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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명예·직원 자부심 폄훼, 더는 못 참아" 맥도날드 직원들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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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13 14:56:27
“맥도날드, 최고의 식품 위생·안전 시스템 갖춰"
"19일 오픈데이서 많은 고객이 진면목 확인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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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11일 오전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진행한 직원 인터뷰 모습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 한 워킹맘은 지난 11일 오전 4시30분께 경남 창원시 집을 나섰다. 주말에도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는 엄마 품에서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하는 35개월, 52개월짜리 두 딸이 눈에 밟혔지만, 뒤로 한 채였다. 칠흑같이 어둡고, 공기도 차가운 초겨울 새벽, 그가 집을 나서야 했던 것은 아침 일찍 서울행 KTX를 타기 위해서였다. 그는 맥도날드 경남 창원사파DT점 강태현(30) 부점장이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14층 한국맥도날드 본사. 강 부점장을 비롯해 서울 강북구 미아점 이선미(33) 점장(RGM), 경기 고양시 강선점 이재은(22) 매니저(FQM) 등 여성 직원 3명과 남성 직원인 서울 서초구 방배점 김우진(30) 부점장까지 20~30대 맥도날드 직원 네 명을 만났다.

이들은 만남의 이유로 “내가 자부심을 품고 일하는 맥도날드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더 지켜볼 수 없어서”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28일 JTBC 보도, 29일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기자회견 등이 이어지며 '맥도날드 매장 위생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한 직원들의 목소리다.

아르바이트생인 '크루'로 시작해 정직원인 '매니저'로, 더 오래 성실히 일해 '부점장' '점장'이 될 정도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일해온 그들. “내가 경험한 맥도날드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식품 위생과 안전 시스템을 갖춘 곳인데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마치 진실처럼 세상에 떠다니고 있다.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는 마음이다.

강 부점장은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동안 한 번도 식품 안전을 의심하지 않았다. 고객에게도 늘 떳떳했다"며 "최근 논란을 일으킨 제보 내용을 접하니 내가 고객이라도 (맥도날드를)절대로 못 먹을 것 같았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진실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 점장은 "맥도날드 일원으로서 식품안전 업무를 소홀히 한 적이 전혀 없다. 만에 하나 소홀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은 내 역량 문제지 맥도날드 시스템 문제는 아닐 것"이라면서 "제보 내용은 맥도날드에서 하루라도 근무한 사람이라면 정말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일부 직원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제보자가 전직 점장이라는데 식품 안전은 점장 책임이다. 본인이 업무에 소홀히 했다는 것을 마치 자랑하듯 하는 것을 보며 같은 점장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부점장은 "(2017년 햄버거병 사건 이후)지난 몇 년간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언젠가 우리의 노력을 고객이 알아주실 것이라고 믿고 힘든 순간을 견뎠고, 억울해도 인내했다"면서도 "그러나 더는 아닌 것 같다. 일부 직원의 무책임한 태도를 회사 시스템 문제로 여기지 말았으면 한다. 절대다수 직원은 시스템을 준수하고, 그에 따른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타협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개선하기 위해 이 순간도 노력하고 있다. 이를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매니저는 "제보 사진들은 음식과 관련한 것들"이라며 "매장 관리는 점장, 부점장이 책임지지만, 음식 퀄리티(질)만큼은 매니저에게 1차 책임이 있다. 제보 사진만 보면 마치 나 같은 매니저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처럼 일반화하고 있다. 그런 점을 받아들일 수 없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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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이 지난 10월29일 오전 서울 중구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개최한 '국맥도날드 불매+퇴출 기자회견'

 misocamera@newsis.com

맥도날드 직원들은 '언더쿡'(덜 익은 음식) 논란을 일으킨 제보 내용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 부점장은 "나는 맥도날드에서 근무하며 두 딸을 출산했다. 만삭에도 맥도날드 음식을 믿고 먹었다. 언더 쿡이 걱정됐다면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면서 "두 딸 모두 건강하게 낳았다. 아이들은 치킨너겟, 불고기버거 등을 진짜 좋아한다. 믿고 먹일 수 있는 제품이다"고 역설했다.

이 점장은 "온도는 새벽 4시께 모닝 세트 판매하기 직전, 오전 10시께 버거를 판매하기 직전 등 하루 두 번 측정한다. 음식을 만들다가도 이상하게 느껴지면 곧바로 온도를 측정한다"며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면 바로 판매를 중단하지 먹어도 된다며 계속 판다든가, 덥혀서 파는 일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김 부점장도 "판매를 바로 중단하고 점검하지 절대로 방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매니저는 "온도를 측정할 때는 그릴 가장자리에서 구워진 패티 4장의 온도를 잰다. 이들 패티 온도가 정상이면 나머지 패티 온도도 모두 정상 범주에 속한다"고 부연했다.

만일 판매하다가 남은 패티가 있다면 어떻게 처리할까. 보관했다 손님이 주문하면 데워 파는 것일까.

직원들은 "바로 폐기한다"고 밝혔다.

이 점장은 "굽고 나서 15분이 지나도 안 팔리면 모두 버리는 패티류도 있다. 그래서 고객 수와 수량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손님이 정말 드문드문 오는 시간이라면 패티를 굽지 않다가 고객이 오면 양해를 구한 다음 비로소 굽는다"며 "구워 둔 패티를 데워내는 일은 없다. 데울 기계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부점장은 "갓 입사한 크루는 우리가 남은 재료 버리는 것을 보고 오히려 아까워한다. 그럴 때 매니저들은 '그런 걸 아까워하지 말고 (수량 파악을 잘해서)버리는 것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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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왼쪽은 한 '맥도날드 전직 점장'이 시민단체 등에 제보한 '언더쿡'. 오른쪽은 맥도날드가 정상적인 패티 온도 측정 모습. 측정 지점이 패티 가장자리(왼쪽)와 중심부로 서로 다르다.

그렇다면 참석자들은 언더쿡 문제를 경험한 적은 없을까.

모두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 부점장은 "이따금 패티가 차다는 항의를 받지만 확인해 보면 고객이 오인한 것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 역시 "고기와 채소를 함께 먹다가 차게 느껴 어필하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맥도날드의 식품 안전 노력에 관해 '눈높이가 다르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강 부점장은 “대학 졸업 후 2년간 부산의 5성급(당시 특1급) 호텔에 입사해' VIP 라운지'를 담당했다. 사실 나는 맥도날드에서만 아르바이트해 모든 레스토랑이 맥도날드 수준인 줄 알았다. 물론 그 호텔도 위생과 식품 안전에 만전을 기했지만, 맥도날드 매장과 비교하면 한참 뒤처졌다"며 "맥도날드는 그처럼 크루와 매니저의 식품 안전 기준이 동일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 점장은 "기사 댓글들을 보면 '내가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했는데 (위생 논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는 내용이 많다. 실제 우리 크루들도 제보 내용에 반발한다.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며 "대학 시절 글로벌 커피 체인 브랜드 매장에서 일해봤다. 하지만 식품 안전 기준은 맥도날드를 따라가지 못하더라. 커피 머신, 아이스 머신 등등 괸리를 맥도날드가 훨씬 잘한다. 아이스 머신 업체마저 한 달에 한 번 청소하면 된다고 하지만, 맥도날드는 2주에 한 번 청소할 정도다"고 자랑했다.

직원들은 위생 논란 이후 1일 임직원 명의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한국맥도날드의 행보를 반겼다.

 이 점장은 "과거 햄버거병 사건의 경우 사람들은 사건이 터진 것만 알지 무혐의 종결됐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며 "위생 논란 등에 대한 판단은 고객 몫이지만, 고객이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회사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긍정했다.

김 부점장은 "잘못된 것이 있어서 비판을 받는다면 우리도 받아들이고 개선하는 것이 옳다"면서도 "그렇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비방하는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맞서야 한다. 그래야 회사 이미지도, 직원들의 자존감도 회복할 수 있다"고 힘을 실었다.

이 매니저는 "호소문 발표도 좋았지만, 메시지 공개가 정말 훌륭했다. 직원 목소리를 그대로 고객에게 보여줘야 진심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매장에 호소문과 메시지를 붙인 뒤, 고객들이 읽는 모습을 보며 감동했다. 더 좋은 음식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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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맥도날드 이태원점에 게재된 대국민 호소문

그런 마음으로 이들은 오는 19일 전국 310여 맥도날드 레스토랑에서 펼쳐질 '내셔널 오픈 데이:주방 공개의 날'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점장은 "오픈데이를 통해 고객이 맥도날드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쁘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행주도 한 번만 쓰고 바로 세제통에 넣는다. 크루들이 '너무 아깝다'고 할 정도다. 제보를 보면 우리가 걸레를 방치한다고 하니 어이없다. 이번 오픈데이에서 진면목을 확인시켜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부점장은 "맥도날드는 어떤 이슈를 계기로 식품 안전을 강화하고 개선하는 회사가 아니다. 꾸준히 해오고 있었을 뿐이다"며 "오픈데이도 그간 계속해오던 것을 이번에 좀 더 크게 하는 것일 뿐이다"고 고객들의 바른 이해를 구했다.

강 부점장은 "맥도날드는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항상 높은 식품 안전 기준으로 고객에게 음식을 제공한다. 우리는 걸레도 늘 소독해 깨끗하다. 우리 주방을 항상 CCTV로 보여주고 싶을 정도다. 이번 행사에 정말 많은 고객이 참석해 그런 모습을 직접 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직원들은 앞으로 고객이 맥도날드를 믿고 지속해서 찾아주기를 원했다. 그 전에 자신들이 노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 점장은 "맥도날드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 높고, 오래 가는 기업은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믿고 찾아달라"고 청했다.

김 부점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저희가 직접 먹고, 가족도 먹일 정도로 음식에 자긍심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식품 안전에 타협하는 일은 없다. 지금도 기준이 높지만, 믿고 찾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더 개선하려고 노력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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