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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재 유학생 '엑소더스' 본격화…자비 또는 정부지원 귀국

등록 2019.11.14 12: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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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격화·전쟁터 된 캠퍼스에 '불안'

무력충돌 심화 가능성에 본국 소환령

【홍콩=AP/뉴시스】지난 12일 홍콩 반정부 민주화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이 홍콩 중문대학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았다. 2019.11.13

【홍콩=AP/뉴시스】지난 12일 홍콩 반정부 민주화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이 홍콩 중문대학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았다. 2019.11.13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홍콩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으로 유학온 중국·대만 및 외국인 학생들의 '엑소더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홍콩 시위는 경찰의 실탄 저격 이후 더욱 극렬해지고 있으며 대학 캠퍼스까지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으로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의 탈출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해양경찰은 지난 13일 중국 학생들이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선박을 배치했다. 세인트 에드워드대학과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을 포함한 여러 미국 대학 학생들에게도 귀국하라고 권고했다.

대만은 중국항공사와 협의해 중문대 학생 81명을 소환 대피시켰다. 대만 교육부에 따르면 41명의 대만 학생이 이미 자비로 귀국길에 올랐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홍콩에 유학 중인 북유럽계 학생 수십명에게 소환령이 내려져 일부가 이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덴마크 기술대학도 유학생 36명에게 귀국하라고 통보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2일 홍콩 경찰이 홍콩 중문대 캠퍼스 안까지 진입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학생 시위대와 극렬하게 대치한 이후 본격화됐다. '전쟁터가 캠퍼스로 옮겨졌다'는 우려가 나온 이후다. 이에 앞서 홍콩과기대 2학년생이 시위 현장 인근 주차장에서 추락해 지난 8일 숨지고, 지난 11일엔 직업훈련학교 학생이 시위에 참가했다 경찰 실탄에 맞아 부상을 입는 등 학생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세인트 에드워드대학에서 중문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20세 마야 보엠은 "캠퍼스 내에서 경찰과 시위대 충돌이 있은 후 안전을 위해 귀국할 것을 통보받았다"며 "집에 돌아가기 위해 짐을 싸고 있다"고 SCMP에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수일 내에 귀국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문대 영국인 교환학생은 "영국과 일본에서 온 친구들이 이미 집으로 돌아갔고 다른 두 명의 캐나다 친구도 이번 주에 떠날 예정"이라며 "개인 안전과 학업 중단 우려 때문에 다들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26세 스웨덴 교환학생도 "최근 며칠 사이 미국인 친구 3명이 귀국했다"며 "아직은 떠날 생각이 없지만 점점 지쳐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스웨덴에 있는 대학과 스웨덴영사관으로부터 (소환) 권고나 요구를 받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홍콩은 준전시 상황이다. 도심 곳곳이 최루탄 가스와 화염에 휩싸였고 철도와 도로가 마비돼 대중교통도 끊긴 상황이다. 또한 중문대뿐 아니라 과학기술대, 시립대 등 최소 6개 대학이 전장이 될 위험에 처해 있다.

홍콩교육청은 초·중학교 수업을 중단했다. 대학들도 이번주 임시 휴교령을 내리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홍콩 중문대는 지난 13일 나머지 학기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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