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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뮤지컬배우 조정은 "한 시즌 마감, 새 시즌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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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12 18:28:38
데뷔 17년에 첫 단독 콘서트
19~20일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
과작(寡作)의 배우, 내년 2월 '드라큘라'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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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배우 조정은. (사진=뉴시스 DB) 2019.11.12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배우 조정은(40)이 단독 콘서트를 열 것이라고 예고하자 주변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녀가 평소 뮤지컬이 아닌 공연 등에서 솔로 넘버를 부르는 것을 즐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정은은 용기를 냈다. 데뷔 17년 만인 19~20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마주하다'는 타이틀을 내걸고 팬들과 만난다. 조정은이 스스로를 '마주'하기로 마음먹으면서 결심한 무대다.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조정은은 이번에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더 자신을 들여다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작품을 하면서 제가 잘한다고 우쭐대기도 했고, 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죠.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이전 작품을 돌아보니까 제 자신을 더 마주보게 되더라고요."
 
평소 콘서트를 열 마음이 없었지만 "마흔이 되다 보니까 한번 쯤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지금이 정리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어요. 한 시즌을 마감하고 새 시즌을 출발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30대였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에요. 여배우로서 한 시점을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죠."

조정은은 2002년 서울예술단 단원으로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데뷔했다. '닥터지바고', '모래시계', '엘리자벳', '드라큘라', '레미제라블' 등에 출연하며 톱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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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물론 관객들이 뽑은 최고의 여자 배우상을 세 번이나 차지했다. 오랜 시간 동안 뮤지컬 출연에만 주력했으며, 과작(寡作)의 배우로 알려졌다. 활동 중간 여러 번의 긴 휴식기를 가지며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매 작품 에너지를 다 쏟아냈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에 뮤지컬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어느 순간 에너지가 모두 소진됐다. 2007년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을 끝으로 영국으로 유학을 떠난 이유다. 2년 뒤 돌아왔는데 정작 자신은 '배우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게 내 길이 맞나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어느 순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남들은 장점으로 보는데 정작 자신은 팔다리가 너무 긴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다 2014년 국내 초연한 뮤지컬 '드라큘라'를 통해 연기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엘리자벳' '모래시계' 등을 거치면서 '연기가 여전히 어렵고 힘들지만 재미가 있구나. 나는 배우가 맞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웃었다. 조정은은 내년 2월11일부터 6월7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다시 공연하는 뮤지컬 '드라큘라'에 또 출연을 결정했다. 

단아한 외모의 조정은은 청아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 세밀한 감정 포착이 바탕이 된 넘치지 않는 연기로 누구에게나 공감의 여지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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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는 평소 해온 생각을 통해서도 공감의 영역대를 넓혔다. "꿈이 곧 나 자신은 아니었다"는 깨달음. 이것은 스스로를 더 사랑하는 방법으로 수렴된다.

"꿈은 없어져도 저는 저더라고요. 제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죠. 꿈이 물론 중요하고 소중해요. 하지만 저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저를 더 칭찬하게 됐어요. 너무 잘하지는 않았지만 '애 썼구나'라며 지나갈 수 있게 됐죠.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보면서 '잘했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어요."

마지막으로 조정은에게 지금 자신의 순간을 표현할 수 있는 넘버가 무엇인지 물었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둘시네아'를 꼽았다. '둘시네아'는 극 중 돈키호테가 알돈자를 향해 불렀던 이름이기도 하다.

"'당신이 찾아낸 여인 둘시네아'라는 노랫말이 있어요. 이 노랫말처럼 콘서트는 관객분들이 저를 끄집어내주는 부분이 있죠. 저를 긴장시키지만 제가 그걸 어떻게든 뚫고 나오게끔 하는 존재가 관객들이기도 하잖아요. 저는 그 말을 하려고 그 앞의 긴 여정을 거친다고 생각해요. '둘시네아', '맞아! 이 말을 들으려고 이 역을 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 평소 배우들 사이에서 믿음을 쌓아온만큼 이번 조정은 콘서트의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하다. 첫 날인 19일에는 이혜경, 최현주, 김준수가 함께 한다. 20일에는 강필석과 박은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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