(脫)석유 개발 계획인 비전 2030에 사용할 계획이다.

NYT는 빈 살만 왕세자가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고 관광객의 사우디 방문을 쉽게 해 호평을 받고 있지만 장기화한 예멘 전쟁이 사우디를 짓누르고 있다고 전했다.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을 명령했다는 의혹도 빈 살만 왕세자에게는 정치적 부담이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폴 스티븐스는 "그는 더 이상의 실패를 감수할 수 없다. 사람들이 이미 그의 능력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스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2조달러라는 빈 살만 왕세자의 구상은 심각하게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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