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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스닥 진사마'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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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06 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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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4일 서울 강남구 에이치엘비 집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06.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제이 기자 =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을 지난 4일 만났다.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집무실은 2평도 돼 보이지 않았다. 시가총액 6조원이 훌쩍 넘는 회사의 회장 집무실로는 보이지 않았다. 책상 위에는 흔한 '회장님 명패'도 없다. 사방은 온통 책이다. 창문이 있는 벽면을 제외한 두 면이 모두 책으로 가득했다. 책마다 메모지를 붙여놨다. 나중에 물어보니 책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메모한 것이란다. 약간 어색한 웃음을 띤 얼굴은 인터뷰가 시작되자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최근 에이치엘비(028300)는 높아진 시장의 관심만큼 공매도와 다양한 소문에 둘러싸여 있다.

아래는 진 회장과의 일문 일답.

-에이치엘비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공매도가 유독 많다는 건데,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공매도로 경영권을 위협받는 건 아니지만 주가 등락 폭이 커지다 보니 안정적인 경영에 어려움이 생긴다. 회사가 좋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고 회사가 나빠서 주가가 내린다고 생각 안 한다. 회사 사정과는 무관하게 주가는 오르면 호재고 떨어지면 악재다.

마찬가지로 시장은 주가가 계속 오르는 회사는 마치 잘되는 것 같고, 주가가 떨어지면 그 회사는 뭔가 안되는 걸로 평가한다. 에이치엘비는 열심히 하고 성과를 내는데 주가가 떨어진다. 그럼 회사는 신뢰를 잃게 되고 안정된 경영을 하기 어렵다. 공매도는 그걸 노리고 것이다.

하지만 공매도에 대한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기준)를 인정한다. 다만 세부 규정까지 모두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이키드숏셀링이나 업틱룰만 준수하게 하고 위반에 대해서 엄벌해야 한다고 본다.

공매도의 가장 기본이 무차입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업틱룰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국정감사에서 업틱룰 준수하지 않는다는 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저는 무차입 공매도 있을 거라고 본다. 직감적으로 그렇다.

의결권 때문에 주주 명부를 연말에 모아서 보는데 저희 회사 지난해 기준 주주 수가 7만300명이다. 그 중 3만주 주주 이상 주주는 A4용지로 2장밖에 안된다. 대부분의 주주눈 1000주, 2000주 정도고 많아야 3000주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35만주씩, 50만주씩을 어디선가 빌려서 공매도를 하는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 그렇다 보니 일반 주주분들이 최대주주가 빌려주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게 아니냐 의구심이 드는 게 이해가 간다.

최대주주부터 5만주 이상 주주들은 제 생각엔 안 빌려주는 것 같다. 바보같은 짓을 할 이유가 없다. 이자 7~8% 얻기 위해 30% 오를 수도 있는 주식을 팔진 않을 것이다. 수십만 주를 빌려서 거래를 한다는 점에서 저는 무차입 공매도가 있다고 보는 것. 그러니까 네이키드숏셀링이나 업틱룰 정도만 준수하고 위반에 대해서는 엄벌한다면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기준)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에이치엘비, 업력이 특이하다. 업체 이름 그대로 라이프보트(구명정)를 만들다가 현재 코스닥 시장을 이끄는 제약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났다. 바이오는 상당히 전문적이고, 투자 계획도 세우기 어려운 업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있는가.

=많이 받는 질문이다.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후에는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수료했다. 후에도 바이오와는 무관한 경력을 쌓긴 했다. 회장이 비전공자라고 하면 전문성에 대해 많이들 염려한다. 에이치엘비와 관련된 관계사들이 상장사 4개, 비상장사 12개 정도다. 이 회사들의 대표는 모두 비전공자다. 대신 부대표가 전공자다.

은행에서 근무하던 시장 은행장이 부장에게 업무를 지시했는데 부장이 내게 와서 "진 대리, 네 생각은 어때?"라고 묻고 제 의견을 행장에게 바로 보고했다. 내 제안이 바로 보스에게 올라간다는 사실로 일주일 동안 기분이 좋았다. 저희는 작은 조직이다. 충분히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직원 간 의견을 나누고 바이스가 전문적인 시각으로 의견들을 검토하면 대표는 충분히 고민한 뒤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요즘 코스닥시장에서 에이엘치엘비의 인기가 높다. 아마도 시가총액 1~2위를 다툴 정도로 최근에 급등해서 그런 것 같은데, 본인을 시장에선 '진사마'라고 부른다.

=시장에서 저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사실 잘 모른다. 증권게시판을 안 본 지가 십여 년이 됐다. 평가라는 게 좋을 때는 우쭐해지고 나쁠 때는 침울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접하면서 종교 교리도 많이 읽었다. 그중 성경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메시아에 관한 것이다. 군중들은 예수를 보고 메시아가 왔다고 종려나무를 흔들며 환대하지만 며칠만에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소리친다. 이렇듯 칭찬하던 사람들이 주가가 빠지면 바로 돌아설 것이고 욕하던 사람이 주가가 오르면 어느 순간 칭찬하는 게 시장이다. 상장회사의 숙명 같은 것.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 별로 신경 안 쓴다.

-본인에 대해 시장에서 많은 소문이 있다. 공매도 세력과 결탁했다는 둥, 신약 개발은 가짜라는 둥, 끊임없이 이어지는 소문에 대해 이야기 부탁드린다.
=악성 루머와 공매도가 연관은 없겠지만 악성루머는 대응하기 어려운 시간에 퍼진다. 허위 사실이 돌면 직접 30분 내 대응하는 편인데 악성 루머는 오후 3시쯤 퍼져서 대응할 시간이 부족하다.

사실 이런 부분이 하루 일과에서 가장 힘든 점이다. 하루 중 상당 시간은 악성루머와 가짜 뉴스와 싸우고 공매도 세력과 싸운다. 신약개발의 여정보다 이를 방해하는 부정적인 것에 에너지의 대부분을 소진하는 게 에이치엘비 운영에 있어 가장 힘든 점이다.

에이치엘비와 저에 대한 여러 루머가 있지만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다. 여러 차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그걸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루머가 힘을 얻고 있던 판에 에스모(ESMO)에서 최우수 논문으로 지정되면서 공매도 세력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금융인 출신이다. 그래서 시장에서 더 많은 오해를 받는거 같다. 이력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자본가로서의 길을 가고 있었던 것 같은데, 기업가로 전향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매출 1조의 기업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던 때, 회사 영업을 위해 못 마시는 폭탄주를 마셔야 했던 날들이 이어졌다. 제 삶이 없던 시절이었다. 어쩌면 저뿐만 아니라 영업부서 직원들도 같은 삶을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문득 정신이 들었다. '경제적 노력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삶'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저와 임직원들이 오랫동안 함께하고 "진양곤과 함께해서 행복했다"는 퇴직의 변을 듣는 게 제 삶의 목표가 됐다. 자본의 효율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사람'이다. 제 경영철학은 그렇다. 사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았다. 진심이 왜곡될 때는 많이 억울했고 서운했다. 사람이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하지만 피해 경험이 가해에 대한 성찰로 확장되는 건 의외의 성과다. 상처받은 경험이 반대로 제가 다른 이에게 상처 준 일은 없는지 살피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가장 무섭지만 결국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교훈으로 이어진다. 선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열정적인 노력이 좋은 결과로 완성되리라는 믿음, 그러한 확신이 만들어내는 힘찬 발걸음들이 가득한 회사. 이것이 우리 회사의 현재이며 미래라고 본다.

-리보세라닙의 미국 FDA 신약허가 일정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FDA 허가를 최대한 빨리 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달 말 pre-NDA 미팅 회의록의 의견을 반영해 신약허가(NDA) 신청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NDA 신청을 위해서는 초기 연구결과부터 비임상시험, 임상1, 2상과 최근의 임상 3상 시험 결과까지 모든 R&D 데이터 등 방대한 준비가 필요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NDA를 신청하고 나면 통상적으로 FDA는 약 12개월의 검토 기간을 가지지만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리보세라닙은 우선심사를 통해 짧게는 반 년, 길어도 9개월 정도로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일본의 타이호 제약의 론서프(Lonsurf)의 대장암 FDA 승인 과정도 Pre-NDA 미팅 후 NDA제출기간과 FDA 심사기간 합해 모두 1년 9개월이 걸렸다.

-그 밖에 향후 사업계획은 어떤지.
=계획한 대로 가기보다는 예상치 못한 블랙스완에도 적응하고 변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 바이오 비전문가인 진양곤이 이끄는 에이치엘비를 보며 국내 바이오산업이 더욱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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