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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 정규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 인터뷰···이번엔 '밴드' 편

등록 2019.11.10 13: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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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왼쪽부터 박태희(베이스), 허준(기타), 윤도현(보컬), 김진원(드럼), 스캇 할로웰(기타). (사진=디컴퍼니 제공) 2019.11.10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왼쪽부터 박태희(베이스), 허준(기타), 윤도현(보컬), 김진원(드럼), 스캇 할로웰(기타). (사진=디컴퍼니 제공) 2019.11.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미 록밴드 'YB'의 정규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에 대한 멤버들의 목소리는 지난달 11일 성산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옮겨 담았다.

그럼에도 8일 서교동 카페에서 이들을 만난 이유는 앨범뿐만 아니라 밴드 자체에 대한 이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밴드가 살아남기 힘든 대한민국 대중 음악시장에서 올해 데뷔 24주년을 맞은 '국민밴드', '월드컵밴드'의 다섯 멤버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쇼케이스가 정규 10집에 대한 이야기에 치중한 '앨범 편'이라면, 이번 만남은 밴드 자체의 속살을 좀 더 톺아보는 '밴드 편'이다. 평소 팀의 대변인 격인 윤도현의 목소리보다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를 더 담고자 한 이유다.

직관적인 가사와 범국민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온 YB는 개인적인 비극에서 출발한 철학적 태도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앨범뿐 아니라 밴드를 유지해나가는데도 사적인 영역은 중요하다. 음악적인 영역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서로의 삶을 수용하지 못하면 밴드는 전진할 수 없다. 밴드는 '음악과 함께 태도를 공유하는 조직'이라는 말을 YB를 통해 새삼 깨닫는다.

드러머 김진원은 "밴드는 작은 사회"라고 정의했다. "아직 일상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요. 어떤 부분은 누군가 양보를 하면서 밴드가 돌아가는 거죠"라는 얘기다.

기타리스트 허준은 "결국 다섯 명이 서로 기대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봤다. 본인이 작사, 작곡 그리고 보컬까지 맡은 솔로 앨범을 준비 중인 그는 "밴드 안에서 음악과 제 음악이 다르거든요. 이 안에서 해소할 수 없는 것을 밖에서 해소하면 팀 작업에 더 크게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봐요. 홀로 완전히 서 있을 수 있을 때 서로 의지할 수 있잖아요"라고 여겼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5년차 록밴드 YB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문화비축기지에서 10번째 정규앨범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 발매 기념 언론쇼케이스를 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원, 허준, 윤도현, 박태희, 스캇 할로웰. 2019.10.11.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5년차 록밴드 YB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문화비축기지에서 10번째 정규앨범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 발매 기념 언론쇼케이스를 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원, 허준, 윤도현, 박태희, 스캇 할로웰. [email protected]

보컬 윤도현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멤버들이 진짜 솔직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더 치열했고, 과연 앨범이 나올 수 있나라는 생각도 했죠. 그래서 이번 앨범을 들을 때마다 기적 같아요"라며 웃었다.

YB는 앨범 작업 때마다 최악의 감정 상태를 끄집어내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 10집에서 그러한 지점이 극에 달한 것이다.

베이시스트 박태희도 "평소에는 보여주지 않은 내면이나 개인적인 비극 그리고 어떠한 외로움이 앨범 작업을 할 때 극단적인 것들로 표현이 된다"면서 "이번 앨범은 특히 다른 앨범보다 그러한 지점들이 처절하게 부딪혔다"고 확인했다. "그래서 멤버들에게 감사했어요.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멤버들이 서로 아파해주고 (그것을 인내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줘서 앨범이 나왔죠."

이러한 지점들이 음악으로 승화할 때 시너지가 발생한다. 이번 앨범 트리플 타이틀곡 중 한곡인 '나는 상수역이 좋다'를 작곡하고 작사한 박태희는 "연주자 개인만 봤을 때는 초라해보이지만 팀 전체로 볼 때 도드라지는 곡들이 있다"고 했다.

결국 YB의 음악은 다섯 멤버들의 공통분모를 끄집어낸 결과물이다. 삶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에서 공유한 부분들. 이번 앨범 수록곡 '반딧불 … 그 슬픔에 대한 질문'이 보기다. 개인의 비극과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생각하는 연대 또는 그 무엇.

"내 머릿속 기억 속에서 / 헤매고 방황해도 / 숨 쉬고 멈추고 다시 살면 / 만날 수 있겠지 우리 / 다 남김없이 태우고 나면 / 아 그곳에는 살구꽃 길이 있나요 / 저 세상 끝에 우리 다시 만날 수 있나요"라고 노래한다.

하지만 YB는 자신들이 노래와 태도의 방향성이 반드시 정답이라는 생각은 경계했다. 박태희는 "그동안 저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반드시 옳지는 않다는 것을 경험했어요. 그래서 (우리의 노래가 던지는 질문 등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듣는 사람이 자유롭게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저희는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어요. 감히 '맞다 틀리다'를 말하기보다 '같이 한번 가보자'는 느낌이죠."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5년차 록밴드 YB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문화비축기지에서 10번째 정규앨범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 발매 기념 언론쇼케이스를 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원, 허준, 윤도현, 박태희, 스캇 할로웰. 2019.10.11.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5년차 록밴드 YB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문화비축기지에서 10번째 정규앨범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 발매 기념 언론쇼케이스를 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원, 허준, 윤도현, 박태희, 스캇 할로웰. [email protected]


그럼에도 YB가 가만히 있지 않고 꾸준히 움직이는 이유는 "음악이나 삶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다"(허준)고 여기기 때문이다.

허준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쓸려 내려가죠. 지금 저희가 걷는 길이 바른 길인지 모르겠지만 끊임없이 가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 '음악하는 사람의 숙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게 10집은 YB가 걸어온 길의 압축판이 됐다. 김진원은 "10집은 저희가 걸어온 삶, 음악적인 것들에서 걸러진 것들이 담긴 앨범"이라면서 "나이가 점점 들어서도 우리가 고민해온 것들을 잘 걸러서 앨범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YB는 30일과 12월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동명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콘서트 '트와일라잇 스테이트'를 연다. 이번 앨범 수록곡 '야간마차'에 기타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국 얼터너티브 록 밴드 '스매싱 펌킨스'의 기타리스트 제프 슈뢰더의 프로젝트 밴드 '나이트 드리머'가 게스트로 나선다. YB는 2년 전 스매싱 펌킨스의 미국 투어에 오프닝 밴드로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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